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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로 북한 외화난 가중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로 북한의 돈줄이 하나둘씩 차단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몇 년 간 북한의 외화소득이 1억 달러 이상 줄었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이 최근 유화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제재를 벗어나려는 목적이라는 주장이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최근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외화난과 식량난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인택 장관은 지난 27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 탈북해 현재 워싱턴에 있는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씨는 현인택 장관의 발언 내용이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현재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등으로 돈줄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금융제재가 북한의 대외 금융 창구를 막기 때문에 통치자금, 달러 조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지요”

김광진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은 과거 미사일 등 무기 수출과 금강산 관광, 그리고 마약 판매 같은 불법 활동과 일본 내 조총련의 송금 등 4~5개 돈줄을 통해 필요한 달러를 조달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외화 창구는 지난 몇 년 간 이런저런 이유로 하나둘씩 막히고 말았습니다.

우선 북한에 한 해 3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 주었던 금강산과 개성 관광은 지난 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북한 측의 개성공단 육로 통행 제한 조치로 중단됐습니다. 또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매년 30만t이상 주던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도 중단했습니다.

미사일을 비롯한 북한의 무기 수출도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과거 중동의 이란과 예멘 등에 미사일을 판매해 달러를 벌어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로 인해 지난 2005년 이래 북한의 미사일 수출은 사실상 중단됐다고 미 국방당국은 밝히고 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학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스티븐 해거드 교수는 북한 정부가 그동안 무기 수출로 연간 1억 달러 상당의 외화를 벌어 온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일본 조총련의 대북 투자와 송금도 급격히 줄어 들었습니다.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은 북한에 매년 2억6천만 달러어치가 넘는 물자를 수출하고 상당한 엔화도 보냈습니다. 그러나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일본 정부는 만경봉호 입항을 거부하고 북한과의 무역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또 조총련의 대북 송금도 엄격히 제한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조총련의 대북 송금이 상당히 감소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대북 제재도 북한의 외화 사정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에는 북한의 금융 거래와 해상 운송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북한에 대한 금융 제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 두 달 사이에 북한의 ‘조선혁신무역회사’와 ‘조선광선은행’ 등 9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 제재가 평양의 돈줄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기피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이 아무리 외국과 거래를 하고 싶어도 동남아와 유럽이 북한과의 거래를 꺼려 무역과 금융 거래를 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지난 1년 간 대북 제재로 외화 소득이 얼마나 줄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북한경제 전문가인 김광진 연구원은 금강산과 개성 관광, 그리고 미사일 수출 같은 확실한 항목만 계산해도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는 감소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강산, 개성관광이 3천만불, 그리고 대량살상무기 수출 길이 막혔기 때문에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 그리고 재보험 사기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수입 차단액이 1억불에서 몇억불은 될 것 같습니다.”

관측통들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한 현재의 어려움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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