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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까레이들의 삶과 꿈] 까레이들, 러시아에 꿈을 심다


러시아 연해주, 대초원의 한 복판에 자리 잡은 우수리스크…한 때 교통의 요충지였다고는 하나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수리스크 역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낡고 황량한 모습으로 취재팀을 맞았다.

북한에서 오는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의 첫 발을 내딛는 이 곳.. 우수리스크 역에서 취재팀은 북한 노동자들의 흔적을 찾아보려 했지만..북한 노동자들이 타고 온다는 하산발 열차는 새벽 0시 33분 도착한다는 열차 시간표 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마다 다른 사연과 꿈을 안고 러시아행을 택한 북한 노동자들은, 대개의 경우 두만강역에서 기차를 타고 러시아 하산역을 지나 이곳 우수리스크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 건설 노동자들은 블라디보스톡으로…. 임업 노동자들은 북쪽 아무르주로… 기차를 갈아탄다.. 이제 그들은 까레이스키.. 흔히 줄여서 까레이라고 불리는 새 이름을 갖게 된다.

취재팀은 북한 건설 노동자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찾아보기 위해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했다.

취재팀이 도착한 블라디보스톡은 일년 중 가장 날씨가 좋다는 7월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비 오는 날이 많아서 그런지 어딘지 모르게 스산한 느낌이 들었다. 2012년 APEC정상회의가 이곳 블라디보스톡 루스끼 섬에서 열린다고 곳곳에서 공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문을 닫는 건설회사가 많아지면서..시내 곳곳에는 공사가 중단된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북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갔다. 10여층 높이의 아파트 건설 현장…..

멀리서 보기에도 한 눈에 북한노동자라는 걸 알 수 있는 노동자들이 여럿 일을 하고 있었다. 몇 명은 3층과 4층에서 철근 작업을 하고 있었고..다행히 취재팀이 접근할 수 있는 지상에도 북한 노동자들 몇 사람이 일을 하고 있었다.조심스럽게 다가갔다.

- 고향이 어디세요? (함흥이요)
- 러시아 말 할 줄 아세요? (온 지 한 주일 밖에 안됐으니까)
- 한 주일밖에 안됐어요..오니까 어떠세요? (아직까지 모르갔시오.
- 왜 왓어요? (뭐 국가에서 오라 하니까 왔지요)
- 여기는 몇 사람이나 같이 일하세요? 여기 위에도 있고 다 조선사람이에요? (네 다 조선사람이에요. 원래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하다가 일을 잘 못해서 다 보내고 조선사람들이 들어왔어요)
- 점심은 먹었습니까? 어디 회사에서 도시락 싸 준 걸로?
(아니, 우리 여기서 자체적으로 해 먹습니다)
- 그럼 잠도 여기서 주무시고요? (바쁠 때는 왔다 갔다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여러 가지 작업을 하니까 그럴 때는 여기서 자고)
- 어.. 그렇구나 일주일밖에 안됐어요..그럼 조국 가고 싶으시겠어요..( 조국 생각이야 계속 나죠)
- 그래도 가족들은 아버지가 돈 많이 벌어오길 기다리겠죠?
(그거야 물론이죠. 물론)
- 보통 다들 돈 얼마씩 벌어가지고 갑니까? (고저 한 5만 달러)
- 그렇게나 많이요? (3년동안) 3년에 5만 달러요?
(아.. 이거 건설이라는 게 힘들잖아요…3년 동안에 그만큼도 못 벌면 뭐하러 왔습니까)
-그러면 5만 달러 가져가면 남은 여생은 편안하게 먹고 살 수 있겠는데요? (국가에다 이득을 주어야지요. 이제 가서 국가에다 지가 벌어왔어도 국가에다 줘야지요)


블라디보스톡에 온 지, 1주일 됐다는 이 노동자는 순진한 표정으로 3년에 5만 달러를 벌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과연 그 희망을 이룰 수 있을까…

취재팀이 사전에 들은 바로는 쉽지 않은 얘기였지만… 그 희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취재팀은 떠나면서 그에게 사진을 한 장 같이 찍자고 권했다…

- 저랑 사진 한 장 같이 찍어주세요. 기념으로 찍어주세요..
- 하나 둘 셋.
- 잘 나왔나 봅시다..
- 잘 나왔네요 (웃음)
- 수고들 하세요.

취재팀을 그냥 그 앞을 지나던 행인으로 여겼는지..아니면 한국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 반가웠는지.. 취재팀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사진까지 찍어준 그들의 모습이 참 순박해 보였다.

아파트 건설 현장을 떠나 취재팀은 시내의 한 상점가를 찾았다.그 곳에서도 예상치 않게 북한 노동자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한창 일을 할 시간에, 건설 현장에서 입는 작업복이 아니라..평상복 차림의 두 사람이 함께 상점가를 오가고 있었다.취재팀이 다가가서 말을 걸어봤다.

- 조선에서 오셨습니까? (예)
- 그런데 어떻게 이 시간에 나오셨어요? (우리, 공구 좀 보러 나왔시오)
- 어디서 일 하십니까? (우리요.. 우리야 뭐 여기 저기서 다 하죠)
- 일 많이 하세요? (대답 없음)
- 그런데 여기 공구 비싸지 않나요? (여기요? 다 같아요)
- 시간이 좀 있으신가 봐요? (하다 말다 공구 땜에)
- 고향이 어디세요? (그니까 지금 여기 있어요?)
- 힘들지 않아요? 날씨가 더워서 (우리요? 힘이야 들죠 뭐)
- 얘기 좀 하세요..(아 우리 시간 없어요.. 공구 좀 사야갔는데..)
- 오신 지 오래됐어요? (우리요..얼마 안 됐어요)
- 일년 됐어요? (가자!!)

상점가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들은 취재팀을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묻는 말에도 일행인 옆 사람의 눈치를 보며 간간이 대답을 할 뿐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조차 답을 하지 않은 채, 그들은 서둘러 그 곳을 떠났다.

다음 날은 일요일, 휴일이었다. 모처럼 날씨가 좋아서 취재팀은 블라디보스톡 최대의 재래시장인 스뽀르찌브니 시장을 찾았다. 이 스뽀르찌브니 시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은 식료품을 구입하고, 조선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고 했다. 점심 시간 무렵… 취재팀은 평양식당에서 막 식사를 마친 세 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 이거 그거 아니오? (개장국)
- 맛있습니까? (예 맛있습니다, 초복도 가까워지고 해서 개장국 먹자해서)
- 보드카 한 잔 하시겠습니까? (다 했습니다. 차 끌고 가야 해서 그래서 우린 술 안먹었어요)
- 오늘 일요일이라 일 안 해서..(예)
- 그럼 일 안 하는 일요일엔 뭐하세요? (이렇게 노름놀이도 하고 주패놀이도 하고, 바닷가 구경도, 하고 뭐 그러죠)
- 그럼 일요일 아닌 때는 일 매일 하세요? (매일 하죠. 그러니까 야들 회사하고 계약을 해서 하니까 주어진 시간에 일을 해야 돼요)
- 돈 많이 벌었습니까? (웃음. 우리는 회사에서 배당을 다 줍니다)
- 집은 어디세요? (평양이요)
- 그럼 겨울에 갔다 오셨어요? (네 겨울에 가서..)
- 식구들이 좋아했겠어요.. (웃음 물론)
- 선물 뭐 사가지고 가셨어요? (사람마다 다 각각이죠. 먼저 처음에는 아주마이거 사고)
- 아주마이 거 뭐 사셨어요? (여기 특산물들 사죠 뭐. 여기에서 보면 러시아 특산물들 사고 아이들 거 사고) 우리 오래 앉아 있었습니다. 많이 먹었습니다.

개장국을 먹으러 왔다는 북한 노동자들.. 이들도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편하지는 않은 듯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같은 날 오후, 취재팀은 북한노동자들이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갈 시간에 맞추어 세단까 구역을 찾았다. 이곳에는 옛 러시아인들의 휴양소 건물을 임대해 북한의 젠코 제15건설 사업소 노동자들의 공동 숙소가 있다. 숙소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취재팀은 북한 노동자 한 명과 근처의 찻집에 갈 수 있었다.

-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난 평양말고 신천.평양에서 차 타고 한 시간 20분 정도)
- 언제 오셨어요? (들어온 지 7년 됐습니다)
- 어..오래 되셨어요.
- 그럼 일요일 날에는 쉬시는 거에요? 일 안 하세요? (아니, 일 나가요)
- 일요일 날도? (일요일날 명절날 관계없어요)
- 7년 동안 어떻게 계세요? (일년에 한 번씩 집에 갔다오고 그 다음엔 여기서 항상 있는 거죠. 집에 가는 건 저희가 가고 싶을 때 공기가 끝났을 때 집에 소식이 오거나 돈이 좀 생기면)
- 뭐타고 가세요? (여기서 비행기로 평양까지 가고 거기서 차타고)
- 일년에 한 번씩 가면 그래도 돈도 좀 주고 선물 사가지고 가고 그러세요? (선물이라는 게, 그저 전기제품 많이 사가죠.
테레비 그 다음에 가정부인들이 쓰는 거, 밥가마 그런 소소구레한 거 그런 거 많이)
- 그런데 월급 받는 거 모아야 그런 거 사가잖아요? (월급 받는 거 없어요. 여기는)
- 그럼 어떻게 먹고 살아요? (각기…)
- 아니 그럼 매일 나가서 일하는 거 일당 받잖아요? (그니까 받아가지고 회사에다 바치고 나머지 가지고 자기가 갖는 거지)
- 그럼 한 달에 얼마씩 내는 거에요? (한 달에 2만4천원에서 2만 2천원)
- 그러니까 한 달이면 700~800달러를 내야 하는 거에요? (네)
- 그럼 뭘로 먹고 살아요? (그만큼 일 많이 하지요)
- 그런데 요즘 일감이 많아요? (이거 일감이 많았는데, 금융위기 걸리면서 각 회사들이 다 죽다나니까 좀 일감이 없단 말입니다)
- 하루 일당은 얼마씩 받으세요? (일당이라는 게, 얼마라는 게 없단 말입니다. 주인하고 단가표 블라디보스톡 건설 단가표라는 게 있단 말에요.. 건설단가표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서로 대상하던 사람들은 고정적으로 하던 사람들은 아니까 몇 년동안 일을 했으니까… 이거 얼마쯤에 하자… 하고… 나는 이 단가에서 얼마큼 내가 일할 수 있구나 자기 능력에 따라… 그러니까 내가 이거 말하자면 집을 하나 꾸며주는 데 만 루블..내가 하루 1200, 1300원이면 한 주일 동안 해야 된다.. 이런 관념을 세워가지고.. 좋다.. 그럼 그렇게 하자.. 서로 토론해 가지고 하지..그럼 내가 한 주일 하게 되면 1300원 어떨 때는 1500원씩 벌고..2000원 벌 때도 있고..그러니까 속도를 높여가지고….

블라디보스톡에서 건설 노동자 생활 7년째라는 이 사람은 한 달에 700에서 800달러씩 회사에 상납한다고 했다. 나머지는 얼마를 벌던 자신의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에 일요일, 명절 할 것 없이 일을 한다고 했다. 취재팀을 만난 일요일 오후에도 역시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고된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그에게 한 잔 술과 고기 안주는 위안이 된 듯 별다른 경계 없이 취재팀의 질문에 답을 해 주었다. 취재팀은 그에게 어떻게 7년씩 이 곳에 계속 있을 수 있는지 물어봤다.

-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오래 있을 수 있어요? (우리 여권 비자가 5년 이란 말입니다. 5년인데 말하자면 회사에서 그런 사람들은 돈 좀 먹이고 다시 연장시켜준다)
- 일 잘하는 사람만요? 근데 더 있으려면 일도 잘 해야 하지만 돈도 주고 그래야 되나요? 얼마나 더 주고 여기 있는 거에요?
(그건 비싸지 않습니다. 한 유럽 돈으로 30유로)
- 그건 바로 윗사람한테 주는 건가요? 지도원 동지?
(회사면 지배인인데 지배인은 그걸 가지고 블라디보스톡 행정관청에 가서 그거 해 주는 사람한테 돈 먹여가지고 연장을 해 주는 거죠)
- 그거 30유로면 비싸지는 않네요.. (네 일년에 한 번 이니까요)
- 그럼 30유로 내고 북에 있는 것보다 여기 있는 게 더 낫죠? (네)
- 같이 계신 분들은 몇 분이나 되세요? (말하자면 한 방에 너이 내지 여섯 명 있단 말입니다. 근데 그게 우리 그룹은 어찌 되나 하면 직장, 그 다음에 반장, 반장 밑에 평균 스무 명씩 딸려 있어요)
- 처음에 그럼 북에서 나올 때는 뭘로 나왔어요? (일반 노동자로 나왔죠)
- 그럼 처음에는 계속 바깥에서 일반 노동자로..주로 뭐하세요? 처음 오면? (처음에 우리 회사는..내가 기밀 다 얘기하네..처음 들어오면 일 할 줄 모른단 말입니다.
미장이나 하고 그런거나 하지.. 이 사람들 집 만들어달라.. 이런 수준을 모른단 말입니다. 일년, 이년 기술이 늘때까지 집체대상 일하는데 시킨다. 한 달에 백 달러 이백달러 주면서.. 그 이상 더 안주니까..그러다가 기능인 되고 말도 조금 할 줄 알고 그러면 그 다음부터 나가지)
- 그러면 조국에 있을 때는 뭐하셨어요? (나는 아무것도 안했어요. 건설이라는 거 몰랐어요)
- 그럼 뭐했어요? (나는 군대 산하에 있었으니까 나는 여기 와서 건설을 배웠습니다. 여기 와서 건설 정말 쌍욕을 먹으면서.. 일할 줄을 모르니까 다 돈 벌자고 하는데 일할 줄 모르는 사람을 데리고 나가면 조금 일한단 말입니다.그런데 돈 나눠줄 때는 다 같이 나눠주니까 속상한 일이 많지요)
- 그럼 처음에 고생 많이 했겠네요. (다 같죠. 처음에 들어오면 다 고생합니다)
- 그런데 여기 오는 게 쉽지 않다고 어떻게 나와요? 건설 안했으면 나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 (쉽지 않아요. 나는 국가에서 건설대표부 있는데 거기 사람에 한해서 들어가게 되있지 딴 데 있는 사람은 못 들어가..나도 직업을 변동시켜 가지고…이해되요? 말하자면 도시경영과나 이런데 사람만 건설에 나가지 석탄부문이나 농장부문은 못하게 돼 있다..직업을 바꾸려니까 거기 돈이 또 들어가고…)
- 얼마나 먹였어요? (그건 뭐 말 못하겠어요. 이젠 오래돼서 생각도 안나고 그렇게 힘들게 해서 거기 들어가야만 선출돼서 나오니깐…)
- 거기서 또 뽑힐려면? (뽑혀야죠. 들어와서 3년이면 3년동안 있어야 자리가 나지)
- 한 번 나오는 게 쉽지 않네요..돈도 여기 저기 많이 먹이고..(일단 한 번 나왔으면 다음 번 나오기는 훨씬 눅지.. 다 아니까.. 일년에 한 번식 가면 윗사람들도 알고 다니니까..제깍제깍 돼요

이 곳에서 건설을 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 중 상당수는 북한에 있을 때 건설 분야가 아닌 다른 직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의사 출신도 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와서는 언어 문제는 물론이고 러시아인들이 요구하는 건설 기술 수준을 맞출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처음 온 사람들은 회사에서 수주한 공사 현장에서 적은 월급만 주면서 기술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했다. 사정은 다른 회사들도 비슷하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을 익히고, 말이 통하게 되면, 능력껏 일을 맡아 와 회사에서 정한 일정 금액만 상납하고 나머지 돈은 자신이 챙기는…. 형태로 돈을 벌고 있었다. 철저한 자본주의식 방식이었다. 흥미로운 생각이 든 취재팀은 그와 조금 더 얘기를 나눴다. 어쨌든 돈을 많이 벌어야 하니까.. 시간당 일감은… 야네 러시아 사람들은 하루 여덟 시간 딱 일하고 가는데 조선 사람들은 아침 여덟 시 나가면 저녁 여덟 시, 열 시까지 쭉 일을 해야 자기가 돈 차지하니까…

- 근데 밖에서 자도 뭐라고 안해요? (말 안해요. 나 언제까지 나가서 자고 일해야겠다… 그럼 실적이 그렇게 돼 잇으니까 이것저것 나가서 밖에 많다 말입니다. 많으니까 그걸 인정하지..나가서 자라..자고 토요일날만 들어와라 정기 회의 하는 날이니까..학습하니까…..
- 그럼 여기 회사는 많이 나와 있나요? (한 30개 정도)
- 그럼 회사마다 일하는 조건, 월급 받는 건 다 비슷하나요? (월급은 다 비슷합니다)
- 조국에서 올 때부터 그 회사에 뽑혀서 오는 건가요? (네)
(여기 와서는 이렇게 못 하니까 조국에서 너는 어디 너는 어느 회사..이렇게 다 박아가지고 오니까 딴 데 가고파도 못 간단 말에요.
- 그래도 조금 더 좋고 편한 회사 가고 싶을 거 같아요..(우리 회사가 최곱니다. 우리 젠코 회사 하게 되면 81년 도에 블라디 첫 조선사람들이 들어와서 회사가 생겨서 그 다음부터 쭉 이렇게 된 거에요. 그래서 지탱을 오래 하고 딴 덴 3년짜린데 여기는 5년짜리..연기도 해 주고 그런단 말에요)
- 그러면 회사에서 일거리를 주지는 않나요? (회사에 일거리 있습니다. 그 일거리는 삣돈 대상이라고 아파트 건설하고 기둥만 쭉 올라가는 대상이 많단 말입니다. 여기는 일 할 줄 모르는 사람들 보내고 청부하는 사람들 개별적으로 나가서 일하는 사람들은 기능이 좀 있고 그런 사람들을 풀어놨다 이겁니다.

풀어놨다… 이 얘기는 공사를 맡으면 밤에 숙소로 돌아오지 않아도 묵인을 해 준다는 얘기다.지난 번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도 그 곳에서 숙식을 해결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는 걸까?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북한 회사와 계약을 맺고 북한노동자 300여명을 고용했던 러시아 건설회사에서 일했던 한국인 김성재씨를 수소문한 끝에 만날 수 있었다. 북한 노동자들이 어떻게 공사 현장에서 생활하는지 물었다.

- 밥 해 먹죠. 밥 해 먹는데… 봤죠..반찬이 비참하죠… 지금 공사 현장에 가 보면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있고..전기 문제, 화장실 문제들이 해결할 수 있는 게 없고..화장실도 간이로… 자기들도 자야 하니까 침대라던가..이불도 있어야 하잖아요.. 그것도 간이로 만들다 보니까, 스티로폼 깔고 자기 공간이 필요하니까 비닐로 매달아서..창문을 막았지만..현장이기 때문에 청소를 한다해도… 샤시도 있지만 비닐로 막고…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지는 않지만 그닥 좋은 환경이 아니죠. 식수도 지하에서 작업용으로 빼놓은 걸로 거의 해결하고요….

김성재씨는 옆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지켜보면서 공사 현장에서 해결하는 숙식 문제는 한 마디로 비참하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북한 노동자들이 걱정해야 할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요즘 러시아 건설 시장에는 우즈베키스탄이나 베트남 등 다른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했다. 가격 경쟁이 되는지 물었다.

- 아까 애기하던 거, 요즘은 우즈베키스탄 같은 데서도 오는데 그 사람들은 싸다면서요..그거 알아요? (알죠. 그런데 우리 조선사람 일 능력을 이 사람들은 안단 말입니다. 조선 사람들 속도도 좋고, 조선 사람 일 잘하는 사람이라 하면 인정된다면 조선사람 쓸라고 하는데 모르는 사람은 간헐적으로 우즈베키, 아르메니아.. 이 사람들은 미장일하면 70원, 60원으로 내려났단 말에요. 모르는 사람은 쓰는데 아는 사람은 안 쓰겠다고 해요. 60원, 70원이 날짜로 계산하면 무한정 간다고 해요. 조선 사람 같으면 200평 되면 한 주일이면 나간다..그러니까 모든 면에서 조선 사람 다 잘해요. 긍지가 있죠.

블라디보스톡 생활 7년째인 이 사람은 조선 사람의 능력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다. 전반적인 북한 노동자들의 수준이 궁금해진 취재팀은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해서 일을 시켰던 김성재씨에게 물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 제가 현장에서 많이 봤던 그 사람들 중에 많이 봤던 모습들은 교대 근무로 하니까..교대 근무로 운영을 하거든요..이 사람들이 피곤하죠. 피로가 풀리지 않고… 사는 환경들이 좋지 않고 먹는 것도 우리랑 다르잖아요… 그 사람들은 나라에서 지급해주는 밥, 공동체 생활로 먹는 반찬들을 먹으니까.. 빵이나 소시지를 가끔 먹기는 하지만 작업 능률이 확연히 떨어져요. 제가 지시를 하고 뒤돌아 섰을 때 다른 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16층 되는 건물이 3개 정도 있었는데 아침에 갔다가 다시 오면 그냥 고만고만하고.. 지시하고 문 열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그냥 담배피는 사람도 있고… 뭐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

취재팀은 이번에는 북한 사람들을 고용했던 러시아 건설회사를 수소문해봤다. 취재팀은 ‘아르까다’ 라는 회사를 추천받았는데 이 회사는 블라디보스톡에서 손 꼽히는 건설회사로, 북한 노동자외에도 여러 나라 출신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었다. 고려인 2세인 황 이고리 대표를 만나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 물었다.

- 러시아 사람 모자라니까 외국 사람 써요. 중국 사람 북한 사람.. 우리도 북한 사람 160명 썼어요..그것도 인테리어 할 때.. 북한 사람들은 미장만 잘하고.. 다른 건… 뭐 석고보드나 전기 같은 건 잘 못하고.. 북한 사람들 한 달에 1000달러 정도 줘야 해.. 왜냐면 북한 사람들은 600달러를 나라에 갔다 줘야 해.. 원래 북한 사람들이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그런 기술이 북한에 없으니까.. 미장만 하는 거지..북한에 기술이 있으면 그 사람들이 배울 수 있을 텐데 그런 게 없으니까…지금 세계가 다 어렵잖아 지금은 러시아 사람들도 일자리가 없으니까… 외국 사람들 콧대가 자꾸 줄어..베트남 사람이나 북한 사람 다 줄어요..공사도 많이 없고.. 긴 공사들은 다 지금 건설업자들 80%는 다 스톱이에요..

물론 개인마다 기술의 차이는 있겠지만, 건설회사에서는 전문 기술이 없는 북한 노동자를 그리 썩 반기는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황 이고리 대표는 쿼타가 줄고 있다고 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궁금해진 취재팀은 연해주정부 이민국을 찾아갔다. 이민국 담당자는 불친절했고 금년과 지난 해의 쿼터 숫자는 비밀이라며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민국 쿼터 담당자, 뜨레찌야 알렉세이브나의 얘기다.

"북한 노동자들의 쿼터만 준 게 아니라, 지금 러시아 전체적으로 노동자의 쿼터가 줄었습니다. 올해와 작년의 북한 노동자 쿼터가 얼마였는지는 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알려드릴 수 없고요… 농업 분야에는 북한 노동자 쿼터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 전체적으로 노동자 쿼터가 줄었다는 것 외에는 말씀드릴 수 없네요.."

앞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는 조선 사람들의 능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국에서 나오니 밖은 이미 퇴근길이 한창이었다.

다들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그 시각… 취재팀이 탄 차창 밖으로 공사 현장에서 굵은 땀을 흘리는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이 보였다..이들 북한 노동자 개개인이 가진 러시안 드림이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미국의 소리 방송 특별 기획 프로그램 “까레이들의 삶과 꿈” 제2부 ‘블라디보스톡의 북한인’들을 들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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