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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여기자 취재 자료 탈북자 단속에 이용돼'


중국 정부가 이달 초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 여기자 유나 리와 로라 링 씨가 북한 군인들에게 체포되기 전에 촬영한 동영상을 탈북자 단속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에서는 두 여기자의 부주의한 행동이 탈북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인 여기자들이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에서 탈북 여성과 탈북자 2세 보호시설을 촬영한 동영상이 중국 공안에 압수돼 탈북자 단속에 이용되고 있다고, 한국의 `조선일보'가 지난 21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인 여기자들의 취재를 돕다가 중국 공안에 적발돼 추방 당한 탈북자 지원단체 `두리하나 선교회' 이찬우 목사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두 여기자가 체포된 지 이틀 뒤인 지난 3월 19일 새벽, 중국 공안이 이 목사 집을 찾아와 그가 운영하는 고아원에 수용됐던 아이들과 탈북 고아 25명의 신상명세, 인권 운동가의 연락처와 향후 활동 계획이 담겨 있던 컴퓨터와 카메라, 각종 서류를 압수했습니다.

이 목사는 3월 26일까지 조선족 공안 3명에게 집중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과정에서 두 여기자가 촬영한 테이프가 공안에 압수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목사는 벌금 2만 위안을 낸 뒤 4월 8일 한국으로 추방됐다며, 고아원 5곳은 강제 폐쇄됐고, 고아 21명 중 17명은 중국인 친척을 찾아줬고, 연고가 없는 4명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 목사는 중국 공안은 중국 내 탈북자 관련 인권운동가 명단과 탈북 고아 자료, 중국 농촌으로 팔려갔거나 음란 화상채팅에 내몰린 탈북 여성들을 촬영한 테이프 등을 모두 압수했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 단속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신문들은 2 명의 여기자들이 벌인 부주의한 행동이 탈북자들을 위험에 빠트렸다고,탈북자들을 돕는 한국의 인권단체와 블로거들, 기독교 목사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한국에서는 두 여기자의 모험이 얼마나 형편없는 짓인지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찬우 목사는 뉴욕타임스에, 중국 공안이 두 명의 여기자가 취재한 자료들을 근거로 자신을 심문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자들이 찾아왔을 때 최선을 다해 도왔지만 어떻게 그렇게 부주의하게 자료들을 다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그들은 체포될 경우 그 자료가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두 여기자가 인터뷰했던 여성 2 명은 체포를 우려해 중국을 떠났고 또다른 한 명은 중국 내에서 도피한 상태라며, 두 여기자가 또 다른 탈북자들을 취재했다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면서, 두 여기자가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한국의 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하는 주성하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두 기자의 안내원이 모든 정보의 원천이 됐을 것이라며, 두 기자는 순교자의 이미지로 자신들을 묘사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또한, 서울에서 인권단체와 관련한 일을 하며 중국을 자주 오간 한 공무원은, 두 기자 사건 이후 긴장감이 높아져 중국 출장이 잠정중단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두 여기자 소속사인 커런트 TV의 브렌트 마커스 대변인은 이 목사와 두리하나 선교회가 관련된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이 목사의 말 중 상당 부분은 부정확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일부 탈북자 지원 운동가들과 기독교 선교단체 관계자들은 북한과 중국이 미국인 여기자 체포를 통해 자신들의 조직에 관한 정보를 파악했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더 깊은 지하로 잠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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