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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암초에 걸린 미국 의료보험 개혁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요즘 미국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의료보험 개혁 문제입니다. 미국의 언론들은 의료보험 개혁 논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식과 이에 대한 분석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는데요? 지난 1년여 동안 이 미국은 지금 시간에 여러가지 소식들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만, 요즘 이 의료보험 개혁 문제처럼, 이렇게 오랫동안 미국인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주제는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와 관련해서 주목할만한 기사가 하나 나왔죠?

(답) 그렇습니다. 그동안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개혁안 중에서 핵심적인 항목 중에 하나가 바로 public plan, 즉 국가가 제공하는 공공보험을 새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공공의료보험 설립은 개혁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이죠? 그런데 이 공공보험 설립을 보수진영에서 거세게 반대하고 나오면서, 오바마 행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는데, 최근 행정부 쪽에서 공공보험 설립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말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답)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5일 콜로라도 주에서 가진 타운 홀 모임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공공보험이라는 것이 의료보험 개혁의 전부가 아니다, 이 공공보험이라는 것은 개혁의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문) 원래 오바마 정부는 국가가 자금을 대는 공공보험을 도입하고, 이 공공보험을 기존 민간보험과 의료보험 시장에서 경쟁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지난 주말 타운 홀 모임에서 나온 말은 이 공공보험 설립 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는 뜻으로도 들리는군요?

(답) 네, 이 오바마 대통령의 말 말고도, 미국 정부 측에서 방향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추측을 하게 하는 말이 캐틀린 세벨리우스 보건 장관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세벨리우스 장관은 한 언론과의 회견에서 의료보험 개혁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공공보험을 만드냐 마냐 하는 문제가 아니고요, 일반 국민들이 의료보험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고, 또 의료보험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이란 말을 했습니다.

(문) 그런데 보수파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공공보험 도입안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건가요?

(답) 네, 원래 오바마 행정부가 구상한 개혁안에는 각 지역에 의료보험상품거래소를 개설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의료보험상품거래소에서는 정부의 공공보험과 민간회사의 보험 상품을 일반 국민이나 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되죠. 물론 이 의료보험상품 거래소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업체는 별도로 보험 영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의료보험상품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공공보험의 보험료와 진료비 수준은 현재 노인들에게 적용되는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에 준해 결정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렇게 싼 보험료와 월등히 좋은 서비스를 내세운 공공보험이 등장하게 될 경우 보험시장에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즉 기존 민간보험 회사들이 서서히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그런 말이 되겠죠? 보수파들은 바로 이런 점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얘기를 들어보니까,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보험 제도는 한국에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제도와 비슷한 것 같군요?

(답) 네, 그럼 여기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의료보험 제도가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잠시 소개해 드릴까요? 현재 세계의 의료보험 제도는 대략 세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바로 정부가 병원을 세우고 의사를 고용해서, 거의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입니다. 영국의 NHS 제도가 바로 이에 대표적인 예죠? 영국에서는 이 NHS에 속한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공무원 신분으로 정부에서 월급을 받습니다.

(문) 두번째로 한국과 같이 의료 서비스는 민간 병원이 제공하지만, 의료비의 일정 부분을 나라에서 대주는 방식도 있구요?

(답) 그렇습니다. 이 방법은 캐나다와 프랑스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방법이죠. 오바마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개혁안이 바로 이 제도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바로 현 미국식으로 의료보험을 전적으로 민간보험 회사에 맡기는 것이죠.

(문) 그런데 나라가 돈을 대는 공공보험을 대신할 대안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영어로는 cooperative insurance라고 하는데요, 협동조합 보험 정도로 풀이할 수 있을까요? 이 제도는 워싱턴 주와 아이다호 주 등지에서 시행이 되고 있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개인 의사나 병원들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이 조합을 만들어서 이 조합이 소유하거나 제휴를 맺고 있는 병원이 조합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요, 또 조합에서 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이 조합은 조합원들이 선출한 운영위원회에서 운영하게 됩니다. 현재 나오고 있는 대안은 정부가 돈을 대서 비영리 조합 형태의 보험 회사를 만들자는 얘기죠. 이 보험 회사는 완전하게 공공 조직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하게 민간 조직도 아닌 중간 성격을 가진 조직입니다.

(문) 그러니까 이 비영리 조합이 관리하는 보험은 정부가 출자금을 대기는 하지만,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것은 아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나라가 의료보험을 운영하는 것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보수파들을 의식한 방안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문) 그렇다면 공공보험 도입이 의료보험 개혁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셈이네요?

(답) 그렇습니다. 당장, 민주당 내부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민주당 내 좌파의 상징적인 사람이죠?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공공보험없는 의료보험 개혁을 과연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의 반발뿐만이 아닙니다. 공화당도 비난 대열에 동참했네요. 애라조나 주 출신, 존 카일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 비영리 조합 형태의 보험이 결국에는 국가 주도의 보험 설립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며, 이 대안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 1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공보험 도입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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