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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군에게 없어선 안될 존재, 여군


미국 안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지금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두 곳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 두 전쟁에서 과거와는 달리 맹활약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들은 바로 여군들입니다.

(문) 옛날에는 여군이라고 하면 간호장교 정도를 생각하기 쉬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죠?

(답) 네, 실제로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여군들은 기관총을 찬 채 거리를 순찰하거나 폭발물을 처리하는 일도 맡기도 하고요, 이동하는 차량에서 기관총 사수로 배치되기도 한답니다.

(문) 전쟁이라고 하면 남성들만이 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대가 많이 변했군요?

(답) 네, 예전에는 전장에서는 힘과 용맹함이 가장 중요한 자질로 평가받았는데, 최근에는 이런 것들 말고, 기술도 중요한 능력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서 여군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늘어나게 된거죠. 특히나 이라크나 아프간 전쟁 같은 경우는 게릴라, 비정규군과의 대결이기 때문에 전장에서 민간인과 적군이 구별이 힘든 경우가 많아서 여군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가끔 무기를 압수하기 위해서 여성들에 대한 몸수색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슬람 문화를 생각하면 남자 군인들이 여성의 몸을 수색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그래서 바로 이런 경우에 여군의 존재가 필수적이라는 얘기입니다.

(문) 그런데 현재 미군에서 여군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되나요?

(답) 네, 미국 여군기념재단에 나온 통계를 보면요, 2008년에 전체 미군의 수가 약 140만명이었는데요, 이중에서 여군이 약 20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여군의 비율이 전체 군인 수의 약 14.4%에 해당하는 셈이죠.

(문)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 참여한 여군의 수도 상당히 많죠?

(답) 그렇습니다. 2001년 이후에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 수가 약 200만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중에 여군이 22만명이었다고 합니다. 비율로는 약 11% 정도를 차지하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투 현장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은 여군 수도 생각 외로 많습니다. 2001년 이후에 두 전쟁에서 숨진 여군은 121명이었는데요, 이중에서 66명이 전투 중에 숨졌다고 하는군요.

(문) 현재 여군들은 미군 안에서도 점점 꼭 필요한 인력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남성적인 힘을 강조하는 미국 해병대가 여군들로만 구성된 암사자 부대를 구성할 정도로 여군들이 주가를 올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성들이 전장에서 활약한 예는 미국 역사의 초창기에도 찾아볼 수 있죠?

(답) 네, 미국 역사에서 최초의 여군이라고 하면 18세기 미국 독립 시기에 매사추세츠 주 출신의 데보라 샘슨이란 여성이 꼽히고 있습니다.

(문) 당시 관습으로 여성이 군인으로 복무하는 것이 가능했나요?

(답) 물론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샘슨은 이름도 바꾸도 자신이 여성이란 사실을 숨기면서 3년을 전장터를 누볐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여성이란 것이 드러나 조지 워싱턴 장군이 이 샘슨을 명예 제대시켰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가끔 여성들이 전투에 참여한 사례가 있는데요, 20세기 들어와서야 1942년에 육군여군지원단이 생기면서 여군 조직이 정식으로 출범하게 됐죠?

(문) 초창기에는 여군이 맡을 수 있는 임무가 한정됐었다죠?

(답) 네, 초창기에 각군은 전투 직위에 여군을 기용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특히나 공군이나 해군 같은 경우는 전투기나 해군 함정에 여군이 근무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했었죠.

(문) 그러던 것이 차차 이런 제한들이 풀리고 많은 직위들이 여군들에게도 개방이 된거구요?

(답) 네, 특히나 1976년 장교를 양성하는 삼군 사관학교에 여성들이 입학할 수 있게 됩니다. 1977년에는 육군이 전투직이 포함된 많은 임무를 여성들에게 개방하고요, 1978년 해군은 선박에 여군이 승선하는 것을 허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여군에 적합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려면 너무 많은 돈이 드는 부대나 직위, 그리고 특수전 임무나 장거리 정찰임무 등에는 아직도 여군의 임용이 제한됩니다.

(문) 이렇게 군에서 여성들의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특별히 눈여겨 볼만한 사실이긴 한데, 여군 증가에 따른 문제점도 생기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역시 아무리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이라고는 하지만, 군인도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남여가 함께 생활하면서 몇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군대 내 성폭력 문제죠.

(문) 작년에 인터내셔널 해럴드 신문에 발표된 기사에서 콜럼비아 대학교의 헬렌 베네딕토 교수가 미군에서 복무하다 퇴역한 여군 중의 상당 수가 복무 중에 성적인 괴롭힘이나 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을 해서 충격을 준 적이 있었죠?

(답) 네, 실제로 지난 2004년 럼스펠트 국방장관 재직 시절에 이런 군대 내의 여군에 대한 성폭력 문제를 조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국방부에서 예하 부대로 내려진 적도 있습니다. 여군들이 미군 안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문제도 있는 셈인 것이죠.

(문) 그런데 최근에 나온 조사를 보니까, 여성들이 전투에 참가하는 것을 찬성하는 미국인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답) 미국의 CBS 방송과 뉴욕 타임즈 신문이 여론 조사를 했는데요, 미국인들의 53%는 여군이 전투에 참가하는 것을 찬성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투 외에 전투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은 83%에 달했다고 합니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의 정치적인 성향을 분석해 보니까, 민주당이나,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여성들의 전투 참여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고요, 공화당 지지자나 보수층들은 대체로 이를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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