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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위대한 정치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통일을 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애도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조야는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한 목소리로 애도를 표했습니다. 평생을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헌신해 온 아시아의 큰 별이 졌다는 것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중국의 덩샤오핑,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와 함께 아시아의 가장 위대한 3명의 정치가인데 세상을 떴다며 애도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결과 갈등이 주였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 관계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 대통령이었습니다. 지난 1997년12월 한국의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이 가장 안타까워한 것은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이었습니다.

국제적 냉전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로 끝났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의 얼음장에 가로막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남북한 주민들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갈라져 생사 확인을 위한 편지 한 장 주고받지 못한 채 50년을 지내야만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통해 한반도 냉전 구조를 극복하려 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박사는 말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지난 2000년 6월13일 평양에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날 오전 10시 특별기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마중 나와 두 손을 잡은 것입니다. 남북한 두 최고 지도자의 악수는 50년 분단 사상 가장 감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티븐 코스텔로 씨입니다.

코스텔로 씨는 남북한 국민들은 이 정상회담을 통해 분단 문제와 상대방에 대해 나름대로 인식하고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과 두 차례에 걸쳐 4시간 가까운 회담 끝에 6.15 공동선언에 합의합니다. 이 선언에는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경제협력,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입니다.

"이번에 가서 우리의 미래에 화해도 하고 협력도 하고 통일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왔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은 남북관계를 크게 바꿔놨습니다. 우선 남북 간에 장관급회담이 정례화 돼 이산가족 상봉과 서신 교환이 이뤄졌습니다. 또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50년 간 계속된 휴전선 상의 상호 비방이 사라졌습니다. 개성공단이 착공되고, 끊어졌던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하는 사업도 시작됐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으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러나 햇볕정책은 찬사 못지않게 논란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한국의 보수층은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쌀과 비료를 지원한다며 햇볕정책을 '대북 퍼주기 정책'으로 비판했습니다.

또 정상회담을 위해 김 대통령이 5억 달러를 북한에 건넨 것으로 밝혀져 큰 논란을 빚기도 했다고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도 김대중 대통령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6.15 공동선언은 `적절한 시기에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하기로 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은 끝내 서울 방문을 거부했고, 이는 햇볕정책을 '절반의 성공'에 그치게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3년2월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북한과 남북관계에 대해 적극적으로 견해를 밝혔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5년 간 언론 인터뷰와 강연 등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줄 건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포괄적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관심과 노력은 결국 서거로 이어진 입원 직전까지 계속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화 한 가지를 전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는 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 대해 조언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이 편지는 5월에 서울을 방문한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백악관에 전달됐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또 서울에서 북한 문제를 놓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장시간 대화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통해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평양행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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