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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링컨 대통령의 여름 별장 탐방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이제 8월도 얼마 남지 않았죠? 올 여름 워싱턴 지역은 유난히 서늘했는데, 8월 들어 갑자기 더워졌어요. 어떻게 이번 여름은 피서 한 번 못 가신 것 같네요?

(진행자) 워낙 일이 바쁘다 보니 휴가 한 번 다녀오지 못하고 여름이 다 지나갔네요?

(기자)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도 이달 말에 미국 동북부 마사스 빈야드 섬으로 휴가를 간다고 하는데 말이죠.

(진행자)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도 얼마 전에 제주도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하죠? 각국 정상들의 여름 휴가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 여름 휴가를 다녀왔는지 모르겠네요? 초대소라고 부르는 별장이 북한 내에 상당히 여러 군데 있다고 하던데요.

링컨 대통령이 머물던 당시 별장의 모습
(기자) 김 위원장이 워낙 낚시를 좋아해서 해변이나 호숫가에 들어선 초대소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강원도 화진포에 여행간 일이 생각나네요. 한국 전쟁 전에 고 김일성 주석이 별장으로 사용했다는 곳에 가봤는데요.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주변 경관이 아주 멋졌던 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미국 대통령은 이곳 워싱턴 근교에 캠프 데이비드란 대통령 전용 별장이 있잖아요? 백악관에서 헬기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원래는 정부 직원들을 위한 휴양소였죠? 1942년에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때 대통령 전용별장으로 바뀌었구요.

(기자) 네, 조지 부시 전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외에도 텍사스에 있는 자신의 농장을 즐겨 찾았죠? 존 에프 케네디 전 대통령은 동북부 하이야니스 포인트에 있는 케네디 가 별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곤 했고요. 그 밖에 미국 대통령들이 즐겨 찾은 휴양지로는 로드 아일랜드 주의 뉴 포트, 플로리다 주의 키 웨스트, 또 오바마 가족이 가게 될 매사추셋츠 주 마사스 빈야드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남북전쟁 당시 대통령을 지낸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은 멀리 가지 못하고, 워싱턴 시내에서 여름을 보냈는데요. 오늘은 링컨 전 대통령의 여름 별장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진행자) 부탁합니다.

백악관에서 5 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언덕……. 산들바람이 솔솔 부는 이 곳에 링컨 대통령이 여름 별장으로 사용했던 건물이 있습니다.

//밀리간 관장//
“이 곳은 링컨 대통령에게 있어서 백악관과는 전혀 다른 성소 같은 곳이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세계였죠.”

프랭크 밀리간 관장은 프레지던트 링컨즈 카티지 (President Lincoln’s Cottage), 즉 링컨 대통령 별장으로 불리는 기념관의 관장인데요. 링컨 대통령 별장은 지난 2000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국립 기념물로 지정됐고요. 1천5백만 달러를 들여 보수 공사를 벌인 끝에 지난 해부터 일반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링컨 별장은 워싱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밀리간 관장은 습지에 위치한 백악관의 무더위를 피해 링컨 대통령이 이 곳에서 여름을 보내곤 했다고 설명합니다.

//밀리간 관장//
“이 곳의 중요성은 아무리 과대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링컨이 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 백악관 말고 장기간 머문 곳은 이 곳뿐이니까요. 링컨 대통령은 이 곳에서 여름을 보내며 중요한 정책들을 구상했습니다.”

그 유명한 ‘노예해방선언’의 초안을 쓴 곳도 바로 이 곳인데요. ‘노예해방선언’은 미 연방에서 탈퇴한 남부 주들이 1863년 1월 1일까지 연방에 복귀하지 않으면, 이들 주의 노예들을 모두 해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남부 주들이 이에 불응하면서, 이 선언이 정식으로 포고된 것입니다.

이 곳에는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선언’ 초안을 쓸 때 사용한 책상의 복제품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링컨 별장의 전시 책임자인 에린 매스트 씨는 링컨 대통령이 사용했던 진품은 1930년에 백악관으로 옮겨졌다고 설명합니다.

//에린 매스트 씨//
“원래는 여기 있었던 거죠. 그래서 백악관 측으로부터 복제품을 만들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여기 전시돼 있는 가구들은 모두 원래 이 곳에 있던 게 아니에요. 링컨 시대를 반영하기 위해 저희가 들여온 거죠. 연통형 검은 모자나 어깨에 걸치는 숄, 또 링컨 대통령이 친지들에게 읽어줬다는 책 등이 전시돼 있는데요. 링컨 대통령의 당시 생활이 어떠했는지 보여주기 위해 저희가 연출한 겁니다.”

링컨 별장에는 가구가 별로 없는데요. 이는 역사적 기록에 따른 것이라고 매스트 씨는 설명합니다.

//매스트 씨//
“이 곳으로 링컨 대통령을 방문한 사람들은 다들 가구가 조촐하다, 평이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가구가 드문드문 놓여있다고 말한 사람도 있고요. 그리고 저희는 여러 가지 장식품으로 예쁘게 꾸미기 보다는, 이 곳에서 링컨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싶었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이 곳에서 백악관까지 매일 출퇴근을 했는데요. 지금은 자동차로 15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당시에는 말을 타고 꽤 오랜 시간을 달려야 했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출퇴근길에 정부 각료의 집에 들리기도 했고요. 인근 병원의 부상자들을 방문해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홀로 말을 타고 다녔지만, 남북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호위병들이 따라다니게 됐습니다.

링컨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이 건물은 ‘군인들의 집’이라고 불리는 보호시설 옆에 세워져 있는데요. 방이 34개인 이 건물은 1842년 은행가 조지 릭스가 지은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연방정부가 재향 군인들을 위한 은퇴시설로 쓰기 위해 사들인 거죠. 링컨 대통령 외에 다른 미국 대통령들도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는데요. 링컨 대통령만큼 이 곳을 사랑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밀리간 관장은 설명합니다.

//밀리간 관장//
“관람객으로서 여러분이 할 일은 여기 베란다에 앉아서 산들바람을 느껴보는 겁니다. 그러면 당시 링컨 대통령이 얼마나 큰 짐을 지고 있었는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도날드 씨가 말한 대로 링컨 대통령은 혼자였고 외로웠습니다.”

이 곳에 감도는 정적마저 사랑했던 링컨 대통령……. 남군이 워싱턴 가까이 진격해오자 별장을 떠나 백악관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전쟁이 끝난 뒤 그리던 별장을 다시 찾기 전에, 링컨 대통령은 저격범 존 윌키스 부스의 총성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에 이런 곳이 있는 지 몰랐네요. 언제 한번 링컨 별장을 찾아서 링컨 대통령의 숨결을 느껴봐야겠습니다. 부지영 기자, 오늘 수고하셨고요. 다음 시간에 더 재미있는 소식 부탁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사랑을 굳게 믿는 남자와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젊은이들의 사랑과 실연을 소재로 한 희극 영화가 새로 나왔는데요. ‘500 일의 썸머’란 제목의 영화입니다. 여기서 썸머는 여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여자 이름인데요. ‘5백일의 썸머’, 과연 어떤 영화인지, 김현진 기자 전해주시죠.

축하 카드나 연하장의 문구를 쓰는 일이 직업인 톰 핸슨…… 새로 회사에 들어온 썸머 핀을 보는 순간 이상형을 만났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썸머는 연애할 생각이 없다며 경고하는데요. 좋은 친구로만 지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우연히 노래방에서 어울린 뒤 가까워진 두 사람…… 서로의 집을 오가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요. 톰은 걷잡을 수 없이 썸머에게 빠져듭니다.

톰의 친구는 중증이라며 톰을 걱정하는데요. 친구의 우려대로 톰은 썸머에게 차이고 맙니다.

영화 ‘5백일의 썸머’는 상심한 톰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실연 당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시작되는데요. 톰이 썸머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현재까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영화가 진행됩니다. 사랑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톰 역은 조셉 고든-레빗 씨가 맡았습니다.

고든-레빗 씨는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 가를 표현한 영화이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썸머 역의 주이 디샤넬 씨는 영화가 매우 주관적이란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고 하는데요. 모든 것이 톰의 관점에서 바라본 영화란 거죠.

톰이 생각하는 썸머에 관한 영화란 건데요. 톰의 생각이 다 맞는 건 아니란 사실을 영화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영화 ‘5백일의 썸머’는 마크 웹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데요. 남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일반 애정영화와는 다르다고 웹 감독은 지적합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방식도 남녀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 색다르다는 건데요. 처음 영화 극본을 읽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다며, 그 때 느낀 감정을 제대로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제 할 일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웹 감독은 설명했습니다.

톰 역의 고든 레빗 씨는 어렸을 때 ‘태양에서 세 번째 떨어진 별’이란 텔레비전 연속극을 즐겨 봤다며, 희극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는데요. 영화 ‘5백일의 썸머’는 유머와 진지함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마음에 든다고 밝혔습니다.

고든-레빗 씨는 드라마와 희극의 경계선이 희미한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영화 ‘5백일의 썸머’는 희극이지만, 심각한 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감정적인 요소, 솔직함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스운 장면이 더욱 우습게 느껴진다는 거죠.

영화 ‘5백일의 썸머’는 스캇 뉴스타터 씨와 마이클 웨버 씨가 공동으로 극본을 썼는데요. 영화 촬영은 미국 서부 로스 앤젤레스에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아니라, 현지 주민들만이 알고 있는 실제 로스 앤젤레스 풍경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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