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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과 일본 비밀접촉 중’


북한과 일본이 비밀접촉을 하고 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가 밝혔습니다. 퀴노네스 박사는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최근 평양에서 이뤄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을 군부를 다시 장악하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퀴노네스 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안녕하십니까, 퀴노네스 박사님. 먼저, 그동안 북한과 일본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최근 두 나라 사이에 특별한 움직임이 있는지요?

답) 북한과 일본이 백 채널, 그러니까 막후채널을 가동해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막후채널은 무슨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고, 양측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연락 업무를 주로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북한과 일본 간에 막후채널이 가동하고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시작했는지 좀 설명해 주시죠.

답)북-일 간 막후채널은 외무성의 공식 채널이 아니라 말 그대로 비공식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상은 말하기 곤란합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 일본은 오는 30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일본의 이번 선거가 평양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이번 선거는 북한에 큰 외교적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일본의 아소 다로 정부는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등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는데요. 만일 야당인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일본은 다소 온건한 대북정책으로 선회할 공산이 있습니다.

문) 최근에 흥미로운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북한 외무성 고위 당국자가 지난 12일 일본의 `교도통신’과 인터뷰를 했더군요.

답)네, 북한은 새로운 국면을 열고자 할 경우 상대측 언론을 불러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제가 보기에 북한은 이 인터뷰를 통해 도쿄에 모종의 메시지를 보냈을 것입니다.

문)평양이 도쿄에 어떤 메시지를 보냈는지 궁금한데요.

답) 북한은 새로 들어설 일본 정부가 온건한 대북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는지 타진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새 정부가 북한에 대해 중유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고, 또 이럴 경우 북한도 일본에 긍정적으로 나오겠다는 점을 내비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 미-북 관계에 대해 묻겠습니다. 지난 4일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이뤄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동을 어떻게 보셨는지요?

답) 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면담이 북한 핵 문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 외무성이 미국과 성공적으로 협상을 해나가면 군부를 설득해 대외정책을 대화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군부를 설득한다는 얘기는 북한 군부의 입김이 그만큼 강하다는 말씀입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한 군부는 지난 1990년대 초 선군정치가 시작된 이래 그 권한이 줄곧 강화돼 왔고, 특히 지난 해 8월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에는 영향력이 한층 커졌습니다. 한 예로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은 모두 군부의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도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할 경우 반드시 군부와 사전협의를 해야 할 정도로 군부의 입김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과 클린턴 전 대통령 간 면담을 계기로 북한이 정책을 선회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두 가지인데요. 지난 1994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는데, 당시 위기 상황에 있던 핵 문제는 이 면담을 계기로 협상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두 번째는 북한 외무성입니다. 평양에서 핵 문제는 주로 노동당과 군부, 그리고 외무성이 관여해왔는데요. 외무성은 지난 몇 달 간 밀려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클린턴 면담 사진을 보면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김정일 위원장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양 순안공항에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이근 미국국장이 나왔는데요. 이는 군부 대신 외무성이 다시 전면에 나선 것을 의미하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문) 북한의 김영일 부상이 지난 14일 베트남에서 ‘미국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어떻게 봐야 합니까?

답)김영일 부상의 발언은 미국과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국은 지난 2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스티븐 보즈워스 특사가 북한과 대화할 의사를 밝혔으나 북한은 이 제의를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힘을 얻게 된 외무성이 ‘대화를 하자’고 워싱턴에 손짓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 박사님께서는 국무부 북한 담당관 등으로 북한을 오래 관찰해 오셨는데, 이 시점에 북한 당국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요?

답)제가 북한 당국에 하고 싶은 말은 외부세계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데는 외교와 협상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입니다. 핵실험을 강행하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북한주민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와의 인터뷰를 보내 드렸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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