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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미 동부 뉴저지 주, 한국 위안부 할머니 돕기 자선 전시회 열려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또 어떤 얘기 준비하셨나요?

(기자) 미 의회 하원에서 종군 위안부 결의가 채택된 지 2년이 지났죠?

(진행자) 벌써 그렇게 됐나요? 지난 2007년 7월 30일의 일이니까 벌써 2년하고도 열흘 조금 더 지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마이크 혼다 의원이 발의한 종군 위안부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는데요. HR 121호라고 불리는 이 결의는 일본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로 종군 위안부를 동원한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었죠.

(진행자) 비록 법적인 효력은 없지만 미 의회가 일본 군의 종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됐죠. 더군다나 이전의 네 차례 시도가 실패로 끝났었기 때문에 더욱 값진 성과란 반응도 많았습니다. 피해 여성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북한에도 피해 여성이 상당수 생존해 있다고 하죠?

(기자) 네, 지난 2003년 통계를 보면 2백여 명의 신고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2004년에는 북한의 리상옥 할머니가 서울에 와서 증언을 하기도 했죠.

(진행자) 위안부 문제는 북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기자) 그렇죠. 하원 결의가 채택된 후 종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좀 흐려지는 듯 했는데요. 최근 결의 채택 2주년을 맞아서, 다시 이 문제에 여론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 뉴저지 주의 경우,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자선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특히 이번 전시회는 미국인 화가가 기획하고 주도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전시회 소식, 전해 드리죠.

(진행자) 네, 함께 들어보죠.

벽에 기대 허공을 바라보는 동양 여성의 모습 뒤로 차려 자세의 일본 군인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위안부 인형이란 제목의 그림인데요. 일본 군인 인형 50개와 한 벌이란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처절한 표정으로 벌거벗은 모습을 가리고 있는 여성의 그림이 있는 가 하면, 위안부 방문 앞에 일본 군인들이 줄지어 서 있는 그림도 있습니다. 그 옆에 들판의 꽃을 꺾고 있는 한 여성의 시든 얼굴이 보이는데요. 일본 군인들의 폭행으로 방안에 배어든 악취를 없애기 위해, 아침마다 꽃을 꺾어 방에 놓았다는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그림입니다.

이들 종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그림은 미국인 화가 스티븐 카발로 (Steven Cavallo) 씨의 작품인데요. 카발로 씨는 동료 미술가들과 함께 지난 달 31일부터 뉴저지 주 팰리세이즈 파크 공립 도서관에서 종군 위안부 돕기 자선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카발로 씨//
“현재 약 65명의 작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50명 정도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개막일이 가까워 지면서 참가자들이 늘었습니다. 대부분이 뉴욕, 뉴저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지만 폴란드, 루마니아, 한국 등에서도 작품을 보내와서 총 1백56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부터 조각, 유화, 또 사실주의 작품에서부터 추상화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가’란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한국 경기도 광주 시에 있는 ‘나눔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스티븐 카발로 씨가 기획한 것입니다. 카발로 씨는 화가이면서 팰리세이즈 파크 도서관 멀티미디어 센터의 전시책임을 맡고 있는데요. 지난 2월 ‘병정 놀이’란 주제 아래 일련의 작품을 그리던 중 종군 위안부들을 떠올렸습니다.

//카발로 씨//
“아이들 눈으로 바라본 군대에 관한 그림들이죠. 1960년대 아이들이 많이 갖고 놀았던 녹색 병정 인형을 이용한 건데요. 병정들이 악당을 무찌른다고 가정하면서 노는 놀이니까 군대를 찬양하는 놀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저는 팔이나 다리를 잃은 부상당한 군인 인형이나 슬퍼하는 가족들의 인형을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전쟁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종군 위안부 생각을 하게 됐죠.”

카발로 씨는 1991년에 종군 위안부들에 관한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하는데요. 한인 감독 김대실 씨가 쓴 ‘침묵의 소리’ 책을 읽고 많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카발로 씨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종군 위안부 문제를 모르고 있다며, 이들이 당한 인권유린과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카발로 씨//
“ 학교에서 배운 일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문제죠.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 가운데 이 문제를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하기 힘들 겁니다. 사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뿐 만이 아니죠. 지난 달 31일 전시회 개막식 날, 중국계와 한국계 10대 학생 두 명이 축하 연주를 했는데요. 그 두 사람도 전혀 몰랐다고 하더군요.”

이번 전시회 출품작들 가운데는 카발로 씨의 그림처럼 종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작품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많은데요. 작가들이 기부한 작품은 입찰경매 방식으로 판매되고요.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과 관람객들의 기부금은 한국 광주 ‘나눔의 집’에 머물고 있는 종군 위안부 생존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카발로 씨//
“오는 9월 6일부터 ‘나눔의 집’에 1주일 이상 머물면서 봉사도 하고, 그림도 그릴 예정입니다. 그후 다시 미국에 돌아와서 종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그림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싶어요. 쉬운 소재가 아닌데요. 전쟁 당시 종군 위안부들의 모습 보다는 일본군에 끌려가기 전에 이들이 어떤 여성들이었는지, 또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있는 지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카발로 씨의 부인인 한인 경 카발로 씨는 남편이 하는 일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합니다.

//경 카발로 씨//
“저는 자랑스럽죠. 제가 막 등 떠미는 것도 아닌데, 굉장히 한국을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한국 거라면 다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 같고, 그래서 전 자랑스러워요, 아주……”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이번 전시회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카발로 씨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종군 위안부들에 관한 그림과 전시회를 통해 이들의 아픔을 전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부지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오늘 수고하셨고요. 다음 시간에 더 재미있는 소식 부탁 드립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여름은 더위를 식히기 위한 공포영화의 계절이기도 하죠. 올해도 예외 없이 많은 공포영화들이 극장에서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어린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고아’가 인기입니다. 영화 원 제목은 오펀 (Orphan)’ 인데요. 이미 아이 둘을 둔 부부가 고아 소녀를 입양하면서 기괴한 일들을 겪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요즘 날씨가 무척 더운데요. 한 여름 무더위, 공포 영화 ‘고아’와 함께 날려보시는 게 어떨까요? 김현진 기자, 소개 부탁합니다.

셋째 아이를 유산하고 괴로워하던 케이트와 존…… 새로 임신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아이를 한 명 입양하기로 결심하고 고아원을 찾습니다. 그 곳에서 두 사람은 아홉 살 난 러시아 소녀 에스터를 만나게 되는데요. 또래 아이들과는 달리 얌전하고 성숙한 태도에 마음이 끌려, 에스터를 양녀로 받아들입니다.

케이트와 존에게는 이미 두 자녀가 있는데요. 농아인 딸 맥스는 에스터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하고 따르는 반면, 아들 다니엘은 왠지 주저하는 태도입니다.

에스터가 완벽한 가족의 일원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케이트와 존…… 하지만 에스터가 등장한 이후 의문의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고요. 에스터는 다니엘과 맥스를 뒤에서 조종하고, 존과 케이트 부부 사이에도 오해를 불러 일으킵니다.

색다른 공포를 선사하는 주인공 에스터 역은 올해 12살인 이사벨 퍼먼 양이 맡았습니다.

퍼먼 양은 에스터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했다고 하는데요. 에스터는 본인이 절대로 나쁜 사람이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거죠.

에스터를 의심하는 케이트와 달리, 양아버지 존은 끝까지 에스터를 믿고 싶어하는데요. 존 역을 맡은 피터 사스가드 씨는 아버지로서 전형적인 반응인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에스터가 친 딸이 아니라 입양한 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잘못을 해도 봐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데요. 모두가 완벽할 수는 없다며, 남이 보기에 형편 없는 가정일지 모르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서로 사랑하며 살길 바란다는 겁니다.

본능적으로 에스터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양어머니 케이트는 베라 파미가 씨가 연기했습니다.

존과 케이트네 가정은 이미 문제가 많았다고 파미가 씨는 설명하는데요. 이미 문제가 있는 가정이 또 다른 아이를 입양하면서 문제가 더욱 커진다는 것입니다. 존과 케이트는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처 난 곳에 대충 반창고를 붙이는 식으로 넘기려 한다는 거죠.

새 공포영화 ‘고아’는 제우메 콜레트-세라 감독이 연출했는데요. 콜레트-세라 감독은 복잡하게 얽힌 줄거리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덕분에 훌륭한 공포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등장인물의 성격이 매우 잘 다듬어져 있다는 건데요. 등장인물들이 각자 문제를 안고 있고, 결국 그 문제들 때문에 발목 잡히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 ‘고아’ 속의 공포는 일상 생활 속에 잠재해 있는 공포이기 때문에 더욱 무섭게 느껴진다는 건데요. 관객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 할 수 있다는 거죠.

제작자 조엘 실버 씨는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이 나온다며, 영화 ‘고아’는 일반 공포영화와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고아’는 살인을 서슴지 않는 고아 소녀란 소재 때문에 개봉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평가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인데요. “공포영화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어린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훌륭한 공포 영화다”란 찬사와 동시에, “불쾌하고 짜증나는 영화”란 혹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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