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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억류 직원 풀려날 듯


현정은 현대 그룹 회장의 이번 방북 배경과 의미, 그리고 방북 중 교섭 전망 등에 대해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현 회장의 방북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 같은데요, 그 과정부터 설명해주시죠.

답) 네, 이번 방북은 현 회장이 먼저 제안한 데 대해 북한 측이 이를 수락해 북측의 초청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10일 밝혔습니다.

조 사장에 따르면 지난 4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6주기 추모행사에서 현 회장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을 만나 유 씨 석방 문제 등 당면 현안을 협의하기 위한 자신의 평양 방문을 제안했고, 북측이 이를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한 뒤 초청장을 보내 이뤄졌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9일 밤늦게 현 회장의 방북 승인을 한국의 통일부에 요청했고 통일부도 이를 승인해 방북이 이뤄진 것입니다.

문) 이번 방북과 관련해 핵심 관심사는 무엇보다 억류 중인 유 씨 석방이 이뤄질지 여부일 텐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번 방북의 최대 관심사는 유 씨 석방 여부인데요, 현 회장과는 별도로 10일 개성을 다녀 온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현 회장 방북기간 중 관련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정은 회장께서 평양으로 올라가셨기 때문에 우리 유 직원 문제 등 당면 현안에 대한 협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관측통들 사이에선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유 씨가 현 회장의 방북으로 석방 혹은 강제추방 형식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전부터 현대아산과 북측의 물밑협의가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고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을 평양까지, 그것도 이례적으로 육로 방문을 허용한 것은 북측이 유 씨 문제를 더 이상 장기화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숩니다.

“지난 4일 정몽헌 회장 6주기 추모식에서 아태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이 직접 내려가서 현정은 회장하고 대화를 나눴고, 이런 측면에서 또다시 현정은 회장이 직접 방북 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저도 조만간에 유 씨가 추방 형태를 띄면서 해결의 청신호로 갈 것이다 그렇게 전망합니다.”

또 북한이 미국인 여기자들을 전격 석방한 데 이어 유 씨 문제까지 매듭지음으로써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대외환경을 만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

문) 현재 중단돼 있는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 문제도 현대와 북측 사이의 현안 아닙니까?

답) 네 이 문제에 대해서 현 회장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북측으로 들어가기 직전 기자들의 질문에 “가봐야 알겠다”고만 대답했는데요,

금강산 관광의 경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벌써 1년 1개월 동안 사업이 중단돼 현대아산으로선 사활이 걸린 절박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유 씨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풀릴 수 있기 때문에 북측에 유 씨 석방을 먼저 요청하고 금강산 등 관광 재개 문제를 후속절차로 협의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

문) 이와 함께 이번 방북의 또 하나의 관심사는 현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느냐 아닙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일단 면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을 만난 게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나 됩니다. 또 당국간 채널이 막힌 상태에서 남북이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현 회장의 역할이 필요해졌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때문에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 경우 한국 정부의 모종의 제안이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실상의 특사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기자설명회 자리에서 현 회장의 방북을 사업자 차원의 방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 만날 경우 어떤 대화가 오갈까요?

답) 네 이에 대해선 관측통들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요컨대 현 회장이 대북 특사의 임무를 띠고 있다면 한국 정부의 보다 전향적인 제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면담 결과에 따라 꽉 막힌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현 회장에 대해 특사로서의 역할에 무게를 두면서 당국간 현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중을 전달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비료나 쌀 지원 재개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의지는 있다, 구체적으로 논의하자는 정도의 얘길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이산가족 상봉까지도 저는 논의 할 것 같거든요, 현 회장이 가는 게 특사라는 말은 표현은 안 했지만 결국은 특사의 성격을 가지고 가는 거다 그렇게 보고 있거든요.”

반면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한국 정부가 비핵화를 당국 차원의 대북 지원과 협력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점,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 등을 이유로 관광사업 재개나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 카드를 선뜻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더라도 특사로서의 역할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문) 현대그룹에 대한 북측의 새로운 제안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한 대북소식통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측이 이번 현 회장 방북 때 북한의 쌀 수입 업무를 현대그룹 측이 맡아달라고 제안할 방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쌀 수입 업무를 현대그룹에 넘기려는 것은 쌀 수입에 필요한 현금 동원이 어려운 처지를 고려해 관광사업을 매개로 현금 거래가 있는 현대그룹을 활용해 이 같은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기대감도 클 것 같은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 진출 업체들은 이번 현 회장 방북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이임동 사무국장은 “현 회장의 방북으로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문제가 풀리면 구매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돼 주문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무엇보다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로 민간 기업들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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