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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북한인권 특사의 과제는 일관성'


미국 내에서는 곧 임명될 것으로 알려진 북한인권 특사에 대한 다양한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사의 우선과제로 행정부 내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묶고 유엔 등 국제사회와 보다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꼽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달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서 기자들에게 대북 인권특사를 곧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의 싸움은 북한주민들과의 싸움이 아니라 인도적 지원마저 거부하는 북한 지도부와의 싸움”이라며,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 북한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외교사령탑인 국무장관이 북한 인권 개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새로 임명될 북한인권 특사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연장된 북한인권법재승인법은 특히 북한인권 특사를 임시직에서 정규직 대사급으로 격상해 그 역할이 과거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워싱턴에 있는 민간연구기관인 부르킹스 연구소의 로버타 코언 연구원은 4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 북한인권 특사의 우선 과제는 일관성 있는 대북 인권정책을 펼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전 행정부에서는 제이 레프코위츠 특사와 국무부 내 다른 관리들, 또 국무부와 의회 간에 갈등이 자주 노출돼 일관성 있는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에 목소리를 먼저 하나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코언 연구원은 이런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목표와 단기적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를 해체하는 등 다양한 인권 탄압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당장은 해결 가능한 인도적 측면부터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코언 연구원은 이를 위해 국제적십자사를 통한 이산가족 상봉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연좌제에 희생된 정치범들의 자녀들이 먼저 석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언 연구원은 국무부 관리들이 최근 과거의 반복되는 현상을 다시는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며 대북 인권 분야에서 생산적인 노력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Freedom Now’의 제라드 겐저 회장도 일관성 있는 대북 인권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겐저 회장은 국무부의 움직임이 지금까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겐저 회장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고위 관리들이 인권을 대북 협상의 일환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며,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변호사 출신으로 국제법에 근거해 북한의 인권 참상을 담은 책을 펴내기도 했던 겐저 회장은 새 특사가 과거처럼 쉽게 압력을 받는 일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겐저 회장은 대사급 정규직인 새 인권특사는 보즈워즈 특사와 성 김 대북 교섭 특사, 커트 켐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과 함께 보다 긴밀히 대북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인권특사로 물망에 오르는 인물은 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겐저 회장은 백악관이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새 특사로 로버트 킹 전 톰 란토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비서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다며, 40년 가까이 인권 문제를 다뤄온 베테랑의 말을 쉽게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겐저 회장은 그러나 북한의 후계 구도 등 불안정한 상황이 새 대북 인권특사의 활동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이를 면밀히 지켜보며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두 전문가 모두 유엔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코언 연구원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의 권한과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북한의 인권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언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방법이 공개적으로 북한 정부에 망신을 주어서는 안되며, 그보다는 조용한 접촉을 통해 북한 정부가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하지 않고 유엔의 결의안을 이행토록 설득하는 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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