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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여기자 석방 협상 위해 평양 도착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석방 교섭을 위해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 중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귀환 길에 두 여기자와 동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할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지난 1994년 제1차 북 핵 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 이어 미국의 전직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가 됩니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과 만나 북한의 핵 개발로 극도의 대립 상태에 있던 미-북 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북한은 4일 `조선중앙방송'의 보도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도착 사실을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아나운서>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일행이 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평양의 순안공항에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등 북한 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은 뒤 화동으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전달받았습니다.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미 행정부 관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미국의 관심사는 여기자 억류 문제를 성공적으로 매듭짓고 그들의 안전한 귀환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여기자 문제는 핵 문제와 대북 제재 등 다른 현안들과 별도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혀 온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입니다. 이 관리는 이어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체류가 짧을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크며, 이렇게 될 경우 단순히 여기자 석방 뿐아니라 북 핵 문제를 포함한 미-북 관계 전반에 대한 큰 틀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 최고위 당국자들과의 긴밀한 조율을 거쳐 이뤄졌을 것이란 점 때문입니다.

북한은 최근 미-북 간 뉴욕채널과 여기자들의 전화통화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을 특사로 평양에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북한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 되며,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귀국 길에 두 여기자와 동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케이블 방송인 `커런트 TV' 소속인 유나 리와 로라 링 두 기자는 지난 3월17일 북-중 국경지역에서 취재 중 북한 군 병사들에 의해 체포돼 현재 1백40일째 억류돼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6월 초 재판을 통해 두 여기자에게 불법월경과 적대행위죄를 적용해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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