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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북 수출입 품목 검색 강화


중국 당국이 최근 북한에 몰래 반입되려던 미사일 부품 제조 원료 (바나듐)을 전격 압수하는 등 대북 수출입 품목에 대한 점검과 검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중국이 동참할지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중국 당국이 북한으로 밀반입되려던 금속 물질(바나듐)을 적발해 전격 압수했다는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답)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단동의 세관은 지난 24일 북한 수출품 수송 트럭을 검색하던 중 과일 상자에 숨겨진 바나듐 70킬로그램을 적발해 모두 압수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바나듐은 황산과 염산 등의 부식작용에 저항성이 강하고, 고온에 견디는 특징과 함께 강철을 더 강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는데요,. 따라서 비행기 엔진이나 미사일 케이스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첨가 원료로 쓰이는 금속입니다. 이번에 압수된 바나듐은 알갱이 형태를 띠고 있고, 68개의 작은 병에 담겨 과일 상자 6개에 포장된 채 과일 수출 트럭 속에 숨겨져 있었는데요, 압수된 바나듐 70킬로그램은 시가 20만 위안, 미국 달러로 2만9천3백 달러어치에 달합니다.

문) 중국 세관이 이번에 압수한 바나듐이 어디에 쓰일 것이었는지 밝혀졌나요?

답) 단동 세관 측은 이번에 압수한 바나듐이 정확히 어디에 이용되려고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단동 세관 측이 바나듐 압수품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또한, 중국 관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은 이 바나듐이 어디로 밀수출되려던 것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단동에서 발행되는 신문인 단동일보는 단동 세관이 북한 수출 수송 차량에 대한 검색 과정에서 과일 상자로 위장한 바나듐을 압수했다고 전했습니다.

문)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신호인지 주목되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이 이번에 미사일 부품 제조 원료용 금속을 압수한 것은 북한 핵실험 이후 대북 군수물자 수출입을 통제키로 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중국도 적극 동참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으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대북 무역상들이 관세를 물지 않기 위해 북한에 밀수출 하다 적발되더라도 인맥을 동원하면 큰 문제 없이 넘어갔지만, 이번에 적발된 금속 물량이 많지 않음에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된 것은 중국 당국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이곳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 세관 당국은 지난 달에는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 북한산 광물의 통관을 제지했는데요, 최근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이후 대북 군수물자 수출입에 대해 엄격한 통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후 실제로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수출입 물품에 대한 검색과 점검을 예전보다 더 까다롭게 하고 있나요?

답) 네. 중국은 무엇보다 북한산 군수 물자가 자국을 통해 해외로 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에서 대북 무역의 70% 이상을 처리하는 단동의 세관의 경우, 최근 성능이 향상된 방사능 검출 장비를 새로 들여와 대북 수출입 물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검역국 단독으로 해오던 검사에 세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도록 해 이중의 검사 시스템도 갖췄습니다.
이처럼 중국 세관 당국이 대북 수출입 품목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면서, 지난 달(6월) 북한에서 중국으로 반입되던 수십t 물량의 한 광물이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통관이 거절된 채 북한으로 반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이 광물이 방사능 검출 문제로 중국으로부터 통관이 거부된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또한, 단동 세관 등은 대북 무역상들의 수출입 물품에 대한 통제도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습니다. 세관 당국은 종전에는 대북 무역상의 물품 목록만 훑어 보거나 통과 의례 정도의 검사만 했는데요, 하지만 북한의 핵 실험 이후 북한에 들어가는 물품을 하나씩 뜯어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북한 광산 개발에 나선 중국의 한 기업이 북한 광산 채광설비 제조를 갑자기 중단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답) 중국의 철강업체인 중광그룹은 약 3년 전인2006년 11월 2억 위안을 투자해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합영회사를 세워 운영권을 갖고 북한 혜산 동광산을 개발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뒤 혜산 동광산에 투입할 채광 설비의 제작을 중국 선양에 있는 북방중공업에 의뢰했었습니다. 하지만 중광그룹은 최근 채광 설비가 막바지 단계에 갑자기 채광 설비 제조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광그룹은 당초 오는9월쯤 채광설비를 완공해 혜산 동광산에 투입한 뒤 본격적인 채광에 나설 계획이었고, 특히 올해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 고위급들도 북한 혜산 채광 개시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었습니다.
중국 단동과도 가까운 압록강변에 위치한 북한 혜산 동광산은 최대 40만t의 구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내 최대 구리 광산 가운데 하나인데요, 하지만 북한은 갱 내에 물이 차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그 동안 채굴을 중단해 왔고, 중국 중광그룹은 혜산 동광산 갱 내 물을 제거하고 전기 설비도 갖춰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중국 철강업체가 동광산 채광 설비 제조를 돌연 중단한 배경이 궁금한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중광그룹 측은 채광설비 완공 단계에서 제조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해 북방중공업 측에 이유를 밝힐 수 없다고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중광그룹의 채광설비 제조 중단은 당분간 북한 혜산 동광산 개발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는 무엇보다 중국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동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유엔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오른 북한 기업과 합작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조치에 따라 지난 4월 24일 재래식 무기 및 탄도미사일 관련 장비의 주요 수출기관 혐의로 제재 대상 북한 기업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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