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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해외 체류 10년 이상 탈북자도 보호대상 포함


지난 1월 개정된 한국 내 탈북자 정착지원 관련 법률의 구체적인 시행령이 오늘 (28일) 만들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해외에서 10년 이상 머물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도 한국 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는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해외에서 10년 이상 머물다 한국에 온 탈북자들도 앞으로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한국 정부는 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습니다.

새롭게 시행령이 마련된 이 법률은 앞서 지난 1월 공포돼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를 거쳤으며 오는 31일부터 시행됩니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10년 이상 생활 근거지를 뒀을 경우 보호 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현행법에 따라 장기체류 탈북자의 경우 정착지원금 등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구금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10년 넘게 해외에 머물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던 이들의 경우 한국 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 동안 해외에 10년 이상 산 이들에 대해 한국 정부가 자국민 보호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개정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해외에 머물며 인신매매나 강제북송의 위험에 처한 탈북자를 구제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법안으로, 이로써 상당수의 탈북자들이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자국민 보호 의지를 더 크게 천명하는 효과가 있을 거고요. 탈북자 입장에서는 10년 이상 체류했다는 이유로 제3국에서 떠돌면서 도피하시는 분들도 이제 국내에 들어와서 보호대상자로 특별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그런 탈북자 권익 차원에서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탈북자 수 는 3만에서 5만, 또 동남아 국가에는 1천 명 가량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한국 정부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탈북자 입국 후 합동심문 조사과정에서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유관부처와 협의를 거쳐 보호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현행법에 따라 현재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탈북자 20, 30명도 재 신청하면 보호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개정안은 또 한국에 정착해 지원 혜택을 받은 뒤 갓 탈북한 것처럼 위장해 제3국에 다시 망명을 신청하는 탈북자에 대해선 보호 결정을 취소하도록 했습니다.

민간 지원단체에 따르면 한국에 정착했던 사실을 숨긴 채 영국 등 선진국에 망명 신청을 한 탈북자는 약 4, 5백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부모 없이 입국한 탈북 청소년에게 공동으로 가정을 꾸려 생활하는 공동생활시설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또 탈북 청소년을 대상으로 초중등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에 대해 운영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개정법에 포함됐습니다.

개정안은 또 탈북자들의 수도권 편중현상을 막기 위해 ‘지방 거주 장려금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탈북자의 70%가 수도권에 몰려있어 국가정책 차원에서 지방 거주 장려금 제도를 도입했다”며 “장려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자 정착지원법이 제정된 이후 10년 동안 제기돼왔던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또 정부의 탈북자 지원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 내실을 기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영환 팀장은 “그동안 민간단체들로부터 제기돼왔던 부분이 제도적으로 보완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일부 조항의 경우 당초 취지와 달리 탈북자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체류 탈북자들의 경우 안정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므로 이를 개정해달라고 요구해왔는데 이 부분이 반영돼 너무나 반갑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고쳐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행령의 48조 4항의 경우 모든 형태의 망명 신청에 대해 보호 결정을 중지시키도록 과도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갈등을 겪거나 압력이나 탄압을 받은 경우 제3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할 권리가 보장돼야 합니다.”

1998년까지 모두 9백50명에 그쳤던 한국 내 탈북자 수는 2000년대 들어 매년 10% 이상 증가해, 지난 6월을 기준으로 모두 1만6천3백여 명이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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