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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추가 생산 중단되는 최신예 전투기 F-22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신예 전투기 F-22추가 생산과 관련해 그동안 의회와 벌이던 신경전에서 승리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 상원은 21일, 투표를 해서 2010 회계연도 국방예산에서 F-22 전투기 7대를 추가 생산하기 위해 배정된 예산 17억 5천만 달러를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문) 전투기 7대를 더 생산하는 것을 두고 대통령과 의회가 힘 겨루기를 했던 이유가 뭔가요?

(답) 네, 간단하게 정리하면 국방부를 중심으로 한 행정부는 일단 이 비행기가 너무 비싸고요, 또 비용 대비 효과 문제를 들어서 F-22의 추가 생산을 반대했습니다. 반면에 의회 쪽에서는 비행기 생산 중단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서 비행기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버틴 거죠.

(문) 이 비행기는 한 대에 3억 5천만 달러나 한다는데, 한국 돈으로 계산하면 거의 4천 3백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하게 비싼 비행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F-22는 성능 면에서는 이런 비싼 값을 하는 전투기입니다. 미 공군이 특히 이 비행기에 역점을 둔 부분은 스텔스 기능이라고 해서, 적에게 탐지되지 않는 능력입니다. 보통 비행기를 추적할 때는 레이다를 이용하는데요, 이 F-22는 레이다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렇게 레이다에 잡히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비행기가 날라올지 모르니까, 상대편에게는 큰 위협이 되겠죠? 또 이런 스텔스 기능 말고도, 비행거리라든가 무기 적재 능력 그리고 기동성 면에서 이 비행기는 현재 세상에서 적수가 없는 기종이라고 합니다.

(문) 예전에 한 기사를 보니까요, 이 F-22로 다른 전투기들과 모의 전장 실험을 해보니까, F-22가 100번 싸워서 100번 다 이겼다고 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성능 비행기지만, 비싼 가격 말고도 다른 문제가 있었다는데요, 바로 현재 상황에서는 이 비행기를 써먹을 데가 없다는 것입니다.

(문) 무기라는 것은 전장에서 쓰기 위해서 만드는 것인데, 그렇다면 F-22가 현재 전장에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군요?

(답) 네, 지금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죠? 그런데 이 두 전쟁은 잘 아시다시피, 정규 군대와 싸우는 방식이 아니고요, 소규모의 반군들과 싸우는 전쟁입니다. 닭을 잡는데 도끼를 쓸 필요가 없다는 속담처럼, 반군들 잡는데, 대당 4천 억원 이상되는 비행기를 날릴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문) 미국 국방부는 현재 시급한 전쟁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써먹지도 못하는 비행기를 더 만드는데 돈을 쓰기 보다는 차라리 이 돈을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다른 부분에 쓰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전투기를 운용할 당사자인 미국 공군도 F-22를 앞으로 187대 보유할 예정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생산을 그만둬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답) 네, 사실 이 비행기는 구 소련의 고성능 전투기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인데, 소련이 무너진 지는 오래됐고요, 그렇다고 소련을 대신한 러시아나 미국의 잠재 경쟁국으로 생각되는 중국의 공군력이 앞으로 2,30년 안에 미국의 적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문) 하지만 이 문제를 두고 6개월 이상을 끌만큼 반대파들의 목소리도 만만치가 않았는데요?

(답) 네, 반대하는 측은 비행기 생산이 중단되면 여기에 관련돼 있던 일자리들이 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F-22생산을 주관하는 록히드 마틴 사에 따르면 이 비행기 7대를 더 만들면 2만 5천 개의 일자리와 또 약 7만 개의 간접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이렇게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사업을 왜 포기하느냐 그런 말이었죠?

(문) 현재 이 전투기 제작과 관련된 회사들이 미 전국, 44개 주에 걸쳐있다고 하는데, 비행기 제작 공장이 위치한 지역 소속 의원들이 역시 가장 강하게 생산 중단을 반대했겠죠?

(답) 물론입니다. 역시 의회 의원들은 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지역구에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방관할 수만은 없겠죠. 연방 상원 안에서는, 특히 비행기 조립 공장이 있는 코네티컷 주 출신 크리스토퍼 도드 민주당 상원 의원과 조지아 주 출신 색스비 챔블리스 공화당 상원 의원이 F-22 생산 중단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생산 중단 조치가 단지 예산을 절약한다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추진하는 국방개혁 정책의 틀 안에서 이뤄졌다는 지적이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서 게이츠 국방장관은 올 해 내내 국방예산의 효율적인 사용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국방정책이 과거에 중요하다고 생각됐던 정규 군대와의 전면전보다는 테러리즘이나 소규모 지역 분쟁에 대처할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특히 국방예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서,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이를 통해서 새롭게 정해진 핵심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죠.

(문) 이런 경향은 고가의 고성능 무기를 자꾸 만들어내 이윤을 보려는 미국 군수산업체에 대한 경고도 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행정부가 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이번 F-22 생산 중단 조치도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비싼 고성능 무기를 만들어내서, 의회에 로비를 통해 이 무기들을 판매하려고 시도하는 방산 업체들의 관행에 제동을 걸어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보입니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던 존 매케인 상원 의원은 의회 발언에서, 방산 업체들의 이런 경향을 비판했고요, 현재 미국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국가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이번 F-22생산 중단 조치가 국방부의 무기계약 관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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