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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기업들, 북 미사일 발사 후 투자 관심 끊겨’


북한에 대한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던 오스트리아 기업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북한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 해 9월 오스트리아 경제사절단의 방북 이후 잇따랐던 북한에 대한 문의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4월 이후에는 한 건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해 9월 평양에서 열렸던 박람회를 계기로 북한에 대한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던 오스트리아 기업들이 최근 대북 투자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국 대한무역진흥공사 (KOTRA) 가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주재 코트라 사무소의 헐버트 프리사허 씨는 2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4월 이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진출을 준비하던 오스트리아 기업들의 활동이 전면 중단되고,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기업들도 등을 돌렸다는 것입니다.

프리사허 씨는 한 가지 사례로 지난 5월 평양에 사절단을 파견하려던 오스트리아 연방 상공회의소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고, 현재 상공회의소에는 북한 관련 문의가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직접 북한을 방문해 투자 가능성을 타진했던 연방 상공회의소 조차 현재는 북한과의 사업을 늘리거나 투자를 할 시기가 아니며, 당분간은 지켜보는 게 낫다는 입장이라는 설명입니다.

프리사허 씨는 이 같은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해 최근 서울의 코트라 본부에 전달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평양 박람회에 참석했던 오스트리아 경제사절단의 활동 상황을 설명 들은 오스트리아 기업들은 북한 진출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오스트리아 연방 상공회의소에는 관련 문의가 급증했고, 북한 진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업체들이 종전 8개 사에서 10개 사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연방 상공회의소에서는 지난 5월 평양 춘계박람회에 파견할 사절단을 구성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미사일 사태 이전까지 북한 진출에 큰 관심을 보였던 오스트리아 기업들은 의학기술 업체, 건강관리 업체, 은행, 철도건설 업체, 반도체 업체 등 다양합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업체인 NXP 반도체 (NXP Semiconductors)은 헤드폰을 북한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의사결정만 남겨 놓은 상태였습니다.

북한을 둘러싼 불안정 상태는 오스트리아와 북한 간 교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트라 빈 사무소의 프리사허 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교역액은 총 27만5천 유로(39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대북 수출은 78%, 수입은 2% 감소했습니다.

프리사허 씨는 북한으로부터 직물, 전자기기, 원자재 등이 오스트리아로 수입되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오스트리아에서 북한으로 수출하는 물품은 주로 기계류입니다.

그러나 과거 북한으로 수출했던 기술 관련 장비 중 몇 가지는 더 이상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호화 요트와 포도주 같은 사치품들도 과거에는 수출했지만 현재는 수출하지 않고 있다고 프리사허 씨는 말했습니다.

프리사허 씨는 최근 북한 측이 주문한 호화 요트 2척이 이탈리아 경찰에 의해 압수됐다는 이탈리아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요트의 최초 매매자는 오스트리아 기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 일간지 리베로는 지난 주,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주 루카 지역의 금융경찰이 이 지역의 한 조선소에서 북한에 납품하기로 돼 있는 요트 2 척을 압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프리사허 씨는 미사일 발사 등을 계기로 북한의 위험성이 새삼 부각돼 오스트리아와 북한 간 교역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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