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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추가 대북 제재 의미와 세부 내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16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 정부 관련 인사 5명과 기관 및 기업 5곳, 2개 물자 등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이번 발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문) 먼저 제재위원회가 추가 대북 제재 명단을 확정하기까지의 과정부터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달19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추가 대북 제재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등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 초안 작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7개국 (P5+2) 관계자들이 미국과 일본 등 서방 측이 제시한 제재 대상을 놓고 실무협상을 벌였습니다. 이번 달 10일에 실무협상이 끝났고, 제재위원회가 14일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16일 최종적으로 추가 제재 대상을 확정해 발표한 것입니다. 안보리 결의 1874호를 보면, 결의 채택 30일 안에 제재 대상을 확정해 안보리에 보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난 12일이 마감시한이었는데요, 실무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한국,일본 등은 추가 제재 대상을 확대하려 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가급적 대상을 줄이려고 해서 합의가 마감시한 보다 며칠 늦어졌다는 게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문) 이번 제재 조치의 의미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답) 네, 이번 조치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입니다. 안보리는 북한이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에도 1718호 결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지만 사치품 금수 이외에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재 대상을 구체적으로 선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북한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특히 안보리의 대북 제재 조치로는 처음 도입된 핵 프로그램 관련자 개인에 대한 해외여행 금지와 계좌동결은 실효성 여부를 떠나 큰 상징성을 띤다는 게 유엔 외교관들의 설명입니다.

문) 그렇다면 상징적인 의미 외에 이번 조치가 북한 측에 실질적으로 미칠 영향은 어떤지요?

답) 우선 안보리 결의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제재위가 지난 4월 지정한 조선광업무역회사를 비롯한 3개를 포함해, 모두 8개의 북한 기업과 기관의 해외자산을 동결하고 금융거래를 중단하며 수출신용,보증,보험 등을 제공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의 무역 관련 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결과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미사일과 부품 등의 거래가 매우 위축되거나 당분간 불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제재의 실질적인 효과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 이번 결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처음으로 북한의 개인들이 유엔 제재 대상에 올랐다는 점인데요, 제재 대상이 된 인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대북제재위원회는 제재 대상 5명이 모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나 미사일 프로그램에 깊이 관여한 인물들이라고 밝혔는데요, 먼저, 남천강 무역회사의 책임자 윤호진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필요한 물품을 해외에서 수입한 인물입니다. 실제로 윤호진은 지난 2003년 4월 독일에서 고강도 알루미늄관 22t을 사들였다가 독일 세관에 압수된 뒤 주목을 받았습니다.

리제선 조선원자력 총국장은 북한의 핵 사업 실무를 총괄하면서 영변 핵연구소와 남천강 무역회사 관리 등 북한의 핵 노력을 촉진한 인물로 지목됐습니다. 황석화 조선원자력총국 국장은 러시아 두브나 국제원자력연구소 내 과학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는데요, 원자력총국의 과학지도국 국장으로서 핵 개발에 깊이 관여했습니다. 리홍섭 전 영변원자력연구소 소장은 연료가공 시설과 원자로, 재처리공장 등 무기급 플로토늄 생산을 지원하는 3개 핵심 시설들을 감독한 인물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유로 룡악산 무역총회사 책임자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여한 것으로 제재위원회는 밝혔습니다.

문) 이번에 확정된 명단에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거물급 인사들이 제외되면서 다소 빛이 바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당초 서방 진영에서 포함시키기를 희망했던 주규창 국방위원회 국방위원 겸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이명하 영변물리대학장 등은 최종 명단에서 빠졌는데요,아마도 중국 정부가 반대한 결과가 아닌가 관측됩니다.

문) 계속해서 제재 대상 기업과 기관들을 살펴보죠. 역시 북한의 핵 계획이나 미사일 프로그램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됐죠?

답) 그렇습니다. 남천강 무역회사는 북한 원자력총국 산하 무역회사로 북한 핵 설비 시설에서 확인됐던 일본산 진공펌프 취득과 독일인이 관련된 핵 관련 물질 구입에 연루됐습니다.

또 1990년 대 말부터 우라늄 확산 프로그램에 적합한 알루미늄 관과 다른 장비 구매에도 연루돼 있습니다. 홍콩 일렉트로닉스는 2007년 이후 단천상업은행과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를 대리해 수 백만 달러의 핵 확산 관련 자금 송금에 관여했고, 특히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를 대리해 이란에서 북한으로의 자금 이동에 깊이 관여했습니다.

조선 혁신 무역회사는 지난 4월 유엔 제재대상에 오른 조선 련봉총회사의 자회사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연루됐습니다. 조선 원자력 총국은 영변 핵연구소와 5메가와트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 연료 가공과 재처리 시설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정부 기관입니다. 조선 단군 무역회사는 북한 제2과학원 산하 기관으로 대량살상무기와 전달체계 등 북한의 방위 연구와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원료와 기술의 획득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남천강 무역회사와 홍콩 일렉트로닉스는 얼마 전 미국 정부의 금융제재 대상에 오른 바 있습니다.

문)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상당한 만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제재위 발표 후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과 관련해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믿을 만한 제재가 이뤄지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장일치에 의한 이번 결정은 국제사회의 일치 단결을 보여주는 한편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제재 대상인 북한 측의 반응은 없습니까?

답) 네, 아직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박덕훈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제재위원회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한국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대사는 안보리 제재로 북한이 입게 될 타격에 대해, 북한은 반세기 이상 제재 속에서 살아왔지만 상관 없었다면서, 앞으로도 자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며, 따라서 제재를 해도 "끄떡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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