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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차관보, 일 납북자 가족 면담배경


미 국무부의 커트 캠벨 신임 동아태 차관보가 일본에서 납북자 피해 가족들을 면담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캠벨 차관보의 이런 움직임은 이번 순방을 통해 한국, 일본 등과의 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춘 행보로 보여지는데요.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우선 캠벨 차관보의 아시아 지역 순방 일정에 대해 전해주시죠.

답) 네. 캠벨 차관보는 지난 13일 하와이 호놀룰루를 시작으로 이미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문에 돌입했는데요. 16일과 18일 각각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고, 21일부터 23일에는 아세안지역 안보포럼에 참석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수행해 태국을 방문합니다. 이번 순방은 캠벨 차관보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만큼, 각국 고위 외교 당국자들과 상견례를 하고, 북한 핵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그런데, 일본에서는 납북자 가족과의 면담이 계획돼 있다지요? 현재까지 알려진 일정으로는 유일하게 특정 민간인 그룹과 만나는 것인데, 어떤 배경에서 이뤄지는 겁니까?

답) 앞서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2월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아시아 지역을 방문했었는데요. 당시에도 일본에서 북한에 납북된 일본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었습니다. 클린턴 장관의 이런 행보는 지난 해 전임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면서 일본에서 제기됐던 불만을 달래는 등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됐었는데요. 캠벨 차관보가 이번에 도쿄에서 납북자 피해 가족 대표들을 만나는 것도 같은 목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앞서 클린턴 장관은 텔레비전 쇼 프로 출연과 대학 강의 등 민간을 대상으로 한 외교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납북자 피해 가족을 만났다면, 캠벨 차관보는 이번에 민간 일정이 거의 없음에도 시간을 내서 이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문)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그동안 북 핵 6자회담에서도 민감한 정치 사안으로 작용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일본은 그동안 납북자 문제 해결을 요구하면서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거부했고, 북한은 이를 빌미로 일본을 6자회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미국은 지난 해 6자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습니다. 이번에 캠벨 신임 차관보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일부에서는 미국과 북한 간 경색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캠벨 차관보의 납북자 가족 면담 일정을 볼 때, 이런 국면 전환보다는 한국과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강조하고, 또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과 국제사회 현안에 관한 협력을 확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클린턴 장관의 아시아 순방 때와 달리, 캠벨 차관보의 이번 일정에 중국이 빠진 점도 눈에 띄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아마도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캠벨 차관보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 등 미국의 대북 정책 담당자들과 만나 북 핵 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이미 교환한 것이 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또 북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6자회담 당사국 장관들 간 별도 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렇다 해도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이번 순방의 일차적 목표로 삼은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문)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는 그동안 늘 미국과 북한 양측 당국자들 간 만남 여부가 관심이 돼 왔는데요.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답)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북한도 대표단을 파견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박의춘 외상이 아니라 외무성 대사 급이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주최국인 태국 정부가 박의춘 외상의 참석을 설득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이번 포럼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한 이유 등을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 측에 전달’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클린턴 장관이 북한 측 대표와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한 채 ARF 기간 중 양자 차원에서 많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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