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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자 북 억류 사태 전망


오늘, 13일은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이 북한에 억류된지 꼭 120일이 되는 날입니다. 현재 미국인들은 하루 빨리 여기자들이 풀려나 가족들의 품에 안기기를 고대하고 있는데요. 여기자 억류 사태가 장기화 되는 배경과 최근의 기류 변화를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먼저 미국인 여기자 억류 사태가 그동안 어떻게 전개됐는지 좀 정리해주시죠.

답)네, 미국인 여기자 사건은 지난 3월17일 미국 서부의 ‘커런트-TV’ 소속인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 두명이 두만강가에서 북한군에 체포되면서 시작됐는데요. 지난 6월8일 북한의 중앙재판소는 두 명의 여기자에게 ‘불법 월경’과 ‘적대행위’ 혐의를 적용해 12년 노동 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북한이 당초 기대와 달리 여기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계속 억류하고 있자 미국의 가족과 정치권은 ‘기자들을 하루 빨리 풀어주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문)가장 궁금한 것은 현재 여기자들이 어떤 상태에 있는가 하는 것인데요?

답)최근 미국 조지아 대학교의 박한식 교수가 평양을 방문해 북측 인사들과 만났는데요. 박 교수의 전언에 따르면 여기자들은 평양의 한 초대소에 머무르고 있다고 합니다. 또 여기자들은 지난 7일 가족에 전화를 걸어 ‘내가 북한 법을 위반했다’며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대개 형이 선고되면 바로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이 일반적인 예인데요. 이들은 그대신 초대소에 머무르고 있고 또 당국의 통제에 따라 가끔 미국의 가족에 전화를 걸 수 있는 상황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문)아무래도 여기자들이 북한 당국의 통제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다고 봐야 할텐데요. 여기서 여기자들이 말한 ‘북한 법을 위반했다,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 까요?

답)북한 법을 위반했다는 얘기는 굳이 해석을 가할 필요가 없는 대목이구요.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북한 당국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의도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정치적 해결을 원하니까, 북한도 여기자들을 교도소에 수감하지 않고 초대소에 머무르게 하는 것 같은데요. 좀더 구체적으로 북한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기를 바란다는 것인가요?

답)박한식 교수는 북한이 여기자들의 행동에 대해 미국 정부가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가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주기를 바란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문)그렇다면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답)미국은 북한이 여기자 문제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신속히 석방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미 국무부의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억류 두 기자를 사면해 즉각 석방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10일 “북한이 여기자들을 사면해 즉각 석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클린턴 장관의 사면석방촉구에 뒤이어 같은 날 10일 오후, 국무부 한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실제로 미국측 발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죠?

답) 그렇습니다. 이름을 밝히려 들지 않은 이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클린턴 장관의 발언이 북한에 대한 언질인지 아니면 북한과의 협상의 일부인지를 묻는 기자질문에 그 발언은, 단순히 미국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강구하겠다는 미국측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측 발언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답했습니다.

문) 그리고 그에 바로 앞서, 피 제이 크라울리, 국무부 공공문제 차관보도, 클린턴 장관의 13일 발언에 관해 논평하지 않았습니까?

답)그렇습니다. 크라울리차관보는, 자신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고 인정했다고 한 두 여기자 가족들의 말과 클린턴 장관의 발언이 부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의 사법제도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크라울리 차관보는 미국측 업저버들이 북한 사법절차에 대한 접근을 금지당했기 때문에 미국은 그간의 법적절차를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북한이 두 여기자가 법적 절차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발표한 이상, 미국은 단순히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이 가능한한 조속히 석방되기만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라울리차관보는 또 이번 사건을 모든사람이 유감으로 여긴다는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관해서는, 이번 사건은 분명히 안타깝고 후회스런 일이라며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 노력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한마디로 북한은 ‘정치적 해결’을 바라고 미국은 ‘인도주의적 해결’을 바란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가족들이 가장 애가 탈 것 같은데, 가족들은 어떻습니까?

답)당초 가족들은 북한을 자극하지 말고 조용히 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는데요. 북한이 12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하자 최근에는 언론과 각종 행사를 통해 석방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여기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는데요. 이 집회에 참석한 유나 리의 동생 지나 리는 “언니의 몸무게가 7kg이나 줄고, 목소리가 두려움에 떨리고 힘이 없는 것 같았다”고 크게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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