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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드니 핀더 국제뉴스안전협회 사무총장


미국의 로라 링과 유나 리 두 여기자가 북한에 억류된 지 1백일이 넘었지만 이들이 석방과 관련한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벨기에 브뤠셀에 본부를 둔 언론단체인 국제뉴스안전협회의 로드니 핀더 사무총장은 북한에 고위급 특사를 보내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핀더 사무총장을 인터뷰했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핀더 사무총장님. 먼저 국제뉴스안전협회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국제뉴스안전협회는 5년 전에 비영리 단체로 설립됐는데요, 전세계적으로 취재 중 사망하는 언론인들이 증가하는 데 따른 우려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이미 여러 언론 관련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었지만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언론인들의 안전을 돕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단체는 없었거든요. 저희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거나 그런 지역에 파견되는 언론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또 기금을 조성해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핀더 사무총장께서는 로라 링과 유나 리 두 기자의 북한 억류 사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네, 불행하게도 이 문제는 북한 대 언론인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대 미국의 문제라고 봅니다. 핵무기 협상 등 전체 배경을 볼 때 두 기자는 미-북 간 정치적 다툼의 와중에 북한의 손에 들어간 아주 유용한 선전선동의 무기인 것이죠.

) 미국 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두 여기자 억류 사태를 공론화 하는데 상당히 신중한 입장입니다. 그러한 접근이 맞다고 보십니까?

답) 최근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있던 `뉴욕타임스' 신문의 데이비드 로드 기자가 석방된 이후, 기자 인질의 공론화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보도관제가 이뤄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이를 최대로 언론에 알리기도 하는데요, 저는 상황에 따라 다른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상황의 핵심에 있는 측근들이 어떤 접근이 맞는지 가장 잘 안다는 것이며, 그들만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이들이 내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두 여기자 석방을 위해서 북한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개인적으로 북한이 이들을 몸값을 바라고 억류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 벌이는 포커와 같은 모험에서 정치적 볼모로 사용하기 위해 억류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북한의 최근 행동으로 볼 때 북한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들은 세계가 자신들을 직접 열리고 진지한 방식으로 다루기를 바라는 것이죠. 그런 맥락에서 미국 대통령의 권한을 부여 받은 고위급 특사가 북한에 파견된다면 두 여기자 석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만일 로라 링과 유나 리 두 기자가 이 방송을 들을 수 있다면 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답) 먼저, 그들이 방송을 듣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 단체 자문역 가운데 한 사람이 알렌 존슨 씨인데요,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BBC 방송' 기자로 활동하던 중 테러단체에 인질로 잡혔다가 4개월 만에 풀려났습니다. 그런데 존슨 씨는 석방 후 자신이 인질로 있을 당시 BBC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존슨 씨를 인질로 삼은 단체는 정부가 아니고, 존슨 씨도 국가 교도소에 수감됐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이 북한에 억류된 두 여기자의 경우와는 많이 다르겠죠.

하지만 그래도 이들이 방송을 들을 수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외부에서 그들이 석방될 때까지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북한 정부의 특성상 이 문제가 풀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두 사람은 특히 미국 정부와 언론단체들이 그들의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죠.

) 핀더 사무총장께서도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위험한 고비를 여러 번 겪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답) 네, 저는 AP와 로이터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했습니다. 남미를 제외하고는 전세계의 뉴스를 다 취재했지요. 지난 1983년 무렵이었는데요,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집권 1~2년도 채 안돼 마타벨레란드에 거주하는 자기 부족 내부의 반대자들을 대학살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저는 그 현장을 취재했는데, 외국 언론에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무가베 정부 군에 체포되는 것을 가까스로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위험한 상황에서 목숨을 구하는 행운을 맞았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언론인들이 단순히 행운에만 기대할 수 없는 훨씬 더 위험한 상황들이 많이 전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취재에 앞서 좀 더 전문적인 사전준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로드니 핀더 국제뉴스안전협회 사무총장과의 인터뷰를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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