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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본 조총련에 대북 투자 촉구


북한과 일본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가운데 북한이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투자 유치를 위한 홍보영화까지 만들었는데요, 북한이 왜 조총련의 투자를 유치하려 하는지 그 배경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의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가 제작한 북한경제 홍보영화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경제강국에로 나아가는 우리나라’라는 제목의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 해외투자 유치’ 대목입니다. 북한 무역성의 구본태 부상은 이 영화에 직접 나와 사망한 김일성 주석과 조총련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며 대북 투자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총련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생전에 계실 때 합영의 뜻을 높이 받들고 했는데, 합영이 은 (효과) 이 나도록 좀더 크게 작전해 나가면 고맙다는 것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조총련이 기획하고 총련영화제작소가 만든 이 영화는 유럽의 한 회사가 평양에 세운 ‘평스제약 합영회사’와 북한이 추진하는 시베리아 철도 연결 사업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철도 관계자입니다.

“두 나라 철도 책임자들이 모스크바에서 최종 수표를 하고 5월에는 나진-두만강 철도 개건과 나진항 개건을 위한 착공식을 하며, 두 나라가 협력해 올해 말에는 시험철도를 운행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총련이 이 영화를 제작한 것은 대북 투자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조총련은 지난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 내 가장 큰 해외 투자자였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조총련의 대북 투자와 북-일 간 무역이 급격히 줄어 들었다고 북한경제 사정에 밝은 일본 ‘주간동양경제’의 후쿠다 게이스케 기자는 말했습니다.

“1970년대에 일본에서 북한으로 가는 무역은 84억엔, 그러다가 80년도에는 8백50억엔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90년도에는 2백53억엔으로, 그리고 2002년에는 1백73억엔으로 줄어 들었습니다.”

‘90년대 조총련의 대북 투자가 줄어든 것은 일본인 납치 등 안보 문제가 불거진데다 조총련이 운영하던 금융기관이 파산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 1998년8월 일본 열도 상공으로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또 북-일 간에는 납치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북한 만경봉호의 입항을 금지시켰고, 이는 대북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조총련의 자금줄이었던 ‘조긴신용금고’도 파산 했습니다. 그동안 조총련은 이 금융기관을 통해 조성한 자금을 평양으로 송금하는 한편 계열 기업들을 지원해왔습니다. 그런데 1997년에 이 금융기관이 망하자 조총련의 대북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한반도 전문가인 후쿠다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1990년대 조총련의 경제력이 약해진 것은 조총련의 금고 역할을 해왔던 조은이 많은 불량채권을 지고 망했기 때문입니다”

이 금융기관의 파산은 조총련 계열 기업의 대북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동안 ‘동해상사’ 등이 조총련의 지원을 받아 북한에 기계류를 수출하는 한편 많은 대북 투자를 해왔는데, 이 기업도 1999년에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비록 홍보용이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오는 2012년까지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다시 구본태 북한 무역성 부상입니다.

“최신 과학기술 있잖습니까. 최신 과학기술에 기초해 우리 공업을 한 단계 현대화하는 겁니다. 이런 경제정책에 따라 투자 유치도 이런 방향으로 해야 하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발전을 하려면 대외전략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무엇보다 미국, 일본, 한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자금과 기술을 받아들여야 하며, 지금처럼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는 외부의 지원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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