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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북한서 미국 요술 선보인 살왜크 씨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또 어떤 얘기를 갖고 오셨나요?

(기자) 혹시 마술 좋아하십니까?

(진행자) 마술요? 어렸을 때부터 상당히 좋아했는데 나이가 든 지금도 종종 텔레비전에서 보게 되면 상당히 재미있더라구요? 그런데 실제로 보기는 힘들더군요.

(기자) 저는 어렸을 때보다 오히려 미국에 와서 더 많이 봤습니다. 미국에서는 아이들 생일잔치나 무슨 축전 같은데 가면 마술 쇼를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자주 볼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진행자) 북한에서는 마술을 요술, 마술사를 요술사라고 부른다고 하죠? 2001년에 조선요술협회가 설립됐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마는 북한 요술사들의 수준이 대단하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얼마 전에 세계마술사연맹의 도미니코 단테 부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했는데요. 북한 요술사들의 수준에 감탄했다고 합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최근 북한이 세계마술사연맹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단테 부위원장이 북한의 연맹 가입을 적극 돕기로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연맹에 가입하면 여러 국제 마술 축전에 정식으로 출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요. 가맹국들끼리 서로 자료를 교환하고 공유할 수 있다고 하네요.

(진행자) 북한에 요술사 가족도 있다고 하던데 북한이 세계마술사연맹에 가입하면 미국에서도 이들의 공연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기자) 김택성 씨 삼부자 말씀이군요. 김택성 씨는 북한 요술계의 대부로 조선요술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요. 요즘에는 무대 활동은 하지 않고 후배양성에 전념하고 있는데, 두 아들이 아버지 기술을 전수받아 요술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요술은 미국이나 남한의 마술과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네요.

(기자) 얼마 전에 북한을 방문해서 북한의 요술을 구경하고, 또 미국의 요술을 선보이고 돌아온 미국인이 있는데요. 영문학과 교수면서 마술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캘리포니아 시트러스 대학의 데일 살왜크 씨인데요. 오늘 살왜크 씨의 얘기,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진행자) 재미있을 것 같군요? 부탁합니다.

보자기 속에서 꽃이 피어나고, 빈 손바닥에서 카드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마술계의 신사’ 데일 살왜크 씨…… 수십 년 동안 현란한 마술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왔는데요. 얼마 전 북한 관객들에게 멋진 마술을 선보이고 돌아왔습니다.

//살왜크 씨//
“약 2년 반 전에 한국인 친구 한 명이 지나가는 말처럼 북한을 방문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제가 가고 싶다고 했죠. 별로 자세히 묻지도 않고요. 그랬더니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다시 연락한다고요.”

살왜크 씨는 그 친구의 얘기가 나온 지 2년 반이 지난 올해 4월에 드디어 북한을 방문했는데요. 고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4월의 봄 친선 예술축전’에 참가했습니다.

//살왜크 씨//
“2년에 한번씩 평양에서 봄 친선 예술축전을 여는데요. 다른 나라 예술가들과 공연가들을 초청하는데 주로 아시아와 유럽 사람들이죠. 저와 함께 간 일행 중에서 미국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수 없이 많은 나라를 여행한 살왜크 씨지만 북한 방문 경험은 특별했습니다.

//살왜크 씨//
“가장 특기할 만한 사실은 제가 북한에 머문 엿새 동안 외부세계와 완전히 단절돼 있었다는 거에요.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그런 적은 처음이었죠. 하지만 별로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통제 받을 거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고, 잘 아는 사람들과 같이 갔으니까요. 전 새로운 걸 보고 배우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북한에 갔습니다. 북한이 저희들의 방문을 어떤 식으로 이용할지, 저희 방문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는 아직 모르지만요. 제 입장이나 마술계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매우 긍정적인 방문이었습니다. 저희들이 북한 요술사들과 처음으로 교류를 한 거니까요. 이 같은 교류를 통해 언젠가 북한 요술사들을 서방 세계로 초청할 날이 왔으면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살왜크 씨는 북한에서 두 차례 공연을 했는데요. 미국이나 서방 관객들처럼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북한 관객들이 예의 바르게 박수로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살웨크 씨는 마술사, 즉 북한 요술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살왜크 씨//
“북한 요술사들의 독창성이나 작품성뿐만이 아니라 전문가 의식 또한 놀라웠습니다. 북한의 경우 다른 요술사들의 공연을 보거나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죠. 대부분 상상력과 창의성에 의존해야 하는데요. 북한 요술사들의 공연은 굉장히 형식을 따르고, 춤이 많이 들어가고 의상도 화려했습니다. 공연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여 있고요. 그리고 꼭 어떤 주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수 틀과 댕기를 이용한 마술이 있었는데요. 자수 틀에 그림이 마술처럼 나타나는데 나중에 다 모아놓으니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이 되더군요.”

살왜크 씨는 다섯 살 때 친구의 생일잔치에서 마술사의 묘기를 처음 본 이후, 마술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살왜크 씨//
“저희 아버지가 리플리의 ‘남자 아이들을 위한 마술’이란 책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어머니랑 저랑 식탁에 앉아서 마분지랑 테이프랑 플라스틱 등을 이용해 마술도구를 만들고 연습을 했습니다. 10살 때 처음 돈을 받고 마술 쇼를 했는데요. 제 생일잔치에서 제가 직접 마술을 선보이고, 부모님한테 2달러를 받았죠. 그게 시작이었어요.”

그 뒤 살왜크 씨는 학교와 지역모임, 교회 등에서 꾸준히 마술 공연을 해오면서, 지금은 미국에서 손 꼽히는 마술사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살왜크 씨는 전통 마술을 하는데요. 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전혀 말을 하지 않고 몸놀림으로만 마술을 보여줍니다. 살왜크 씨는 캘리포니아 시트러스 대학에서 36년째 영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한데요. 마술과 문학이 서로 균형을 이루며 살왜크 씨의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살왜크 씨//
“전 어떤 교수든 비밀스런 삶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합니다. 거꾸로 어떤 마술사든 비밀스런 삶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하죠.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요. 두 가지가 서로 보완작용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 마술은 제가 강의실이나 학문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고 새로운 힘을 충전시켜 줍니다. 마술은 매우 창의적인데요. 마술을 하면서 굉장히 큰 기쁨을 느낍니다.”

살왜크 씨는 지난 해 ‘인생을 가르치며’란 책을 발표하는 등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한데요. 가르치는 일과 책을 쓰는 일, 그리고 마술을 하는 일, 이 세 가지가 인생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었다며, 그 일을 모두 하며 사는 자신은 행운아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살왜크 씨, 해보고 싶은 일을 지금 다 하고 있으니 정말 행운아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네요. 오늘 얘기를 듣다 보니 갑자기 마술 쇼가 보고 싶어지는데요. 살왜크 씨의 마술도 물론 궁금하지만, 북한 요술사들의 공연, 하루 빨리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군요.

(기자) 네. 저도 그렇습니다. 언젠가는 워싱턴에서 북한 요술사들이 공연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때 함께 가시죠.

(진행자) 그러죠. 부지영 기자, 수고하셨고요. 다음 시간에 더욱 흥미로운 소식 부탁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진행자) 자,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뉴욕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인질극 영화가 나왔습니다. ‘펠햄 123호의 납치(The Taking of Pelham 1-2-3)’, 한국에서는 ‘펠햄 123호’란 제목으로 개봉된 영화인데요. 1974년에 같은 제목으로 나왔던 영화를 새로 제작한 것입니다. ‘펠햄 123호’, 과연 어떤 영화인지, 김현진 기자, 소개 부탁합니다.

월터 가버는 뉴욕 시 지하철 통제센터의 운행과장입니다. 가버가 하는 일은 보통 지하철 고장이나 탈선, 신호 오작동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인데요. 어느 날 전혀 뜻밖의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펠햄발123호가 갑자기 멈춰선 것입니다.

가버는 곧 보통 상황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되는데요. 총을 가진 괴한이 펠햄 123호를 납치하고 승객들을 인질로 붙잡은 겁니다.

라이더라고 밝힌 납치범은 가버가 아닌 다른 사람과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고요. 1시간 안에 1천만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1분에 1명씩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합니다.

납치범이 요구한 시간 몇 분을 남겨놓고 현금 수송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고요. 납치범 라이더는 승객들을 사살하기 시작합니다. 가버는 지하철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납치범들과 직접 대면하겠다고 나서는데요. 납치범들의 음모가 드러나면서 이들이 요구한 몸값 1천만 달러는 미끼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새 영화 ‘펠햄 123호’는 지난 1974년에 나온 같은 제목의 영화를 다시 제작한 것인데요. 2009년판을 연출한 토니 스캇 감독은 영화 대부분의 장면이 납치범 라이더와 지하철 운행과장 가버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으로 채워지는 가운데 관객들이 긴장감을 놓지 않도록 영화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스캇 감독은 힘든 영화였다고 고백했는데요. 영화의 3분의 2가 두 사람이 전화로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기 때문이란 겁니다. 불안하고 긴장된 분위기를 유지하기가 어려웠다는 거죠. 토니 스캇 감독은 특수효과에 의존하기 보다는 영화를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인데요. 실제로 뉴욕 지하철이 다니는 철로에서, 실제 차량을 이용해 영화 ‘펠햄 123호’를 촬영했습니다.

스캇 감독은 뉴욕 시는 영화의 세 번째 등장인물이나 다름 없다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는데요. 영화 시작 부분을 불안과 광란의 분위기로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란 겁니다.

납치범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운행과장 가버 역은 댄젤 워싱턴 씨가 맡았는데요. 워싱턴 씨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 가버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 연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네요.

가버는 전혀 특징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연기하기가 힘들었다는 건데요. 그저 열심히 일하는 보통 사람이란 것입니다.

1974년에 나온 원작 영화에는 월터 매서 씨가 가버 역을 맡았고 납치범 라이더 역은 로버트 쇼 씨가 맡았는데요. 새 영화에서 라이더 역은 존 트라볼타 씨가 맡았습니다. 하지만 가버 역의 댄젤 워싱턴 씨는 새 영화가 원작영화와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씨는 뉴욕 지하철에서 일어난 인질극이란 점만 같을 뿐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자신이 연기한 가버와 35년 전에 월터 매서 씨가 연기한 가버는 별로 비슷한 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1974년 영화에서 가버는 지하철 직원이 아니라 경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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