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문화의 향기] 대공황 시대 구제법으로 시작된 미술 전시회, 워싱턴 미국미술 박물관서 열려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또 어떤 얘기를 갖고 오셨나요?

(기자) 오늘은 그림 얘기인데요. 지금으로부터 75년 전이죠? 1934년 미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진행자) 1934년이라면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이고,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배 아래 있었던 때구요? 전세계적으로 대공황을 겪던 시기 아니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때였죠. 요즘 아무리 경기가 나쁘고 힘들다고 해도 그 때보다는 훨씬 나은 겁니다. 1934년 초 미국의 실업률은 25 퍼센트에 가까웠는데요. 근로 인구 4명 가운데 한 명이 실직자였다는 얘기입니다.

(진행자) 지난 5월 현재 미국의 실업률이 9. 4 퍼센트니까 지금의 두 배 이상이었네요.

(기자) 당시에는 맞벌이 부부가 드물었거든요. 실직자들의 대부분이 남자들, 즉 가장들이었기 때문에 그 만큼 생활이 어려웠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더 힘들었는데요. 사람들이 먹고 살기에 급급하다 보니, 음악회에 가거나 미술 작품을 사들일 만한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미술가들 중에 배 고픈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진행자)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이라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대적인 경기회복 정책을 시행했는데 미술가들을 위한 정책은 없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연방긴급구제법의 일환으로 공공미술사업계획 (PWAP)이 시행됐는데요. 미술가들에게 관공서나 도서관 같은 공공 건물을 장식할 수 있는 작품들을 제작해 달라고 의뢰했던 거죠. 미술가들에게 일거리를, 시민들에겐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도에서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계획의 일환으로 제작된 미술 작품 전시회가 요즘 워싱턴의 미국미술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소식 전해드릴까 합니다.

(진행자) 부탁합니다.

1933년 겨울 미국인들은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대공황이 시작된 지 5년째…… 치솟는 실업률을 반영하듯 무료 배급소 앞에는 실직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동북부 지방은 기록적인 강추위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배고픈 미국인들의 주머니에 잔돈 몇 푼이라도 넣어주려고 연방정부는 긴급구제법을 시행했는데요. 미술가들에게도 이 법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를 둘러싸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나 원 참, 그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당시 긴급구제법 책임자였던 해리 홉킨스 차관의 말이었는데요. 미국미술 박물관의 조지 거니 씨에 따르면 홉킨스 차관의 이 말 한 마디로 공공미술사업계획 (PWAP)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거니 씨//
“공공미술사업계획은 미국 연방정부가 전국적인 차원에서 미술가들을 지원한 최초의 사업이었습니다. 당시 미술가들 가운데 2만 명이 일이 없어 힘들어 했던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그 가운데 3천5백 명 정도가 혜택을 받았습니다.”

1934년 초 4개월 동안 진행된 이 계획으로1만5천여 점이 넘는 작품이 나왔는데요. 당시 미술가들에게 지급된 예산은 총 1백18만4천 달러, 작품 한 점 당 평균 77달러 정도였습니다. 정부 전체 예산을 놓고 보면 얼마 되지 않는 액수지만 작가 개개인에겐 상당히 괜찮은 대우였습니다.

//거니 씨//
“실력에 따라 미술가들을 3등급으로 분류했죠. 수준이 높은 1등급 작가와 중간 수준인 2등급 작가, 그리고 노동자로 말입니다. 공공미술사업계획의 골자는 미술가들이 일반 국민들을 위한 작품을 만든다는 거였습니다. 연방정부가 미술가들을 지원해서 작품을 제작하게 하고, 완성된 작품은 국가의 소유로 공공건물에 전시한다는 거였죠. 그림, 조각, 공예, 벽화 등 여러 분야가 다 포함됐는데요. 벽화를 그리려면 여러 가지 잡일을 할 일꾼이 있어야 하니까 노동자들도 필요했던 거죠.”

작품의 크기나 소재는 작가 마음대로였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미국의 모습을 담아달라고 권장했는데요. 덕분에 1934년 작품들은 당시 미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니 씨//
“미술가들이 뉴욕에 많이 모여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뉴욕에 관한 작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뉴햄프셔 주에서 캘리포니아 주까지, 뉴멕시코 주에서 미네소타 주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하게 미국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겨울 풍경이 많은 건 겨울에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공공미술사업계획이 시행된 게 겨울이었으니까요.”

대공황 시기에 미술가들을 돕기 위해 시행된 공공미술사업계획 (PWAP), 이 계획을 통해 나온 작품들은 백악관과 미 의회 의사당, 내무부 등 워싱턴의 연방청사 건물, 또 미국 전역의 도서관, 우체국 등 공공건물 벽에 걸려 방문객들을 즐겁게 했는데요. 현재 미국미술 박물관이 그 가운데 1백60여 점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거니 씨//
“저희가 보관하고 있는 작품들은 내무부 산하 미국 국립공원 서비스와 노동부에서 온 겁니다. 1960년대에 저희 수중에 들어왔는데요. 아마 당시 누군가가 소중한 기록이라고 생각해서 넘긴 것 같습니다. 박물관에서 보관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를 해와서 저희가 받아서 관리하고 있죠. 하지만 지금도 정부 청사에 걸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오면 빌려줍니다.”

거니 씨는 미국미술 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던1934년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기획했는데요. 미국이 또 다른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전시회를 열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거니 씨//
“지난 여름에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1934년에 그려진 작품들이 많으니까 한 자리에 모아놓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박물관에 몇몇 작품이 걸려 있었지만 한 자리에 모은 적은 그 동안 없었거든요. 창고에 보관중인 작품도 많았고요. 우연이지만 적절한 시기에 전시회를 열게 됐네요. 전시회를 기획할 때는 경제가 이렇게 나빠질 줄 몰랐습니다.

‘1934년: 미술가들을 위한 뉴딜’이란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 자연, 도시 생활, 여가 등 여덟 가지 소주제로 분류돼 전시되고 있는데요.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뉴욕 리틀 이태리의 거리 풍경에서부터 콜로라도 로키 산맥의 풍경, 얼음 공장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에서부터 빨래를 널며 담소를 나누는 아낙네들의 모습, 아이들이 얼음을 지치는 모습에서부터 이발소 풍경까지 다양한 미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거니 씨//
“여기 있는 작품들은 일종의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과거의 기록이죠. 그런 면에서 매우 가치가 큰 작품들입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시대를 엿볼 수 있게 해주니까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작품들이랍니다.”

(진행자) 네, 부지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힘든 시절에 나왔으니까 분위기가 어두운 작품이 많을 것 같은데, 꼭 그렇지 만도 않은가 봐요?

(부) 오히려 밝은 분위기의 작품이 많았습니다. 뭐랄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특히 샌프란시스코 만의 금문교 건설 모습을 담은 그림이 인상에 남던데요. 굴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인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그 그림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특히 마음에 들어 해서 백악관 벽에 걸어놓았었다고 하네요.

(진행자) 네, 오늘도 수고하셨고요. 다음 시간에 더욱 흥미로운 소식 부탁 드립니다.

(진행자) 자,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영원한 도시……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별명이기도 한데요? 이 영원한 도시 로마를 배경으로 한 모험 영화가 새로 나왔습니다. ‘천사와 악마들’이란 제목의 영화인데요. 미국의 인기 작가 댄 브라운 (Dan Brown) 씨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어떤 영화인지 정주운 기자, 소개 부탁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의 과학연구소에서 우주 탄생을 재현하는 빅뱅 실험이 실시됩니다. 물리학자 실바노 베트라와 딸 비토리아는 이 실험을 통해 강력한 에너지원인 반물질을 얻어내는데요. 실험에 성공했다는 기쁨도 잠시, 연구소에 침입한 괴한에 의해 아버지 실바노는 살해되고 반물질은 사라집니다.

한편 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 교황청에서는 새로운 교황을 뽑기 위한 의식이 거행되는데요. 이 의식을 앞두고 유력한 교황 후보 네 명이 비밀 결사대 일루미나티에 의해 납치됩니다. 일루미나티는 과학을 탄압하는 교황청에 대항해 4백 년 전에 결성된 비밀조직인데요. 저녁 8시부터 한 시간에 한 명씩 교황 후보들을 살해하고, 자정이 되면 바티칸 시티 전체를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합니다.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로마에 온 하바드 대학교 기호학자 로버트 랭든, 과연 랭든은 교황 후보들을 찾아내고 바티칸 시티를 폭파 위협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인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이 역사 깊은 로마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영화 ‘천사와 악마들’은 작가 댄 브라운의 또 다른 소설을 영화화한 ‘다빈치 코드’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편에 이어서 톰 행크스 씨가 주인공 로버트 랭든 역을 맡았습니다.

로마에서는 그냥 뛰는 것 조차 힘들었다고 행크스 씨는 말했습니다. 도로는 울퉁불퉁 자갈이 깔려있고, 계단은 규격이 맞지 않아 길 한번 건너는 연기도 어려웠다는 건데요. 다들 큰 상처 없이 촬영이 끝난 걸 보면 신의 가호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 행크스 씨는 말했습니다.

영화 연출 역시 ‘다빈치 코드’를 감독한 론 하워드 씨가 맡았는데요. 하워드 감독은 교황청의 도움 없이 영화를 만들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로마에서 촬영을 할 때 시 당국의 허가를 받으면 공식적으로는 교황청이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다고 하워드 감독은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특정 교회를 배경으로 촬영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는 겁니다. 하워드 감독은 항의할까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그래도 성공적으로 영화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교황청 대변인은 영화 홍보를 위해 지어낸 얘기라며, 하워드 감독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하워드 감독은 영화 ‘천사와 악마들’의 내용 가운데 가톨릭 신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작가 댄 브라운 씨의 소설에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란 것입니다.

하워드 감독은 댄 브라운 소설에서 그 같은 논란이나 토론이 나오지 않는다면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일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작가 댄 브라운 씨는 논란이 벌어지는 걸 환영하지만, 소설 속에 나오는 내용이 모두 사실은 아니라고 경고했습니다.

실제 사실을 중심으로 하지만 주변 얘기는 모두 지어냈다는 건데요. 어떤 얘기가 사실이고, 어떤 얘기가 허구인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했으면 하는 것이 브라운 씨의 바램입니다. 브라운 씨는 영화가 매우 잘 만들어졌다며, 관객들이 많은 의문을 안고 영화관을 떠나게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청 관계자 카메렌고 신부 역은 이완 맥그레거 씨가 맡았는데요. 맥그레거 씨는 영화 극본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며, ‘천사와 악마들’에 출연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천사와 악마들’에는 미국 배우 톰 행크스 씨와 스코틀랜드 출신인 이완 맥그레거 씨 외에도 이스라엘, 이탈리아, 스웨덴 등 다국적 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관련뉴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