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미국 안에서 확산되는 일자리 나누기 제도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지난 시간에 경제 위기를 맞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미국 사람들의 모습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개인들뿐만이 아니라 회사들도 경기 침체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름대로의 방법을 고안해내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기업들이 동원하는 일반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종업원을 줄이는 것이죠? 자주 말씀드립니다만 미국의 실업률은 근 26년래 최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향을 거슬러 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해 주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문) 이런 시도를 영어로는 ' JOB SHARING’ 한국말로는 ‘일자리 나누기’라고 하죠?

(답) 그렇습니다. 원래 이 일자리 나누기의 개념은 이런 것입니다. 한 회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종업원을 해고해야 되는데요, 만일 모든 종업원들이 임금이나 복지 혜택 등을 축소함으로써 비용을 줄여준다면 회사가 종업원을 해고할 필요가 없겠죠? 이런 것을 바로 일자리 나누기라고 합니다.

(문) 이런 일자리 나누기 제도는 기존의 고용 상태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기업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 외에도 다른 여러 부수 효과를 볼 수 있겠죠?

(답) 물론입니다. 일단 해고되는 근로자들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반발을 막을 수 있겠고요, 회사로서는 직장을 나가는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에 대한 부담에서도 자유로워지겠죠? 그리고 현재는 상황이 좋지 않지만,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사람을 다시 뽑아야 하는데요, 신규 고용을 하고, 신규 고용된 인력에 대한 훈련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경비가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 일자리 나누기 제도를 실행하게 되면, 이런 비용도 들어갈 필요가 없게된다는거죠.

(문) 일부 전문가들은 이 제도의 가장 큰 미덕으로 먹고 살기가 어려운 때에 종업원들을 내보내지 않는 것이 도덕적으로도 옳다는 점을 꼽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과거에도 이런 일자리 나누기 제도가 시행된 적이 있었죠?

(답)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지난 80년대 초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들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전미자동차 노조는 근로 시간의 조정없이 임금 감축과 유급휴가 폐지로 일자리 보전에 나선 적이 있었습니다.

(문) 하지만 전통적으로 미국 기업들에게 이런 방식의 고용유지 방법은 낯설지 않을까 싶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근로시간이나 임금 등을 조정하는 방법보다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직장 문을 닫는 방법을 선호한 것이 사실입니다.

(문) 반면에 유럽의 나라들 가운데는 이런 일자리 나누기를 이미 채택한 나라들이 상당수 있죠?

(답) 네, 이런 일자리 나누기가 제일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는 나라는 독일과 프랑스입니다. 먼저 독일의 경우를 살펴 볼까요? 유명한 자동차 회사죠? 폴크스바겐 사는 지난 1993년과 95년 그리고 99년에 노조와 일자리 나누기 협약을 맺었습니다.

(문) 이 협약에서 노조는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근로 시간과 임금을 줄이는 조치에 합의했죠?

(답) 그렇습니다. 이를 통해서 폴크스바겐 사는 종업원들을 대거 해고하는 상황을 피했고요, 비슷한 비용으로 기존 생산 인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죠. 이후 독일 금속연맹에 속하는 많은 자동차와 철강 업체들이 이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서, 종업원 해고를 막으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문) 프랑스와 일본에서도 이런 일자리 나누기 정책이 실시되지 않았나요?

(답) 네, 먼저 프랑스에서는 이를 위해서 법정 근로 시간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많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법정 근로 시간을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였고요, 기업들은 이에 화답해서 해고를 최소화했죠? 일본에서는 다국적 기업인 IBM사에서 근무 시간을 평소 시간의 60% 수준으로 줄이고, 기본 임금도 삭감함으로써, 일자리 나누기 운동에 동참한 바 있습니다.

(문) 미국 같은 경우는 주당 근로 시간을 20%에서 40% 정도 줄이고 근로자들의 줄어든 임금의 절반 정도를 주 정부가 보장해 주는 방법이 일반적이라고 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주마다 차이가 있기는 한데요, 가령 매 주 600달러 정도를 받던 노동자가 직장을 잃으면, 실업 수당으로 대략 매 주 300달러 정도를 받게 된답니다. 그런데 이 일자리 나누기 조치를 취하게 되면 근로자는 해고되지는 않지만 근로 시간이 대략 20% 정도 줄어들게 되는데요, 근로 시간이 줄어 드니까, 임금도 줄어 주급이 480달러가 된답니다. 평상 시보다 주급이 약120달러 정도가 줄어드는 거죠? 그런데 이 차액의 절반 정도를 주 정부가 실업 기금에서 지원해 줘서 주급이 540달러가 되다고 합니다.

(문) 일자리도 보장받고, 받는 돈도 540달러라면 그다지 나쁜 상황은 아니군요?

(답) 사실, 이 정도면 나쁜 것이 아니라, 지금 같은 때엔 아주 훌륭한 혜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 정부가 일자리 나누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소득세를 줄여주고, 또 일하는 시간이 줄어 들면서 따라오는 비용 감소분을 생각한다면, 노동자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볼 것이 없는 좋은 정책이 바로 이 일자리 나누기라고 할 수 있겠죠.

(문) 기본 취지나 외부에 나타나는 효과로 보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제도로 생각되는데, 생각 외로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주는 적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 안에서는 17개 주가 이 일자리 나누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회사들이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요, 또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주도 적다고 합니다. 이렇게 참여하는 주가 적은 이유는 일단 경기가 좋았던 시절에는 각 주정부가 이런 제도를 생각해볼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요, 또 이런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이를 관리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선뜻 이 제도를 시행하기를 주저했다고 하는군요.

(문) 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이 제도가 주는 혜택이 행정 부담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제도를 채택하는 주 정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코네티컷 주 같은 경우 이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1년 전에 250명에서 현재는 5천명으로 늘었고요, 워싱턴 주에서도 1년 전의 6천 39명에 비해 현재는 3만 9천 119명이 이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합니다. 메사추세츠 주도 많이 늘었네요? 현재 1만 127명이 이 제도에 참여해 1년 전의 621명보다 훨씬 늘었다고 합니다.

(문)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참 어려운 시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때에, 자신이 조금만 희생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직장을 유지할 수 있게만 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