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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벤 클라이번 피아노 경연대회서 아시아계 수상 휩쓸어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또 어떤 얘길 갖고 오셨나요?

(기자) 지난 주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가 세계를 제패한 일이 있었죠. 혹시 어떤 일이었는지 기억하십니까?

(진행자) 세계를 제패했다고요? 지리적인 세계를 의미하는 건 아닐 테고, 어떤 세계였을까요?

(기자) 음악 세계 말인데요. 그 중에서도 피아노 세계 얘기입니다.

(진행자) 밴 클라이번 피아노 경연대회 얘기군요. 3주 동안의 강행군 끝에 지난 주 막을 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인 참가자와 일본인 참가자가 공동으로 우승했고요. 한국의 피아노 신성 손열음 씨가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니까 한중일 세 나라 연주자들이 시상식을 휩쓴 거죠.

(진행자) 최근 들어 동양인들이 고전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네요.

(기자) 그렇죠? 이번 밴 클라이번 피아노 경연대회는 한중일 3나라가 휩쓸었다는 점도 특징이지만 특히 시각장애인이 우승을 했다는 점에서도 화제였습니다. 중국의 하오친 장 씨와 함께 공동우승한 일본의 노부유키 츠지 씨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거든요. 밴 클라이번 대회 사상 시각장애인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문화의 향기’, 오늘 시간에는 여러 가지 화제 속에 끝난 밴 클라이번 피아노 경연 대회 소식 전해드릴까 합니다.

(진행자) 밴 클라이번 피아노 경연대회……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이 대회는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폴란드의 쇼팽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피아노 경연대회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예선에서부터 최종 결선까지 무려 5차례나 무대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호되기로 유명한데요. 지난 주 수상자 발표와 함께 3주 동안 계속됐던 열전의 막이 내렸습니다.

최종 결선 진출자 6명 가운데 상위 입상자 3명의 이름이 발표되자 청중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축하를 보냈는데요. 한국의 손열음, 중국의 하오친 장, 일본의 노부유키 츠지……. 모두 아시아계였습니다. 수상자 발표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리차드 로진스키 클라이번 재단 회장…… 뜻밖의 발언으로 청중을 놀라게 합니다.

//로진스키 회장//
“3위 수상자는 없습니다.”

3위 없이 2위에 한국의 손열음 씨가 호명됐고요. 중국의 하오친 장 씨와 일본의 노부유키 츠지 씨가 공동우승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번 대회 심사위원들 가운데 한 사람인 베이다 카플린스키 씨는 츠지 씨가 공동우승자로 선정된 것은 전적으로 음악성이 뛰어나서라고 밝혔습니다.

//카플린스키 씨//
“츠지 씨가 시각장애인이라서 우승한 것이 아닙니다. 연주가 뛰어나서죠. 시각장애인이라서 봐준 건 없습니다. 대회 측으로부터 다른 사람과 동등한 기준에서 판단하란 지시를 받았고요. 츠지 씨 자신도 다른 참가자들과 똑같이 대해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카플린스키 씨는 츠지 씨가 연주한 쇼팽의 연습곡이 매우 훌륭했다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날 때부터 시각장애인이었던 츠지 씨는 네 살 때 어머니가 들려준 쇼팽의 음반을 듣고 장난감 피아노로 연주를 하면서 피아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7살 때 일본 시각장애학생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입상했고요. 12살 때는 유명 음악당인 도쿄의 산토리 홀에서 독주회를 갖는 등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을 드러냈습니다.

카플린스키 심사위원은 공동우승자인 하오친 장 씨에 대해 순수하고 정직한 연주자라고 평했습니다. 그리고 음악에 완전히 빠져있는 연주자란 것입니다.

//카플린스키 씨//
“연주가 자연스럽게 흐르고 취향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어요. 19살 나이에 이처럼 어려운 대회에 나와서 잘 견디고,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고 최선의 연주를 보였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하오친 장 씨의 이번 대회 마지막 연주곡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는데요. 어렵기로 유명한 곡입니다.

하오친 장 씨는 이번 대회가 매우 힘들었다며, 하루 빨리 평상시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했습니다.

//하오친 장 씨//
“앞으로 많은 관심을 받더라도 그냥 저 자신으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번 일로 제 자신이 나쁜 쪽으로 변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음악 앞에, 그리고 위대한 음악인들 앞에 항상 겸손한 태도로 서고 싶습니다. 겸손함을 잃지 않아야 계속 배우고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2위에 오른 한국의 손열음 씨는 우승을 놓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세계적인 대회에 선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손열음 씨//
“이 콩쿠르는 전 세계로 방영이 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 연주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손열음 씨는 준결승에서 타카치 4중주단과 함께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해 가장 뛰어난 실내음악 연주에 주어지는 체임버 뮤직상도 함께 수상했는데요.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올해 23살인 손열음 씨는 1997년 차이코프스키 청소년 국제콩쿠르 최연소 2위, 2002년 비오티 국제 콩쿠르 1위에 입상하는 등 실력 있는 젊은 연주자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손열음 씨는 동양인들이 서양 음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현상에 대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손열음 씨//
“이제 현대 사회에서는 지구촌화 되고 있고 사회가 점점 하나가 되어가고, 동양인들의 일상 생활 자체도 많이 서양화가 됐기 때문에 서양음악을 하는데 있어서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 수상자들은 메달과 함께 미화 2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는데요. 앞으로 3년 동안 미국 순회 연주와 음반 녹음 기회 또한 갖게 됩니다.

밴 클라이번 피아노 경연대회는 미-소 냉전시대인 195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국인 피아노 연주자 밴 클라이번을 기리기 위해 시작됐는데요. 1962년부터 매 4년마다 한 번씩 미국 텍사스 주 포트 워스에서 개최됩니다. 한인 입상자는 지난 2005년 2위를 수상한 조이스 양 씨에 이어 이번에 손열음 씨가 두 번째 입니다.

(진행자) 부지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탈북자 출신 피아노 연주자 김철웅 씨의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 피아노 연주자들의 실력도 대단하다고 하는데요. 앞으로는 북한 연주자들도 참가해서 한중일 3나라가 아니라, 남북한이 이 대회를 휩쓸게 된다면 좋겠죠?

(기자) 네. 북한 출신 연주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 저도 하루 빨리 보고 싶습니다.

(진행자) 부지영 기자 수고하셨고요. 다음 시간에 더욱 흥미로운 소식 부탁 드립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미국에서는 베철러 파티 (bachelor party), 즉 총각 잔치라고 해서 결혼식을 앞둔 신랑이 친한 친구들과 한바탕 신나게 놀거나 여행을 다녀오곤 하는데요. 총각 잔치 여행에 나선 네 남자가 술에 취해 큰 소동을 겪는다는 내용의 영화가 개봉됐습니다. 제목이 ‘행오버 (Hangover)’인데요. 숙취, 그러니까 아주 술에 흠뻑 취했다는 뜻이죠? 새 희극 영화 ‘행오버’, 어떤 영화인지 정주운 기자, 소개 부탁합니다.

스튜와 필, 알랜, 그리고 더그…… 절친한 친구 사이인 네 남자가 자동차 여행에 나섭니다. 결혼을 앞둔 더그에게 총각 잔치를 열어주기 위해서인데요. 도박의 도시 라스 베가스에 도착한 네 사람…… 평생 못 잊은 밤이 될 거라며 신나게 놀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남자들…… 마치 회오리 바람이 지나간 듯한 호텔 방을 보고 경악하는데요. 가구는 부서졌고, 벽에는 구멍이 나있을 뿐 아니라 웬 닭 한 마리가 방안을 활보하고 있습니다. 화장실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으르렁대고 있고요. 벽장에서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게다가 스튜는 이까지 하나 빠진 상태였는데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더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늘 결혼식을 올려야 할 신랑 더그가 사라져버린 사태에 세 남자는 당황하는데요. 호텔 어디를 찾아봐도 더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더그를 찾기 위해 나선 세 사람…… 과연 더그는 오늘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까요?

결혼식 날 실종된 신랑 더그 역은 저스틴 바사 씨가 맡았는데요. 바사 씨는 남은 세 남자가 얼마나 광란의 밤을 보냈는지 차차 밝혀지면서 영화가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고 말합니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는 건데요. 자동차 짐칸에서 벌거벗은 남자가 튀어나와 주먹을 휘두르는 등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이 많다고 합니다.

치과의사인 스튜 역은 에드 헴스 씨가 맡았습니다. 스튜는 3년 동안 사귄 여자 친구가 있는데요. 밤 사이에 생전 모르는 여자와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신랑 더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필 역은 브래들리 쿠퍼 씨가 맡았는데요. 필은 더그를 위해 남자들만의 여행을 계획한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신랑 더그의 처형이 될 알랜 역은 잭 갈리패너키스 씨가 맡았는데요. 갈리패너키스 씨는 촬영장에서 즉흥적으로 연기한 장면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갈리패너키스 씨는 희극 영화 감독들은 즉흥 연기를 원하기 마련이라며, 즉흥적으로 연기한 장면이 많았다고 말했는데요. 원래 극본도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 연기하다 보니 상황에 따라 대사가 바뀐 경우가 많다는 거죠.

숙취란 뜻의 새 영화 ‘행오버’를 연출한 토드 필립스 씨는 희극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입니다. 전통적인 사람이란 의미를 지닌 ‘올드 스쿨’, 도로 여행이란 뜻의 ‘로드 트립’ 등의 영화로 흥행 감독의 대열에 오른 사람인데요. 필립스 감독은 실제 라스 베가스 모습을 담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며, 촬영 세트가 아니라 라스 베가스 현지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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