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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폭풍 겪는 이란 정국


이란이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극도의 혼란 상태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13일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재선 소식이 전해진 뒤 선거부정과 무효화를 주장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어제 (15일)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개혁파, 무사비 후보 지지자들의 항의 집회 중 친정부 무장세력이 발사한 총탄에 적어도 7 명이 사망하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일부 투표함에 대한 재개표를 지시했지만 무사비 측은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세계 주요 언론들, 연일 이란의 대선 이후 상황을 크게 보도하고 있는데요. 시위규모가 엄청났죠?

답) 그렇습니다. 외신들에 따르면 테헤란에서 벌어진 시위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거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지난 13일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 지지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무사비 지지자들은 테헤란 시내 곳곳에서 폐타이어나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고 돌을 던지며 연일 시위를 벌였습니다. 격렬한 시위 현장 소리 들어보시죠.

문) TV 화면을 통해서도 시위 장면을 봤습니다만, 시위대나 이를 진압하는 경찰이나 아주 격앙된 모습이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무사비 후보 지지자들은 선거 무효를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는데요.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강하게 항의했고, 경찰 역시 최루가스와 곤봉으로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고 15일에는 친정부 무장세력이 사용하는 건물에서 발사된 총탄에 맞아 적어도 7 명의 시위자가 사망했습니다.

문) 상황이 혼란 상태로 치닫고 있는 것 같은데요, 선거 전만 해도 한때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재선이 위험하다는 예측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더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었죠. 아마디네자드가 집권한 지난 4년 동안 실업과 물가인상으로 경제난이 심화됐기 때문에 개혁을 앞세운 무사비 후보가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는 관측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62.6%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습니다. 무사비 후보는 33.8%에 그쳤구요.

문) 하지만 무사비 후보 측은 이런 결과가 선거 조작에 따른 것이다,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 거죠?

답) 맞습니다. 이번 시위대의 저항도 바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무사비 후보 측은 우선 일부 지역, 그러니까 무사비 후보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타브리즈나 시라즈 등에서는 투표용지가 없어서 많은 사람이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장은 일부 개표소에서 참관인의 입장이 허용되지 않아서 공정 개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내용이구요.

문) 무사비 후보가 정식으로 그런 불만들을 접수한 것으로 아는데요.

답) 예. 무사비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에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헌법수호위원회에 무사비가 제기한 의혹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구요,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재개표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문) 혹시 대선 결과가 바뀔 수도 있습니까?

답)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입니다. 하메네이 역시 선거기간 내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암묵적으로 지원했기 대문입니다. 특히 개표 당일에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당선은 신의 선택이다, 이런 축하 발언까지 했기 때문에 위원회의 조사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어쨌든 헌법수호위원회는 15일 열흘 내에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무사비 후보 측은 일부 재개표로는 안된다며 전면적인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어 이란 정국의 불안정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문) 이번 이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그래도 이란 정치사에 획을 긋는 대사건이다, 그런 평가가 많아요.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답) 비록 이번 대선이 이란 정국을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지만 그 중요성과 가치를 평가할만하다는 얘긴데요. 우선 사상 최초로 TV토론의 생중계가 이뤄졌습니다. 또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으로 젊은 세대들 사이에 민주화 열망의 불을 지폈다는 평가를 받고 있구요. 다시 말해 비록 개혁파 집권은 실패했지만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튀어나온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대체로 그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문) 현재 이란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대선 결과 무효화 시위가 당장 이란의 정치 환경을 바꿔 놓을 수 있을까요?

답) 아직 상황이 유동적입니다. 이스라엘의 이란 전문가 메이르 자베단파르가 지적한 조건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이란 대선 직후의 과도 상황이 앞으로 이란 정국의 방향을 바꿔놓기 위해서는 3가지 현상을 유심히 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우선 시위에 장년층 이상이 얼마나 많이 참가하는가, 두 번째는 시위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는가, 끝으로 시위가 얼마나 오래 계속되는가, 이런 부분이 앞으로의 상황을 결정지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이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현 상황이 단순한 대선 후유증 정도로 끝나지 않고 이란의 장기적 변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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