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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 기자 억류 장기화 우려


미국인 기자 2명이 북한에 억류된 지 석 달이 다 돼 갑니다. 미국은 북한에 인도적 차원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등으로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기자 억류 사태가 더욱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미국인 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가 북한에 억류된 것이 지난 3월17일이니까, 이제 석 달이 다 돼 가는데요. 지난 4일 재판 이후 미국의 특사가 북한을 방문해 이들의 석방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는데, 아직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죠?

답) 네. 북한 당국은 지난 4일 예고대로 두 기자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고 8일에는 불법 월경과 적대 행위 혐의로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후 이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 채널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특사 파견과 관련한 가시적인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두 기자의 현재 상황도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은 외교관의 재판 참관을 허용하지 않았고, 또 재판 이후에는 두 기자에 대해 이렇다 한 발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재판 이후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외교관 접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미국 국무부 관계자의 말입니다.

문) 과거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을 때 미국의 고위급 특사가 파견돼 이들의 석방을 이뤄낸 사례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기대가 있고요?

답) 지난 1994년과 1996년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을 때 고위급 특사가 북한을 방문해 조기 석방을 이뤄낸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당시 북한을 방문했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두 기자가 소속된 방송사의 공동설립자인 엘 고어 전 부통령 등이 언론에서 특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정치 상황 때문에, 이들의 조기 석방을 위한 협상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1994년과 1996년에 석방 교섭에 참여했던 미국 전직 관리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했고, 그래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들을 석방하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를 쉽게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은 인도적인 차원의 석방은 양국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의 핵실험에 이어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로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협상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이 관리는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석방 교섭을 위해 특사가 파견됨으로써 오히려 미-북 간 대화 재개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 않습니까?

답)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특사가 파견될 때까지의 과정인데요. 고위급 특사가 파견되려면 사전에 양국 간 협상에서 석방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그리고 나면 특사가 평양에 가서 두 기자를 데리고 나오게 되는 것이죠. 현재 미국은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면서도, 이 문제와 정치 상황은 별개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데요. 만약 북한이 두 기자에 대한 석방을 대가로 정치적 보상을 요구한다면,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에 협상도 어려워지고, 사태도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깁니다. 또 북한이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두 기자에 대한 재판을 실시했고,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했는데요. 이런 점도 북한이 이번 사태를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우려를 갖게 합니다.

문) 북한이 정치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답)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지난 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그런 조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미-북 간에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억류 사태 초기부터 북한에 인도적인 차원의 조기 석방을 위한 방안을 여러 차례 제시했는데요, 현재까지는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튼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순수한 취재 활동 중에 억류됐기 때문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 최근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기자 억류 사태가 더욱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인데요. 두 기자의 가족들은 어떤 상태입니까? 재판을 앞두고 언론에 출연해서, 양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호소하지 않았었습니까?

답) 가족들은 재판에서 두 기자에게 12년 노동교화형이라는 중형이 선고된 후, 다시 입장 발표와 언론 출연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당초 전문가들은 재판이 끝난 후 석방을 위한 양국 간 교섭이 활발해 질 수 있다는 전망을 했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도 상황의 민감성을 고려해 입장 발표를 자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등에서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고요, 한편에서는 미국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전자우편 보내기 운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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