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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여동생 김경희, 김정운 후계구도 사전작업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부장이 최근 15년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경희 부장이 등장한 것은 ‘김정운 후계’ 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부장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지난 8일 김정일 위원장이 함경남도 함주군에 있는 동봉협동농장을 현지 지도한 소식을 전하면서, 김경희 부장이 김 위원장과 농장 관계자 2명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사진 속의 김경희는 짧은 머리에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과거에 비해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부장의 사진이 공개된 것은 15년 만의 일입니다.

이에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음악대학에서 러시아 가극 ‘예브게니 오네긴’의 창조 사업을 지도했다며, 수행원 명단에 김경희 부장과 남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포함시켰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는 지난 1994년 부친인 김일성 주석의 장례식 이후 공식 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서울의 북한 전문가인’ 데일리 NK’의 손광주 국장은 김경희 부장이 등장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 김정운의 후계 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경희를 먼저 등장시키고 그 다음에 장성택을 김정운을 보좌하기 위한 중요한 사람으로 등장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입니다.”

손 국장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이번에 김경희의 사진을 공개한 것은 김정운 후계 작업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입니다. 만일 북한 당국이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주민들에게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 김정운이 후계자가 됐다’고 발표할 경우 내부적으로 ‘3대 세습’에 대한 반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김일성-김정일-김정운으로 이어지는 ‘혁명의 혈통’을 강조함으로써 그 같은 반발을 최소화 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김일성-김정일 그리고 그 패밀리가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갖고 있다는 측면을 프로파갠다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관측통들은 또 북한의 선전매체가 김경희와 그의 남편 장성택을 부각시킨 것은 김정일 일가에서 후계자 문제에 대한 교통 정리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경희 부장은 김정운보다 김정일 위원장의 맏아들인 김정남과 더 가깝다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김정남은 김정일 위원장이 영화배우 출신인 성혜림 사이에서 난 아들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김경희 부장과 장성택 부장이 나란히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했다는 점을 알림으로써 김정남 대신 김정운을 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도 자신이 후계자가 아님을 시사했습니다.

“김정남은 지난 6일 마카오에서 일본 기자와 만나 자신의 배다른 동생인 김정운이 후계자가 됐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김정운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오는 2012년까지 지속적인 선전, 선동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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