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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선거운동 열기 후끈


이란에서는 오는 12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진영과 야당 후보 진영 간에 비방이 난무하고, 대규모 군중집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인터넷이 선거운동에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이란의 대통령 선거가 이틀 밖에 남지 않았군요. 선거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답) 모두 4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요,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과 미르 후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대결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반미 보수 진영을 대표하고 있는 반면에 무사비 전 총리는 친서방 개혁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 두 후보 가운데 누가 앞서고 있습니까?

답)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구소 두 곳에서 이란 국민 1천여 명을 상대로 지난 달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응답자의 34%가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무사비 전 총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4%에 그쳤습니다. 아마디네자드 후보가 지지율에서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 정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이 30% 가까이나 되기 때문에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 두 후보 모두 과반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긴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 이란의 대통령 선거법상 50% 이상의 득표율이 나오지 않을 경우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인 후보 2 명이 결선투표에 나서게 됩니다. 결국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무사비 전 총리가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게다가 무사비 전 총리의 지지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서 이번 선거의 결과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습니다.

) 양측의 신경전이 대단할 것 같은데, 선거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이란의 수도 테헤란 시내 광장에서 두 후보 지지자들이 충돌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차량 여러 대가 불에 탔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후보들의 TV토론이 처음 도입돼서 관심을 모았는데요, 후보들끼리 비방이 난무했습니다.

) 어떤 비방이 나왔습니까?

답) 지난 3일 열린 TV 토론회에서 아마디네자드 후보는 무사비 후보의 부인 자라 란나바르드 씨가 입학시험도 치지 않고 대학원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란나바르드 씨는 이란에서 존경받는 정치학자인데요,남편의 선거운동에 앞장서서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선거 막판에 부정입학설에 휘말린 란나바르드 씨, 아마디네자드 후보가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부정하는 보수 진영의 입장을 드러냈다면서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무사비 후보도 TV 토론회에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집권 4년 동안 이란의 외교정책이 엉망이 됐다는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모험주의와 환상, 과시욕과 극단주의에 빠져서 이란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했다는 겁니다. 현재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 두 후보의 장외유세 대결도 대단하다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까?

답) 양측이 10만 명이 넘는 군중을 동원하는 유세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테헤란의 중앙 이슬람 사원 앞에 아마디네자드 후보 지지자 10만 여 명이 모였는데요, 우익 청년 군사조직이 동원한 버스를 타고 갔다고 합니다. 무사비 전 총리 측도 비슷한 규모의 군중 집회를 시도했는데요, 색다른 방식을 취했습니다.

) 어떤 방식이었나요?

답) 당초 1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을 빌릴 계획이었지만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아 무산됐는데요, 휴대전화와 인터넷 대화방으로 급히 새 집회장소를 알려서 기습적으로 거리 유세를 벌였습니다. 개혁을 원하는 젊은 지지자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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