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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미 대중문화 속 GM 자동차


미국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향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GM 사의 코벳

(진행자) 오늘은 어떤 얘기일까 궁금한데요?

(기자) 휘파람, 뻐꾸기, 평양410, 백두산... 이게 다 뭔지 아십니까?

(진행자) 평양, 백두산이 나오는 보니까 북한에 관련된 같군요.

(기자) 모두 북한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이름입니다. 평양410 같은 경우, 고 김일성 주석이 "남한도 자동차를 만드는데 우리도 만들자"하면서 자동차 생산을 지시한 날짜가 4월 10일인 데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남한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이름은 영어를 포함한 외래어로 부쳐진 것이 대부분인데, 북한 자동차 이름은 모두 순수한 조선말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 질문 하나 드리죠. 스카이, 아웃룩, 라크로스, 코발트. 이건 다 무슨 이름일까요?

(진행자) 한국말이 아닌 외국어인 것이 분명한데 무슨 이름일까 모르겠는데요.

(기자) 조금 더 말씀 드리죠. 코벳, 허머, 에스컬레이드... 어떠세요? 이제 좀 감이 오지 않으세요?

(진행자) 코벳, 허머 하니까 알겠네요. 역시 자동차 이름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GM사가 생산하는 자동차 이름입니다. GM사는 한국에서는 시보레라고 하는 쉐블로레와 뷰익, 새턴 등 여덟 개 상표로 수십 가지 형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죠.

(진행자) GM , 오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 파산보호 신청을 했죠?

(기자) 네. GM은 제네랄 모터스의 준말인데요. 앞으로 미국 정부가 GM 지분을 60퍼센트나 보유하게 되기 때문에 GM은 가번먼트 모터스(Government Motors)의 약자란 우스개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자동차 회사란 거죠.

(진행자) GM 사는 동안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GM사의 파산을 두고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가 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동안 GM사가 생산한 자동차들은 미국인들의 자유와 젊음, 낭만, 그리고 힘의 상징으로 미국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미국 대중문화 속에 깊숙이 파고든 GM자동차에 관한 얘기 들려드릴까 합니다.

(진행자) 대중 문화속의 자동차라, 상당히 흥미로울 같은데 들어 볼까요?

(기자) 자동차. 미국인들의 인생은 자동차로 시작해서 자동차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부분 병원에서 태어나 부모가 모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통학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니는가 하면 차 안에서 연인과 사랑도 속삭입니다. 매일 교통 체증에 시달리며 회사에 다니고, 그리고 죽어서는 장의차에 실려 묘지로 갑니다.

//마스든 학장//

"자동차만큼 미국 문화 곳곳에 영향을 끼친 기술은 없을 겁니다. 컴퓨터보다도 더 하다고 할 수 있죠. 미국문화에 얽히고 설켜 있는데요.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아주 특별한 것입니다."

세인트 노버트 대학의 마이클 마스든 학장은 자동차와 미국 문화 전문가인데요. 자동차는 소유자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보이고 싶어하느냐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마스든 학장//

"예를 들어 직업 운동선수들의 경우, 아주 크고 멋진 자동차나 고성능 스포츠카를 많이 타죠. 의사나 변호사는 좀 더 보수적인 자동차를 몰고 다니고요. 자동차가 한 사람의 신분이나 성격을 반영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그 보다는 남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은가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술, 건축, 음악, 영화 등 미국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동차... 특히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GM의 자동차는 자유와 젊음, 낭만, 그리고 힘의 상징으로 많은 노래와 영화에도 등장했습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초기인 1905년에서 1908년 사이, 이 기간에 나온 자동차에 관한 노래는 1백20곡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지금 잠깐 들으신 빌 머레이의 노래 'In My Merry Oldsmobile (유쾌한 나의 올즈모빌을 타고)'이 대표적이죠.

1950년대 다이너 쇼어는 'See the USA in Your Chevrolet (시보레를 타고 미국을 구경하세요)'란 노래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다이너 쇼어가 지붕이 없는 시보레 자동차를 타고 달리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 끝없이 펼쳐진 미국 서부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은 당시 미국인들의 마음을 한껏 부풀게 했습니다.

5인조 남성 밴드 비치 보이즈가 부른 '409'도 빼놓을 수 없죠. 이 노래 소재인 GM사의 시보레 임팔라 SS 409은 당시 최고의 머슬카, 즉 강력한 엔진으로 무장한 최고의 고성능 자동차였습니다.

코벳이나 409 같은 빠른 자동차들이 미국 젊은이들의 자유와 낭만을 상징한다면 또 다른 GM사 자동차 캐딜락은 부의 상징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Pink Cadillac (분홍색 캐딜락)'에서부터 일종의 가무극인 뮤지컬 '드림걸즈' 삽입곡 'Cadillac Car (캐딜락 자동차)', 그리고 영국 밴드 클래쉬의 'Brand New Cadillac (새 캐딜락)'에 이르기까지, 캐딜락을 가졌다는 것은 바로 사회적인 성공을 의미합니다.

GM사 자동차는 노래뿐만이 아니라, 영화나 텔레비전 연속극에도 수없이 등장하죠. 1955년에 나온 범죄영화 'Kiss Me Deadly (죽도록 입맞춰 주세요)'의 주인공은 코벳을 몰고 다니는데요. 이 영화에서 코벳은 방종과 위험을 상징합니다. 1960년대 텔레비전 연속극 'Route 66 (66번 도로)'에도 코벳이 등장하는데요. 주인공 두 젊은이는 연푸른색 코벳을 타고 미국 전역을 누빕니다.

GM의 시보레가 생산되는 미시간 주 워렌에는 커다란 광고 게시판이 있는데요. "아무도 볼보에 관한 노래는 쓰지 않는다"란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외제 자동차가 아무리 인기라고 해도, 미국인들 마음 속에 살아있는 자동차는 결국 미국 자동차란 얘기인데요. 자동차 문화 전문가인 세인트 노버트 대학의 마이클 마스든 학장은 미국인들은 자동차와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합니다.

//마스든 학장//

"사실을 말하자면 미국인들은 특별히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것 같아요. 미국 문화에 아주 깊이 스며들어 있죠. 지난 50년 동안 인기를 끌었던 록 밴드나 팝 밴드들은 다들 자동차에 관한 노래, 특히 미국 자동차에 관한 노래를 썼습니다."

이처럼 미국 자동차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미국인들... 하지만 낭만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은 값싸고 질 좋은 일본 자동차가 들어오자 미국 자동차를 외면하게 됐고요. 결국 GM사는 엄청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 주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말았는데요. 지난 해 숨진 미국 가수 보 디들리는 이 같은 사태를 예측한 것 같습니다. GM사의 캐딜락이 싫다며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노래를 남겼으니 말이죠.

(진행자)자동차 산업 초기에 자동차 관련 노래가 120여 곡이 나왔다는 사실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자존심이라는 GM사의 앞날이 그렇게 어두운 것 만은 아니라고 하죠? 정부 관리 아래 군살을 빼고 효율적이면서도 혁신적인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잖아요?

(기자) 네. 마스든 학장 역시 앞으로 4~5년 안에 GM사가 회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더군요.

(진행자) 부지영 기자 수고 하셨고요. 다음 시간에 더욱 흥미로운 소식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는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어메리칸 뷰티', '혁명의 ' 비극적인 내용의 영화로 유명한 미국의 멘데스 감독이 희극 영화를 발표했습니다. 아이 출산을 앞둔 젊은 남녀가 앞으로 곳을 정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누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 멀리떠난다는 뜻의 '어웨이 (Away We Go)', 정주운 기자, 소개 부탁합니다.

(기자) 남자 친구 버트와의 사이에 첫 아이를 임신한 베로나, 33살 나이에 돈도 별로 없고, 차고를 개조한 허름한 집에 사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버트는 보험 판매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고요. 그나마 버트의 부모가 가까이 살면서 마음의 의지가 돼왔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멀리 이사 간다고 선포를 하면서, 버트와 베로나를 당황하게 합니다.

첫 손주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이사한다는 부모의 말에 원망스런 마음이 드는 버트... 하지만 베로나의 생각은 조금 다른데요. 아이를 돌봐줄 거란 믿었던 버트의 부모가 이사 가는 마당에 더 이상 한 곳에 머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거죠.

이처럼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완전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긴 하지만 한 편으론 두려운 일인데요. 주인공 버트를 연기한 존 크라신스키 씨는 영화 속 관계나 상황이 매우 현실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합니다.

크라신스키 씨는 자신은 29살 나이에 매우 운이 좋은 편이지만, 친구들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25살에서 40살 사이 친구들을 보면 바로 영화 속에 나오는 일들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과연 자기 자신이 누구며,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지, 또 한 생명을 이 세상에 데려와 책임 질 준비가 됐는지 등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영화 '어웨이 위 고'를 연출한 샘 멘데스 감독에 따르면 이 영화는 시작부분에서부터 관람객들이 주인공 버트나 베로나에게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그러고 나서 버트와 베로나가 장래를 바라보게 한다는 건데요. 두 사람은 여행에 나서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고, 많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버트와 베로나는 곧 태어날 아기를 기를 최고의 장소, 또 부모로서 본 받고 싶은 최고의 사람들을 찾아 다니는데요. 이들이 겪는 일은 사람들이 아이를 기르면서 겪는 일, 또 앞으로 부모가 될 사람들이 겪는 일들을 묘사하기 때문에 전혀 낯선 일이 아니라고 하네요.

이 영화 극본은 작가 부부인 데이브 에거스 씨와 벤델라 비다 씨가 썼는데요. 여주인공 베로나 역의 마야 루돌프 씨는 작가들이 실제 부부 관계이기 때문에 더 현실감 있는 극본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로를 잘 알고, 서로 몹시 사랑할 뿐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썼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는건데요? 두 사람이 서로 웃고 웃기면서 쓴 글이기 때문에 극본에 주인공들의 공감대가 잘 나타나 있다고 루돌프 씨는 설명했습니다.

영화 '어웨이 위 고'의 주인공 버트와 베로나는 아이를 기르기에 가장 적합한 동네를 찾기 위해 미국 전역을 누비는데요. 미국 동부 커네티컷 주에서부터 서부 애리조나 주에 이르기까지, 북쪽으로는 캐나다, 남쪽으로는 플로리다 주까지 찾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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