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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통신] 노무현 전 한국 대통령 자살에 따른 후유증


지난 한 주일 한국에서 일어났던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강성주 기자의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지난 주 금요일, 5월 29일이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있을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만, 한국사회는 아직도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큰 사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답) 그렇습니다. 한국사회 여러 분야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에 따른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이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고, 정치권이 여야 할 것 없이 몸살을 앓고 있는가 하면, 대학교수들이 시국선언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고, 시민단체와 노동계도 오는 10일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등 여러 분야에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대검찰청의 임채진 검찰총장이 오늘 퇴임식을 갖고, 검찰을 떠났다면서요?

답) 네, 임채진 검찰총장이 취임 1년6개월 만에 오늘 퇴임식을 갖고 검찰을 떠났습니다.

임채진 총장은, 검찰의 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3일 법무부장관에게 사퇴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임채진 총장의 사퇴서를 수리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한국은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직을 2년 임기제로 운영합니다만, 임 총장은 2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습니다. 이렇게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난 검찰총장이 벌써 9명째입니다.

검찰총장이란 자리가 그 만큼 힘든 자리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족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비리 의혹에 관해 수사해 오던 대검찰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사건 이후 그동안 무리한 수사를 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을 받아 왔습니다.

이러한 외부의 의혹과 공격에 대해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비리 혐의가 드러나 수사한 것이지, 결코 다른 이유로 수사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해왔습니다.

야당 등에서는 수사를 맡았던 중앙수사부도 노 전대통령의 자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 정치권도 상당히 시끄럽지요?

답) 그렇습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은 변화를 그것도 국정운영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고 있다고 민심을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당 내에 '쇄신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당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말만 무성하지, 어떤 변화를 아직까지는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작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정치 현안에서 손을 떼고, 자신의 담당 분야의 업무에 매진하겠다는 발언 정도를 얻어냈을 뿐입니다.

한나라당에서는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때문에 "아무 것도 되는 일이 없다"라는 탄식이 있어 왔으나, 그런 현실에 대해 본인인 이상득 의원에게 또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또, 당 내에 이명박 대통령을 따르는 의원들과 박근혜 전 대표를 따르는 의원들로 크게 나눠져 있어서, 많은 사안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고, 심지어는 당을 달리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 야당인 민주당은 어떻습니까?

답) 민주당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사건 이후 엄청나게 몰린 조문객들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한, 묘한 감정을 느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민주당은 사실 지난 4월, 5월 소위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련이 드러나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어 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하자, 이를 애석하게 여긴 많은 국민들이 조문하는 것을 보고는 입장을 바꾸어서 자신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인 후계자인양 하고 나서기에 이르렀습니다.

큰 변화는 국민들의 조문 열기에 힘입어 정당 지지도가 역전됐습니다. 민주당은 2005년 이후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을 앞지르지 못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난 뒤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지지도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한나라당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은 여기에서 크게 힘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대구 경북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각 지역에서 한나라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여, 전국 평균 27.9%의 지지도를, 한나라당은 24%의 지지도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 소집에 응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처리할 법안이 많은 집권 여당으로서는 아주 답답한 형편입니다.

)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도 속속 발표되고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사회가 마치 70년대, 80년대로 돌아간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대, 중앙대의 일부 교수들이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5일에는 대구 경북 지역 교수 313명과 충북대, 우석대 일부 교수들의 시국 선언서 발표에 이어,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등 학생 단체들도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민주냐 독재냐의 갈림길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또 다음 주 수요일인 6월 10일 저녁에는 각 정당과 시민 사회 단체 등이 '6월 항쟁 계승과 민주회복을 위한 범 국민대회'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가질 계획으로 있어 긴장의 파고가 점차 높아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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