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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파산보호 신청한 제너럴 모터스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답) 네, 안녕하십니까!

(문) 자, 미국의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 지엠이 지난 1일에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죠?

(답) 네, 한 때 세계 자동차 시장을 지배했던 지엠이 파산 보호 신청인 챕터 11을 신청했습니다.

(문)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고 해서, 회사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는 파산한 회사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이, 이번에 지엠사가 신청한 챕터 11과 챕터 7이 있습니다. 먼저 챕터 11이 뭔지를 설명해 드릴까요? 회사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회사가 이 챕터 11을 신청하면요, 이 회사는 법원의 감독 하에, 빚을 갚는 것을 유예받으면서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보통 회사를 없애 버리는 것보다 살려두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판단이 들면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되죠.

(문) 그렇다면 챕터 7은 회사를 아예 없애버리는 조치인가요?

(답) 네, 이 챕터 7은 남아있는 회사의 자산을 팔아서 빚 잔치를 하고 난 다음에 회사 문을 닫아버리는 방법입니다. 지엠사, 이 챕터 7을 피해서 회사 문을 다는 상황은 모면한 거죠.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문)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 빅 3이라고 하면, 지엠, 포드, 그리고 크라이슬러사를 들 수 있는데요. 이 중에서 포드사가 1096년에, 지엠사는 1908년, 그리고 크라이슬러사는 1924년에 설립됐습니다. 지엠사는 포드사보다 늦게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곧 포드사를 누르고 지금까지 미국 내 최대 자동차 회사자리를 지켜왔고, 특히나 제너럴 일렉트릭 같은 회사와 함께, 미국의 제조업, 특히 미국의 국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간주돼 왔죠?

(답) 그렇습니다. 지금은 애플사나 인텔사 같은 첨단 기업이 많이 생겨서 의미가 많이 퇴색됐습니다만, 과거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기업하면, 으레 제너럴 일렉트릭이나 이 제너럴 모터스시라를 꼽을 만큼, 지엠사는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미국이 누리고 있는 번영의 상징이었습니다. 심지어 지엠이 좋은 것은 미국에 좋은 것이다라는 말도 있었을 만큼 지엠은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었죠.

(문) 사실 전성기 때를 돌아보면 지엠의 위세는 정말 대단했죠?

(답) 그렇습니다. 1950년대, 그 좋았던 시절에 지엠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54%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었던 미국에서 굴러다니는 자동차의 절반 이상이 지엠 차였다는 얘기죠.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지엠은 한동안 절대 강자로 군림했습니다. 잘 나가던 1960년대와 70년대 지엠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문) 또한 지엠은 그 사세가 정점에 올랐던 지난 1979년에 미국 안에서 종업원을 제일 많이 고용한 기업이었죠. 당시 미국에서 지엠에 고용된 수가 62만명에 달했고요, 전 세계를 통틀어 모두 85만명이 지엠 종업원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잘 나가던 지엠이 회사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가 가장 궁금하군요.

(답) 네, 지엠이 이렇게 몰락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자신들이 전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이라는 자만심이었습니다. 이런 자만심은 1970년대 초에 석유 파동을 겪으면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연료 효율이 높은 소형 차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는데, 지엠은 이런 경향을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죠.

(문) 반면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이런 경향을 간파하고 작은 차를 개발해서 미국 시장을 석권하게 되고요?

(답)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시장을 잠식하게 된 이유가요, 일본 자동차가 단지 크기가 작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일본 자동차는 크기가 작아서 기름이 적게 먹기도 했지만, 일단 고장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비해서 미국산 자동차는 기름이 많이 먹히고 고장률이 일본산 자동차에 비해서 월등히 높았습니다. 처음에는 누가 저런 작은 차를 타고 다니냐고 조롱하던 미국 소비자들도, 일본산 자동차가 성능면에서 월등하고 유지비도 적게 든다는 것을 깨닫고는 점점 일본산 자동차로 갈아타게 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엠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1980년대부터 몰락의 길을 걷게 되죠.

(문) 그런데 이렇게 지엠이 몰락하게 되는 데에는 미국 정부와 자동차 노조가 일조를 하지 않았나요?

(답) 환경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요구를 한 노조와 잘못된 정책을 편 미국 정부도 책임 소재에 있어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노조는 회사 사정과 주변 여건을 무시하고 임금이나, 건강 보험 그리고 종업원 복지 등에서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서, 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것이 사실이구요. 정부는 정부대로, 석유 파동 이후에도 자동차 업계가 연료가 적게 드는 차를 개발하는 것을 격려하지는 않고 오히려 석유 가격을 선진국 가운데서 제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런 미국 정부의 정책은 결국 미국 국민들이 큰 차를 타고 다니고, 자동차 회사들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서 계속 대형 차를 생산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죠.

(문)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좋은 품질의 차를 만들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이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몰락하게 된 근본 원인이기도 하겠습니다만은, 이런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공세에 안이하게 대처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책임도 크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기름값이 싸고, 경제가 좋았던 시기에는 기름이 많이 들고, 고장이 많이 나더라도, 미국산 자동차를 타던 소비자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호주머니 사정이 악화되면서 굳이 이런 미국산 자동차를 타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이런 경향은 결국 지엠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 회사, 빅 3의 몰락으로 이어졌는데요. 2000년대 초반 90달러까지 했던 지엠의 주가는 5월 29일 종가가 75센트로, 지난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는 치욕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한 때 80만명이 넘었던 지엠의 종업원 수는 2008년 말 기준으로 24만명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어려움을 껶던 지엠은 이번에 드디어 파산 보호 신청을 하게 된 것이죠.

(문) 미국의 3대 자동차 중에 이제 지엠과 크라이슬러사가 파산 보호 신청을 했는데, 나머지 한 회사, 포드만 살아남은 셈이네요?

(답) 그렇습니다. 포드는 요행히 현재 이 파산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외부의 자금 지원없이는 포드사도 앞으로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미래를 장담할 수 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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