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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단, ‘인터넷이 중국 민주화에 기여할 것’


중국 톈안먼 광장 민주화 운동이 4일로 20주년을 맞았습니다. 당시 20살의 베이징대학 학생으로 시위를 사실상 주도한 왕단 씨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기념강연에서 인터넷과 비정부기구, 변호사 단체 등 시민사회의 활동에서 중국의 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989년 6월 4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수 만 명의 군중을 탱크 등을 동원해 무력으로 진압했습니다.

중국에서 공산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이 평화시위가 유혈진압으로 마무리되자 서방국가들은 중국 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주요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수 년 동안 중국 교도소에 투옥됐었던 왕단 씨는 지난 2일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단체인 헤리티지재단에서 가진 연설에서 적어도 2천 명이 당시 시위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왕단 씨는 이런 유혈 사태가 벌어졌지만 베이징 밖에 사는 많은 중국 인민들은 지금까지도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모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진실을 계속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왕 씨는 현 중국 정권이 20년 전 보다 더 보수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에는 후야오방과 자오지양 같은 고위급 지도자들이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해줬다고 회고했습니다. 이에 반해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현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정치적 변화를 시도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엿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왕 씨는 특히 덩샤오핑 전 주석에 대해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한 성과는 인정하지만 그는 분명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범죄자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왕 씨는 중국의 현 젊은 세대들이 민주화 보다는 돈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그러나 이런 중국 젊은 세대들의 사고에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며, 인터넷 등 여러 첨단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 자유롭게 온라인상에서 토론하는 문화가 중국의 민주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통해 중국 정부의 통제력이 이완될 수밖에 없고 시민들의 목소리는 높아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왕 씨는 자신도 중국의 유명한 사회 동호인 웹사이트에 가명으로 등록해 오랫동안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이를 눈치 채 자신의 블로그를 폐쇄했지만 다른 이름으로 재등록해 계속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또 중국의 비정부기구들과 변호사 단체, 지식인 사회 등이 인권 등 여러 분야에 목소리를 높이는 최근의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중국 민주화의 희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왕 씨는 설명했습니다.

왕 씨는 이날 북한 민주화 방안에 대한 미국 의회 관계자의 질문에 대해 북한을 제대로 아는 것이 제대로 없다며, 그러나 미국 등 국제사회가 목소리를 높이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자신이 복역하던 중 미국 정부가 목소리를 높여 조기에 석방될 수 있었다며, 지구촌에서 주도적 역할을 원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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