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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일가족 4명 미국 입국


동남아시아의 제 3국에 머물던 탈북자 일가족 4명이 3일 난민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들의 수는 이날 현재 적어도 86명으로 늘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50대 초반의 탈북자 서 모씨 부부와 아들 두 명 등 일가족 4명이 3일 미국 동부지역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동남아시아의 A 국으로 탈출한 뒤, 한 시설에 머물며 미국 대사관 측의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서씨는 3일 공항에 도착직후 가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족이 축복을 받았다며 매우 기뻐했습니다.

"(미국에 도착하니) 눈이 번쩍 트였습니다. 일생에 마지막 기회를 잡고 한번 모험을 해 봤는데 성공을 해서 정말 제가 복을 받았어요."

서 씨는 1998년 중국으로 탈출한 뒤 2번의 강제 북송과 재 탈출 끝에 헤이룽장성 무단장 근처 목재공장에서 인부로 일했으며 2년 전 북한에서 20대 초반과 10대 후반의 두 아들을 탈출시켜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큰 아들 서 진씨는 주택 공사장에서 하루 40원에서 70원을 받으며 돈을 모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집 짓는 데서 일했습니다. 하루에 70원씩 받고, 제일 처음에는 40원씩 받고 조금 더 알게 되니까 70원씩 받고 일했습니다."

서씨 가족은 4년 전부터 '미국의 소리' 방송을 청취한 뒤 미국과 세상에 대한 생각이 트였다며, 이후 탈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물과 전기를 아껴가며 네 가족이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 서 모씨는 북한에서 출신성분이 나빠 군대에도 가지 못했다며, 자신 때문에 대학을 갈 수 없었던 두 아들을 미국에서 공부시키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성분이 나쁘다는 것 때문에 제가 인민군대도 못 나간 사람인데, 아이들 절대 대학공부 못 시킨단 말이에요. 내가 돈이 많아서 뇌물을 주고 아이를 대학에 보낼 수 없는 것이고요. 하지만 내가 세계에서 제일 강대하고 부유한 미국에서 아이들을 공부시키게 되면 갸네들(북한 간부들) 내가 다 눌러버린 거나 같단 말이에요."

서씨 가족은 대개 2년 정도를 기다려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과 달리 8개월 만에 미국땅을 밟았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난민 소식통은 일 가족이 함께 왔기 때문에 미국 국토안보부의 까다로운 신원 조사를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의회 등 정부 관계자들의 도움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들의 탈출을 지원한 기독교 북한선교단체318 파트너스의 스티브 김 대표 역시 공항에서 이들을 만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 분들을 이렇게 보니까 정말 이게 바로 참 하나님께서 이런 분들을 통해서 힘을 더 주시는구나. 보람이 있고. 그래서 참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네요."

서씨 가족이 미국에 입국함에 따라 지난 2004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수는 3일 현재 적어도 86명으로 늘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일 공개한 탈북자 입국 현황 보고서에서 5월 31일 현재 82명이 입국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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