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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기업 주인은 미국 정부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미국 정부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어려움에 빠진 회사들을 돕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역시 기업에 돈을 지원해 주는 것을 들 수 있겠죠? 그런데 이 지원 자금은 대개 국민들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정부가 회사에 돈을 무작정 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런 경우엔 보통 정부가 어려움에 빠진 회사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그 회사의 지분을 갖게 되죠. 그런데 김정우 기자 현재 미국에서는 이렇게 연방 정부가 민간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서, 그 기업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는 경우가 많죠?

(답) 그렇습니다. 6월 1일에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한 제네럴 모터스, 즉 지엠사가 이런 현상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한 지엠사의 지분 72.5%를 인수해, 이 회사의 대주주가 됐습니다.

(문) 미국 일부 언론에서는 연방 정부가 지엠사의 최대 주주가 된 것을 두고 이제는 지엠사가, ' 제네럴 모터스'가 아니라 '거버먼트 모터스'가 됐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더군요. 들으셨다시피, '제네럴 모터스'나 '거버먼트 모터스'는 모두 영어 맨 앞자만 딴다면 '지엠'이 되죠?

(답) 재밌는 말이죠? 영어로 '거버먼'이라 하면 정부라는 뜻인데요, 이제는 지엠의 주인은 미국 정부라는 사실을 풍자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미국에서 경제위기가 닥친 후에 정부가 대주주가 된 회사는 비단 이 지엠사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답) 그렇습니다. 경제위기가 시작된 것으로 지적되는 금융부분에는 일찌감치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미국 정부는 미국 최대의 주택담보대출 증권 회사인 패니메와 프래디맥 그리고 보험회사인 AIG사 지분을 각각 80%를 가지고 있고요, 대형 금융 회사, 씨티 그룹 지분은 약 3분의 1을 보유함으로써 사실상 이 회사들을 국유화했습니다.

(문) 미국은 전통적으로 국가가 민간 경제 활동에 깊숙히 개입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따라서 이번 경제 위기 와중에 정부가 기업들을 국유화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구요?

(답) 그렇습니다. 사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에 이렇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었습니다. 앞서 지엠을 '거버먼트 모터스'라고 부르는 것도 실은 정부가 민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어조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내세우는 말들이 몇가지가 있습니다.

(문) 언뜻 떠오르는 말이 있는데, 바로 이런 상황은 미국 정부가 결코 원한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죠?

(답) 그렇습니다. 문을 닫을 상황에 처한 회사를 구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현 행정부가 아무리 민주당 출신 정부라지만, 처음부터 기업들을 국유화하는 것은 미국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처음에는 이 회사들에 돈을 빌려주는 방법을 취합니다. 돈을 빌려준다는 말은 나중에 다시 받을 생각을 하고 꿔준다는 그런 의미죠? 실제로 씨티 그룹은 이를 통해 450억 달러를 대출받았고요, 지엠사는 134억 달러를 빌린 바 있습니다.

(문) 그렇지만, 이런 조치가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되자, 아예 정부가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사실 이 지분을 산다는 것은 회사의 주인이 된다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인수한 회사의 영업 결과에 대해서 책임진다는 뜻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회사가 잘되면 나중에 지분을 팔거나, 회사의 영업 이익을 통해서 투자 원금을 건질 수 있지만, 반대로 회사가 망하거나 장사가 신통치가 않으면, 투자금을 돌려받을 길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문) 그래서 몇몇 극단적인 시장경제주의 신봉자들이 어려움에 빠진 회사들은 시장이 알아서 처리해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쓰면서 민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반대한거구요?

(답) 그렇습니다. 그런데요, 우리가 꼭 알아 둬야 할 점이 현실 경제에서는 이 시장이 모든 어려움을, 다 알아서 처리해 주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인간 사회가 지난 200년 남짓 지속된 자본주의 체제를 겪으면서 얻은 뼈저린 교훈입니다. 만일 이번에 미국 정부가 민간 경제 부문에 개입하지 않고 손을 놓아 버리면, 어려움에 빠진 회사들이 줄줄이 무너졌을 것이고요, 이런 상황은 미국 경제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쳤겠죠? 이런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민간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밖에는 별 도리가 없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문) 물론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서, 정부가 개인 기업을 인수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우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귀 기울여 들을만한 가치가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먼저 이 정부라는 것이 엄연히 선거 같은 정치 행위를 통해서 구성된 주체이기 때문에, 기존 정치권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단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정부가 기업 소유주가 돼 기업 활동을 통제하게 되면, 아무래도 외부 입김, 가령 의회 같은 정치권의 입김에 영향을 받게 되고, 이게 결과적으로 기업에 해를 미치게 된다는 말입니다. 만일 기업 활동이 정치에 좌우된다면, 잠재 고객을 잃게 되고, 또 회사를 꾸려 나가는데 필요한 장기 계획을 세우는데 방해를 받고요, 마지막으로 시장 내 다른 경쟁자와 싸우는 것을 아주 힘들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문) 기업 측에서는 그런 걱정을 하고 있지만, 물론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가령 노동조합이나 환경단체 같은 경우는 정부가 기업 소유주로 있을 때, 자신들이 주장하는 개혁을 단행할 수 있으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체제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연방 정부가 민간 경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요.

(문) 그런데,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자문역을 맡고 있는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 장관은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서 이런 말을 했더군요. '되도록이면 빨리 뛰어 들어서, 해야 할일을 하고, 빨리 그곳에서 빠져 나와라' 라고요.

(답) 그렇습니다. 이 말은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정부가 깊숙히 간섭하고 있지만, 상황이 호전되면, 되도록이면 빨리 정부가 손을 털고 나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오바마 대통령도 한마디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굴지의 기업들을 소유하게 된 미국 정부를 두고 '돈 주기를 주저하고 있는 투자자'라는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 말도 방금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말처럼, 현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보여줄 처신이 어떤 것인지를 상징하는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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