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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통신] 한국인들, 노 전 대통령의 극적인 삶에 애정과 아쉬움


지난 한 주 한국에서 일어났던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강성주 기자의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오늘 한국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마무리됐지요?

답) 네,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이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3일부터 오늘까지 계속된 국민장은, 7 일째인 오늘 끝났습니다.

국민장은 고향인 경남 김해시 봉하 마을에서의 발인제,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의 영결식, 그리고 옛 서울시청 앞 서울 광장에서의 노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기도 수원시 연화장에서의 화장 등의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화장을 마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은 고향 마을로 내려가 사저 근처의 정토원 법당에 안치됩니다.

)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오늘 영결식 때까지의 국민장 기간 동안 수 백만 명의 한국민들이 분향소를 조문했지요?

답) 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고향인 봉하 마을 분향소에 1백만 명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을 비롯해, 수 백만 명이 전국 곳곳의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애석해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새벽 고향 마을 뒷산에서 투신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자, 많은 한국민들은 놀란 가운데서도, 62년이라는 길지 않은 생애를 극적으로 살아온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많은 애정과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분향소에서 시민 몇 사람을 만나봤습니다.

"좋은 곳에 가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진짜 다 잊으시고 편하게 지내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 정의라고 해야 하나, 희망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무너졌다는 기분이 들어요"

"새로 태어나시면 그 그릇에 맞는 나라에서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 마음에 어른이셨고 존경하는 분이었어요"

) 이명박 대통령은 당초 봉하 마을로 내려가 조문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 가지 못하고, 오늘 영결식에 참석했지요?

답) 네, 이명박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 마을로 내려가 조문할 뜻이 있었으나, 현지에서 그렇게 반길 것 같지 않다는 분위기가 전해 진데다, 지난 25일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남북관계에 이상기류가 강해지자, 현지 조문 계획을 바꿔서, 오늘 서울 경복궁 뜰에서 열린 영결식에 참석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습니다.

오늘 영결식은 이명박 대통령,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한승수 국무총리 등 정.관계 주요 인사와 미국과 일본의 조문 대표단, 주한 외교사절,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 씨 등 유족을 포함해 모두 2천5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졌습니다.

영결식에 앞서 오늘 오전 5시 봉하 마을에서 발인제가 있었고, 영결식은 서울 시내 경복궁 앞뜰에서 오전 11시부터 있었습니다.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의 조사 중 일부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우리 국민은 평생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고난도 감내하며 입지전적인 길을 걸어온 대통령님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고인께서는 마지막으로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라고 유언도 하였습니다. 이제 생전의 무거운 짐 모두 내려 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한 총리와 함께 공동 장의위원장을 맡은 한명숙 전 총리의 조사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님을 놓아 드리는 것으로 저희들의 속죄를 대신하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가시는 길, 이승에서의 모든 것 잊으시고, 저 높은 하늘로 훨훨 날아 가십시요. 대통령님,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행복했습니다."

)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는 점이 주목됩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습니까?

답)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을 편드는 측이나, 비난하는 측이나 공통으로 인정하는 점이 있습니다.

즉, 고인은 가난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나, 대학 진학도 포기한 채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사, 변호사, 국회의원 등을 거치면서, 지역감정 없애기, 깨끗한 정치 실현, 맑은 사회 건설, 남북한 간의 평화 증진 등 쉽지 않은 목표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정치인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국민들이 우선 추모 행렬에 앞장섰습니다.

또 현재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많은 국민들이 자신을 사회적인 약자, 경제적인 피해자로 여기고 있어 한국 사회의 소수자로 자리매김한 고인을 잃었다는데 대한 동류의식도 작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 이명박 대통령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쌓여 있는데다가, 한국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고인을 힘들게 했고, 또 대다수 주류 언론들의 일방적인 보도가 노 전 대통령을 힘들게 했다, 그런데도 그런 언론을 접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던 우리들이 젊은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죽음을 감성적으로 대하는 한국적인 분위기도 작용해, 추모 열기가 이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 노 전 대통령을 좋지 않게 평가하는 측의 주장은 무엇입니까?

답) 다른 편에서는 "자살을 한 사람이, 그것도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자살을 한 것이 어떻게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 또 "자살 동기가 국민이나 국가의 앞날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가족이나 측근들의 비리를 덮어 주기 위해서 자살한 것이 아니냐?"

또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그 동안 봉사했던 국가나 사회에 대한 영향을 생각해야지, 어떻게 그렇게 인생을 정리할 수가 있는가? 한국 사회의 높은 자살률, 심상치 않은 남북 관계, 한국 사회의 분열과 대립 문제도 고려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내용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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