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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최초 중남미계 대법관 탄생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일전에 미국의 데이비드 수터 연방 대법관이 오는 6월 말에 사퇴한다는 소식을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6일에 이 수터 대법관의 후임자가 발표됐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신임 연방 대법관으로 올해 54살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제 2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임명했습니다.

(문) 그동안 미국에서는 공석이 될 수터 대법관의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가를 두고 하마평이 무성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 결국에는 중남미계에다 여성인 소토마요르 판사를 임명했군요? 그런데 이 소토마요르 판사는 어떤 인물인가요?

(답) 네, 소토마요르 판사는 중미에 있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이민자의 후손입니다. 뉴욕에서 태어난 소토마요르 판사는 프린스턴 대학과 예일대 법과 대학원을 졸업했고요, 지난 1997년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서 연방 법원 판사로 임명된 바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연방 대법관을 임명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인선 기준을 두고 무척 고심했다죠?

(답) 그렇습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대법원 안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낼 사람을 찾았을 것이고요, 그외 몇가지 다른 기준들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이렇게 후임 대법관을 놓고 그동안 미국 안에서는 여러가지 주장들이 나왔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힘을 얻었던 목소리가 신임 대법관은 여성이거나 아니면 히스패닉, 즉 중남미계여야 한다는 주장이었죠?

(답) 네, 미국 연방 대법원의 역사가 200년이 넘고, 그동안 110명의 대법원 판사들이 임명됐는데요, 그중에서 여성과 소수인종 출신의 대법관은 각각 두 명에 불과했죠?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 결국 여성에다가 히스패닉인 소토마요르 판사를 선택함으로써 두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인선을 했다는 평입니다.

(문) 그런데 이 소토마요르 판사는 여성으로서는 3번째 연방 대법관직에 오르는 인물이죠?

(답) 네, 몇 년 전에 남편의 병간호를 위해서 퇴임한 산드라 데이 오코너 전 대법관이 여성으로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에 입성했었죠? 오코너 전 대법관 지난 1981년에 연방 대법관이 됐다가 지난 2006년에 퇴임했는데요, 두번째 여성 대법관은 지금도 현직에 있는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입니다. 긴스버그 대법관은 지난 1993년에 임명됐는데요, 75살의 고령에다가 최근에 암수술을 두차례나 받아서, 조만간 사직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 내정자의 임명으로 현재 2명의 여성 대법관이 있는 셈이지만, 만약 긴스버그 대법관이 사임한다면, 소토마요르 대법관 내정자가 당분간 유일한 여성 대법관으로 남아있을 전망입니다.

(문) 자, 백인이 아닌 소수 민족 출신으로 대법관 자리에 오른 사람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단 두 명입니다. 둘 다 흑인 남성이었는데요, 이중에서 흑인인 클래렌스 토마스 대법관이 현직에 있죠? 그런데 소토마요르 대법관 내정자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민자의 후손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이 소토마요르 내정자는 중남미계 즉 히스패닉계인데요, 이 히스패닉계가 연방 대법관 직에 오르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답) 그렇습니다.소토마요르 내정자가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게되면 히스패닉계 최초의 연방 대법관이 탄생하는데요, 이는 미국 내 중남미계에게는 아주 큰 경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부시 행정부 때, 알베르토 곤잘레스 씨가 히스패닉계로는 처음으로 법무장관 자리에 올라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물론 이 법무장관 자리도 중요한 자리임에도 분명합니다만, 연방 대법관직에 비하면, 그 위상에 많은 차이가 납니다. 그동안 사람 수 뿐만이 아니고요, 정치적 경제적 힘이 커지던 히스패닉계가 드디어 연방 대법관직에 진출하게 되는데요, 이를 계기로 미국 내 히스패닉계의 위상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문) 이런 면에서 보면 소수 민족 출신에다가 여성인 소토마요르 판사의 대법관 내정, 큰 의미가 있다고 봐야겠네요. 자, 이제 신임 대법관 내정자가 발표됐는데, 이 때문에 대법원 내 역학 구도에 변화가 있을까요?

(답) 네, 바로 이 점을 두고 진보, 보수 양 진영 모두, 분주하게 득실을 따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소토마요르 대법관 내정자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인물이죠? 하지만, 소토마요르 판사의 이런 성향도 기존 대법원의 역학 관계를 바꾸지 못합니다. 현재 대법원의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요, 9명의 대법관 중에 보수파가 5명 그리고 진보파가 4명입니다. 그런데 오는 6월 말에 물러나는 수터 대법관은 진보파에 속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소토마요르 판사가 수터 대법관의 뒤를 이어도 진보, 보수파의 비율에는 변화가 없게 되는거죠.

(문)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소토마요르 대법관 내정자, 대통령의 지명을 받기는 했지만, 대법관 직에 정식으로 취임하기 위해선 연방 상원의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야당인 공화당이 호락호락 이 소토마요르 판사를 인준해 줄까요?

(답) 네, 사실 이 소토마요르 대법관 내정자는 1997년 연방 항소법원 판사직에 임명됐을 때도 연방 상원의 인준을 거쳤는데요, 당시 공화당 의원들이 이 소토마요르 판사의 임명에 거세게 반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법관 인준 과정에서도 다소 진통이 예상되기는 하는데요,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의 경우 공화당은 소토마요르 지명자를 공정하게 대우할 것이지만, 그의 과거 재판 기록을 철저하게 검토해서, 그가 연방 대법관 자리에 맞는 인물인지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이 소토마요르 내정자가 중남미계라는 것이 인준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라는 분석도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국 안에서 이제는 무시못할 세력으로 성장한 히스패닉계를 생각하면, 공화당이 선뜻 이 소토마요르 내정자의 인준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또 현실적으로도 민주당 상원 의석 수가 공화당보다 많기 때문에 이 소토마요르 내정자의 인준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소토마요르 판사가 대법관으로 내정됨으로써 그 동안 대법관 후보 중에 한명으로 거론됐던 한국계 고홍주 박사의 지명은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여성에 중남미계가 대법관에 진출하는 것을 보면, 이제 한국계 미국인이 연방 대법관직에 오를 날도 멀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정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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