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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속의 지구촌] 이스라엘 (2)


인종의 용광로로 불리는 미국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이민자들의 삶을 소개해 드리는 미국 속의 지구촌 시간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김현숙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지난 시간에 신이 선택한 민족이라고 스스로가 믿으면서, 주변국들의 압력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살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온 이민자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도 이 이스라엘 이민자들의 얘기는 계속해 주실거죠?

(답) 그렇습니다. 오늘은 이스라엘편 두번째 시간으로 미국의 대외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스라엘인들의 힘과 고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이스라엘 이민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알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이곳 미국-이스라엘 홍보 위원회에 올 때마다,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리는 좋은 친구들이고, 저는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 맺어진 공고한 연대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가지 더 확실히 해둡시다. 이스라엘의 안전은 신성불가침한 것입니다. 이것은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문) 자, 이 목소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음성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들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단체가 바로 미국-이스라엘 홍보 위원회입니다. 이 단체는 영어로는 AIPAC, 에이팩이라고 불리는데요, 매 4년마다 벌어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를 원하는 각 당의 후보들은 대부분 이 에이팩이 주최하는 행사하는 앞다퉈 등장해서, 이스라엘에 대한 자신의 정책을 밝힙니다. 앞에서 들으신 것은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이 2008년 대선 기간 중 에이팩 행사에 참석해 행한 연설 중에 일부분입니다.

(문) 대선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이렇게 미국-이스라엘 홍보위원회 행사에 참석하려고 한다면, 이들 후보들은 이곳에 와서 대부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겠군요?

(답) 물론입니다. 앞서 들으신 대로, 모든 후보들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것을 각인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워싱턴 디씨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 이스라엘 연구센터의 러셀 스톤 교수는 이 에이팩은 연방 의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스라엘 홍보 위원회, AIPAC는 잘 조직된 단체로 엄청난 자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선출직 공무원이나 의원직에 입후보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우호적인 인물과 비우호적인 인물들을 구분해서, 이들에 대한 지원이나 반대 운동을 조직적으로 펼치기로 유명하죠? 이 단체의 주된 활동 무대는 미국 수도 워싱턴 디씨에 있는 연방 의회입니다. 미국에 있는 이스라엘인들의 수는 약 5십만명 정도로 추정이 되는데요, 이렇게 미국에 사는 이스라엘인들의 숫자는 다른 이민자 집단과 비교해서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 AIPAC의 영향력은 엄청납니다. 한 10여년 전에 경제 전문지인 포츈지에서 미국의 연방 의원들과 보좌관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요, 미국 안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로비 단체로 미국 은퇴자 협회와 함께, 이 AIPAC가 뽑힌 적이 있습니다."

(답) 이 에이팩은 회원 수가 약 10만 명 정도되는 단체입니다. 이 단체가 내세운 구호는 '뿌리부터 로비하라'라고 하는데요, 이 구호처럼 이들은 앞서 스톤 교수가 언급한대로, 천문학적인 돈을 바탕으로해서 미국 정부 관리, 정치인 그리고 지식인들에 대한 공작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스라엘 로비 단체들의 압력이 얼마나 센지, 알 수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물러난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허버트 부시 대통령 재임때인 지난 1991년에 일어난 일인데요, 당시 아버지 부시 대통령, 이스라엘 로비 단체들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 부시 전 대통령, 지금 워싱턴에는 정말 많은 수의 로비스트들이 한가지 문제를 두고 달려들어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당시 미국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정착촌 건설을 확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에 매년 제공하던 차관의 지급을 연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에이팩을 비롯한 미국 내 이스라엘 로비 단체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부시 행정부를 압박했습니다. 이들 단체들은 당시 부시 대통령이 반유대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까지 펴면서 미국 정부를 비난했는데요, 결국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로비에 밀려 이스라엘 정부와 정착촌 건설 문제에 대한 타협안을 마련하고 차관 지급 연기 결정을 취소한 바가 있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보면, 친 이스라엘 단체들의 힘이 얼마나 센 지 대략 짐작할 수 있겠죠?

(문) 우리는 보통 미국인들 대부분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몇해 전에는 이렇게 이스라엘을 감싸는 정책이 미국의 이익에 해가 된다는 주장이 나와서 논쟁을 불러일으킨 적도 있지 않았나요?

(답) 그렇습니다. 바로 시카고 대학교의 존 미어샤이머 교수와 하버드 대학교의 스테판 월트 교수가 이런 주장을 해서 미국 안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두 사람의 주장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미국이 고수하고 있는 친 이스라엘 정책은 바로 이스라엘의 로비력에서 나온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문) 이 두 교수는 이런 발언을 한 다음에 엄청나게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죠?

(답)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이런 주장을 한 뒤 미국 내 친 이스라엘 단체와 유대계 단체로부터 모진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미국 안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네요. 한편 존스 홉킨스 대학의 엘리엇 코헨 교수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정책이 미국에 해가 된다는 주장은 명백하게 반유대주의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하더군요.

"이스라엘의 로비가 미국의 이익에 해가 된다는 주장은 분명하게 반-유대주의적인 주장입니다. 나는 이런 주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몇 년 전에 발표됐던 미어샤이머 교수와 월트 교수의 주장은 미국의 대중동 정책이 이러 이러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유대계 미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충성심을 모욕하는 행위입니다. 이들의 주장 중에서 특히나 이스라엘의 로비 때문에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문) 그런데 미국에 사는 이스라엘인들은 현재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답) 네, 사실 이스라엘이 점령지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펼치고 있는 정책에 대해서 비난 여론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이런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조국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데요, 워싱턴 디씨에 있는 이스라엘 식당, 엘리스 레스토랑에서 만난 투루델리스 씨는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을 외과 수술에 비유하더군요.

"만일 어떤 사람이 암에 걸렸는데, 수술을 해서 암이 생긴 부위를 몸에서 떼어내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마 암이 다시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문제가 된 곳뿐만이 아니라 그 주변 부위까지 다 걷어내야 할거에요. 이런 과정이 오래 걸리고 위험하다고 해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이스라엘이 생존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것도 이렇게 암 덩어리를 떼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문) 투루델리스 씨, 팔레스타인 문제를 이스라엘 사회의 골칫거리로 생각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 투루델리스 씨뿐만이 아니라, 식당에서 만난 몇몇 이스라엘인들은 이스라엘의 행동은 절대적으로 옳고 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이스라엘의 행동은 정당합니다. 물론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 오기 위해서 치르는 전쟁 때문에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는 것은 슬픈 일이에요. 하지만 이 전쟁은 꼭 필요한 전쟁입니다."

(답) 그런데, 이렇게 조국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을 확신에 차서 지지하는 이스라엘인들도, 이스라엘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옛날에는 누군가 유대인 학살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어보면, 전 그런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몇 년 전에 이란 대통령이 지구상에서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없애버려야 하고, 또 이스라엘인들을 팔레스타인 땅에서 다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어요. 그런 말은 바로 히틀러가 원했던 말들입니다. 전 요즘 이스라엘을 둘러싼 상황이 아주 무섭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 내 이스라엘인들 사이에도 대 중동 정책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답) 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이스라엘 연구소의 데이비드 마이어스 소장은 미국 내 이스라엘인 중에서 이스라엘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입니다. 사실 본국인 이스라엘 안에서도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두고 여러 다른 견해들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미국에 사는 이스라엘인들 사이에도 이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것이 당연하지요. 세상 사람들은 이스라엘인들은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이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아요. 사실, 모든 미국 내 이스라엘인들이 모국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몇몇 사람들은 여기에 아주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답)조국이 잘되길 바라는 것은 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심정이겠죠? 하지만 잘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두고 생각이 갈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문) 미국 속의 지구촌, 이스라엘 편, 이제 정리를 해야 될 시간이네요.

(답)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엘리스 식당에서 만난 이스라엘인 펜츠 씨가 과거에 고국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함께 살면서 느꼈던 점을 들어 보시고요, 최근에 노아와 미라 아와드 양이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에 이스라엘 대표로 출전해 불렀던 노래, '반드시 다른 방법이 있을거야'를 들어면서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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