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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총리, 여당내 적기지 공격론 옹호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일본의 집권여당인 자민당 일각에서는 자위대에 의한 북한 기지 공격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소 다로 총리가 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도쿄 현지의 차병석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먼저 아소 다로 총리의 기지 공격론 발언이 어떤 내용인지 전해 주시죠.

답) 아소 일본 총리는 어젯 밤 총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위대의 적 기지 공격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정한 틀을 정한 뒤에는 법리상으로는 (적 기지 공격은) 가능하다.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은 1950년대부터의 이야기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했지만, 적의 기지를 공격하는 것도 논리상으로는 자위권의 행사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물론 여기서 적은 북한을 상정한 것입니다.

일본이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 견해를 밝힌 것은 1956년 하토야마 이치로 총리 내각에서 발표한 '자위의 범위'인데요, 당시 하토야마 내각은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되는 한, 유도탄 등으로 적의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는 자위의 범위에 포함돼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일본 정치권에서는 지난 달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에 적 기지 공격론이 고개를 들었구요, 앞서 2006년 7월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명목으로 같은 주장이 제기됐었습니다. 총리를 지낸 아베 신조 당시 관방장관도 "자위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헌법의 자위권 범위 안에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었습니다.

) 그렇지만 일본은 평화 헌법에서 전쟁을 포기하고 있어서 군사적 활동이 극히 제한돼 있는데요, 기지 공격론은 상당한 논란 거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적의 기지를 공격한다는 것은 일본 헌법이 정한 전수(專修)방어 즉, 자위대의 임무는 일본 열도의 방어에 국한한다는 개념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금지와 상충되기 때문에 위헌 등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서 집단적 자위권이란 동맹국 등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외국이 무력공격을 받았을 경우 일본이 공격 받은 것으로 간주해서 군사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아시다시피 일본 평화헌법 9조는 전쟁과 전투력 포기를 명기하고 있지만, 일본은 전수방어의 명목으로 자위대를 보유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치권은 그동안 기회만 있으면 북한의 도발적 행위를 이유로 집단적 자위권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자의적인 해석을 내놓아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 국가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일본은 적 기지 공격론을 들고 나와 군사적인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북한의 2핵실험 이후에 국제 사회가 강력한 제재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독자적인 추가 제재도 추진하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추가 제재로 북한과 관계 있는 테러자금 동결과 몰수, 그리고 자금세탁 차단을 위한 대책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오늘 (27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달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3개 기업에 대한 자산동결을 결정했기 때문에 북한의 테러 자금과 관련이 있는 단체나 개인으로 드러날 경우 신속하게 자산 동결과 몰수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가 검토하는 방안의 핵심입니다.

일본 정부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테러 자금 차단을 위해서 외환거래법에 따라 북한의 핵이나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15개 단체와 개인 1명을 지정해서 이들 단체나 개인에 대한 자금이전 방지 조치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조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자금세탁방지 국제기구(FATF)'에 의해서 조치 조건 자체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시정권고를 받아서 일본은 그 권고를 모두 받아들일 예정이었는데, 북한의 2차 핵실험이 터지면서 테러 자금 대책 강화 차원에서 재추진하기로 한 것입니다.

) 테러자금 동결과 몰수 외에도 대북 수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대북 수출입 전면 금지 등의 독자적인 추가 제재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1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은 이미 전면 금지됐고, 수출액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압박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위협에 의연히 대응하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키기 위해서 이런 방안을 채택할 방침입니다.

일본은 대신 대북 수출입 전면 금지 등의 추가 제재안의 시행 시기는 유엔 안보리에서의 새로운 대북 결의안 논의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26일) 열린 여당인 자민당의 '북한 미사일·핵 문제에 관한 합동위원회'에서는 "북한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곳"이라면서 대북 전면 금수와 북한에 대한 송금 전면 금지 등의 요구가 터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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