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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이후 냉각기 지나야 미-북 직접대화 가능'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응해 나갈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냉각기가 지난 뒤에는 미-북 간 직접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미-북 관계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당장은 아니더라도 평양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를 파견해 미-북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이번에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이제 더 이상 대화만 강조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미-북 간 대화 전망과 관련해 두 가지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보즈워스 특사는 상당히 유능한 외교관이라며, 북한의 핵실험으로 상황이 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계획이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북한은 지난 2006년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적극적인 대화를 가졌습니다. 당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전격적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핵 문제 해결과 미-북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는데 그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을 비롯한 또 다른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그리 쉽게 재개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힐 차관보가 3년 전 김계관 부상과 대화를 했던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평양 당국이 주장하는 대화는 '북한의 핵 보유국을 전제로 하는' 대화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따라서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인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선뜻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은 말했습니다.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6자회담 등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는 응하겠지만 북한을 핵 국가로 인정하는 대화는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기 위해 추가 핵실험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사실상 핵 국가가 되려 한다는 것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이 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또다시 핵 실험을 실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체제와 연관 짓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피터 벡 아메리칸대학 객원교수는 북한이 내부 체제 결속을 다지고 후계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핵실험을 실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런 만큼 미국과 북한 간 대화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 조차 양측이 실제로 대화에 나서기까지는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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