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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스리랑카 이재민 지원 필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3일 스리랑카를 하루 일정으로 방문해 최근 종식된 내전으로 집을 떠나야 했던 난민들이 거주하는 국내 최대 난민촌을 직접 둘러봤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또한 비행기에 탄 채 마지막 전투가 벌어졌던 결전지의 참상도 둘러봤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스리랑카 정부 지도자들에 대해 이번 내전의 승리를 타밀 주민들의 패배로 여기지 말 것을 경고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로히타 보골로가마 스리랑카 외무장관과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스리랑카의 다수 민족인 싱할라 족과 소수 민족인 타밀 족 간의 화해가 없다면 역사는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예견했습니다.

유엔은 스리랑카에서 이번 내전으로 10만 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25년 간의 분쟁이 끝난 뒤 타밀 족 30만 명 가량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들 타밀족 가운데3분의 2 이상은 마닉 농장으로 불리는 한 난민촌에 머물고 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앞서 23일 이 난민촌을 방문해 스리랑카 단독으로는 난민 사태를 감당해 낼 충분한 재원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그 같은 엄청난 도전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서 만이 적절히 대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이 난민촌의 한 천막 안에서 두 다리를 다친 소녀를 만났습니다. 소녀는 유산탄의 파편에 맞은 뒤 5일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난민촌 안에는 자신을 수술해 줄 의료시설도 없고 진통제 마저 얻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이 소녀는 말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이 소녀에게 곧 걸을 수 있게 돼 학교에도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웃 천막에서 또한 반 사무총장은 은신처에 숨겨진 폭탄 폭발에서 생존한 또 다른 가족도 만났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그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난민들이 귀향하기 전에 유엔이 음식과 물, 위생, 의약품을 제공하고 교육의 기회도 제공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큰 용기와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쿠마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교 선생님의 임시 거처에는 들르지 않았습니다. 쿠마르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전쟁 지역에서 탈출하다 숨졌습니다. 쿠마르는 무질서하게 세워져 있는 다른 난민촌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고 설명했습니다.

쿠마르는 높은 사람들이 오면 이 난민촌만 보고 간다며 아랫 쪽으로 내려가면 난민촌의 진짜 상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곳 사람들은 그야말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난민들은 마닉 농장에서 물과 화장실, 적절한 의료 지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동의 자유마저 없다고 불평하고 있습니다.

이 날 오후 반기문 사무총장은 칸디에서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스리랑카 측은 난민촌에 대한 국제 구호 단체들의 제약없는 접근과 난민들에 대한 선별 작업을 신속히 처리함으로써 가족들이 재회할 수 있도록 하라는 반 총장의 촉구를 즉각 수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 사무총장은 올해 말까지 타밀족 난민 대부분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라자팍사 대통령의 다짐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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