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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통일, ‘직원억류-개성현안 동시 해결돼야’


북한 당국이 현대아산 직원을 억류한 지 54일째인 22일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억류 직원 문제가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한 남북 협상의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두 사안이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현 장관은 또 억류 직원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2일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억류 문제가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한 남북 협상과 동시에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참석해 "유 씨 문제가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한 협의를 위한 선결조건이냐"는 질문에 "선결조건이라는 표현은 안 쓰지만 개성공단 문제를 풀면서 이 문제도 같이 풀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해 두 사안의 연계가 불가피하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현 장관은 "개성공단 근로자의 안전 문제가 개성공단의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없다"며 "두 사안을 분리해 대응하거나 단계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현 장관은 또 현재 54일째 억류 중인 유 씨의 신병에대한 우려도 전했습니다.

"지금 상태는 개성 지역에 있는 것으로 저희가 파악하고 있고, 신병은 저희가 접견도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당히 좋지 않다고 봅니다."

개성공단의 현 상황에 대해선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현장에 머물러 있는 다른 근로자들의 안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북측이 구체적인 요구와 함께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공단에서 나가라는 태도를 보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현 장관은 "북의 요구가 전혀 받지 못할 조건이면 받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이 이미 요구한 토지 사용료 조기 지급에 대해선 "토지 문제는 계약 파기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지금은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측이 지난 15일 대남 통지문에서 '현대아산 모자를 썼다'며 제기한 유 씨의 신분 문제와 관련해 "유 씨는 현대아산 직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통일부는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한국 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의 업무 협의에서 '2008 회계검증 자료' 제출을 독촉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은 "북한의 이런 행동은 '개성공업지구 회계규정'에 따른 것으로 원래 지난 3월 말까지 제출했어야 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일부 기업들의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며 대남 압박 차원은 아닌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입주기업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두 군데서 회계검증을 하는데 시간도 더 걸리고 특히 올해 같은 경우엔 몇 차례 통행 차단, 출입제한 이런 게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영업 활동이 중단된 것 회계실사가 늦어진 것 이런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늦어지고 있는 거죠."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 측이 남북 간 후속 회담을 제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 같은 독촉은 회담 성사에 대한 북측의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측은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한 회담을 열 경우 유 씨 문제를 의제로 포함해야 한다는 한국 측 요구를 거부한 데 이어 지난 15일 대남 통지문에서 개성공단 관련 기존 계약의 무효화를 선언한 뒤 자신들이 추후 제시할 새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공단에서 철수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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