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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고문을 둘러싸고 가열되는 논쟁들


(문)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답) 네, 안녕하십니까!

(문) 미국에서는 약 한달 전에 공개된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심문기법과 관련된 메모 때문에 아직도 논쟁이 한창입니다. 메모에 나온 심문기법을 두고 고문이다 아니다라는 논쟁서부터, 고문은 맞는데, 테러를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라는 주장, 그리고 아무리 정보가 필요해도 고문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정말 말들이 많은데요, 최근에 딕 체니 전부통령이 방송에 나와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심문기법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옹호했죠?

(답) 네, 이 딕 체니 전 부통령, 요즘 언론에 출연하느라고 무척 바쁩니다. 그런데 체니 전 부통령은 각종 언론과의 회견에서 부시 행정부에서 행해졌던 심문기법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나온 말을 한번 들어 보시죠.

(문) 체니 전 부통령 후회는 없다. 이런 심문기법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고, 이 방법을 통해서 미국인 수만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하는군요? 체니 전 부통령은 또 이 같은 행위는 훗날에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하지만 이런 심문기법은 분명히 고문이고 절대로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답)네 '고문을 반대하는 전국 종교 운동'의 리처드 킬머 목사도 그 중의 한 명입니다.

(답)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독립적이고 당파를 초월한 기관이 이번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는거죠.

(문) 지금 고문에 반대하는 주장을 한 킬머 씨는 기독교 장로교파의 목사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군요? 바로 미국의 기독교인들은 테러 용의자들에게 가혹한 심문기법을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점입니다.

(답) 네, 지난 달 말에 종교와 공공 생활에 대한 퓨 포럼이란 단체가 이와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모두 74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는데요, 백인 복음주의자 중 62%가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테러 용의자들에게 가혹한 심문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대답한 것이 눈에 띱니다.

(문) 그런데 이 기독교 근본주의자라고 하면,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을 글자 그대로 믿고, 자유주의 사상을 배격하는 미국 기독교의 한 종파구요. 정치적으로는 반공주의, 또 공화당을 지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기독교 내에서는 우파로 분류될 수 있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답) 네, 이에 비해서 백인 카톨릭 교도의 51%, 근본주의자가 아닌 다른 기독교 종파에 몸담고 있는 백인의 46% 그리고 신앙이 없는 사람들의 약 40%가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고문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문) 기독교인들 중에서 특히 복음주의자들이 고문을 해도 괜찮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군요? 아무래도 이들은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성향의 사람들이라 그럴까요?

(답) 네, 여론 조사를 한 퓨 포럼이 이런 현상을 분석한 항목을 보니까요, 근본주의자들이 고문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종교보다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입장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2008년 가을에 '공공 생활에 있어서의 믿음'이라는 기관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요, 미국 남부 지방에 사는 백인 기독교 근본주의자 중에 44%가 자신의 경험과 상식에 근거해서 고문에 대한 입장을 정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이들 중에서 종교적인 신념을 가지고, 고문을 용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람의 비율은 28%에 불과했다고 하네요.

(문) 비록 여론 조사 결과는 그렇지만,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모두 고문을 용인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답) 물론입니다. 고문을 반대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지난 2006년에 고문을 반대하는 근본주의자들의 선언을 발표하고 직접 행동에 나섰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린다 구스티투스 씨는 현재 미국에는 모든 인간들을 사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기독교인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독교의 가르침은 고문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구스티투스 씨, 기독교인들에게 고문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점과 이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하고 있군요? 그런데 이런 움직임과는 반대로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이번에 공개된 심문기법과 관련된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바로 이런 종류의 조사에 뒤따를 폭발성 때문인데요, 정치 평론가인 스튜어트 로텐버그 씨는 고문에 대한 조사가 한번 시작되면, 이 조사가 통제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문) 로텐버그 씨, 고문에 대한 조사는 많은 정치적인 논쟁을 낳을 것이고 조사가 어디까지 진행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가 집권 여당인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이 우려하는 문제라고 지적하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은 문제의 당사자인 공화당도 예외는 아닙니다.

(답) 네, 공화당의 라마 알렉산더 상원 의원의 말인데요, 심문기법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 심문기법에 대한 법률적인 조언을 해준 사람뿐만이 아니라, 이런 것들을 요청하고 이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한 사람까지 조사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면서, 어디까지 조사를 해야할 지 정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이 말은 다시 말해 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면, 당시 최고 통치자였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까지 조사대상에 포함되는 것을 걱정하는 말로 들리는군요. 자, 이제 바락 오바마 행정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왔는데요, 이를 두고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눈길이 모아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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