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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사나 사베리, 억류에서 석방까지


북한에 억류 중인 두 미국인 기자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이란에 억류됐다 최근 풀려난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 씨와 비슷한 절차로 석방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베리 기자는 이란 당국에 체포된 지 1백일 만에 형 집행유예 조치로 석방됐는데요, 조은정 기자와 함께 사베리 기자의 체포에서 석방까지 경위를 알아보겠습니다.

) 미국과 오랫동안 적대 관계를 유지해온 이란과 북한에 비슷한 시기에 미국인 여기자들이 억류됐었죠. 록사나 사베리 기자는 어떤 이유로 체포됐습니까?

조) 미국에서 태어나 이란과 미국 국적을 가진 록사나 사베리 기자는 6년 전 이란으로 건너가 미국 공영 라디오 NPR과 영국의 BBC 등 여러 서방 매체에 기사를 송고하는 계약직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이란 당국은 지난 2006년 그의 취재허가증을 말소했는데요. 이후에는 이란에 머물며 이란 국민과 문화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 31일 이란에서 포도주 1병을 사다 발각돼 구금됐습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는 술 매매가 금지돼 있기 때문입니다.

) 포도주 구입 때문에 1백일이나 억류돼 있던 겁니까?

답) 사베리 기자는 체포됐을 당시 가족에 전화해 이틀 뒤에 풀려날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요. 그가 체포된 지 한 달이 지난 3월 2일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사베리 기자가 취재허가증 없이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활동이 불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베리 기자에 대해서는 이후 그가 정치범 수용소로 악명 높은 에빈 감옥에 억류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정확한 혐의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결국 지난 4월 8일, 이란 정부는 그가 기자를 가장해 간첩 활동을 벌였다고 발표했습니다.

) 이란에서 간첩 혐의는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라죠?

답) 그렇습니다. 사베리 기자는 4월13일 국가안보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이란의 혁명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았는데요. 미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징역 8년 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 두 달 동안 혐의도 알려지지 않다가 전격적으로 간첩죄로 8년 형을 선고 받은 데 대해 미국 정부나 가족들이 적잖이 우려했을 것 같은데요.

조) 그렇습니다. 사베리 기자의 형이 확정, 발표되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이 사건을 거론하며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베리는 "미국 시민이며, 나는 그가 어떤 종류의 간첩 활동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다"며 오직 모국에 대한 관심을 가진 그를 이란은 걸맞게 대우하고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사베리 기자가 가능한 한 빨리 석방돼 귀국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들은 4월 초에 미국에서 이란에 도착해 사베리 기자를 면회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해 여론을 조성했습니다.

) 이 과정에서 이란의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공정한 재판을 언급했다지요?

답) 예. 1심 판결 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검찰에 서한을 보내 이번 재판에 대한 공정한 처리와 사베리 기자의 권리 보장을 주문했습니다. 또 이란 사법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재조정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사법부 대변인이 재판 결과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도 당시 이란을 방문 중이던 나카소네 히로부미 일본 외상에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사베리에 대한 처벌을 재검토할 것을 사법당국에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여러 정황상 사베리 기자의 감형이 예상됐었습니다.

) 사베리 기자는 8년 형을 선고 받자 2주 간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항소심에서 결국 예상대로 감형이 이뤄졌죠?

답) 예. 수감 석 달 만인 5월 11일 열린 항소심에서 사베리 기자는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 받고 풀려났습니다. 그는 판결에 따라 앞으로 5년 간 이란에서 취재 활동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석방 직후 사베리 기자는 "석방돼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전세계에서 지지해준 모든 이들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 사베리 기자의 석방이 앞으로 이란과 미국 간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답) 사베리 기자 석방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다음 달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는데요.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사베리 기자의 석방을 환영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인권 상황을 비롯해 이란에 대해 여러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의 고위 관리도 사베리 기자의 석방이 양국 간 극적인 화해 국면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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