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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억류 기자 재판진행보며 석방추진할 듯


북한 당국의 재판 일정 발표로 미국인 기자 억류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특히 클린턴 국무장관이 재판 일정 확정을 두 기자에 대한 조속한 석방 신호로 받아들이는 발언을 해 주목됩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김근삼 기자. 우선, 북한 당국의 재판 일정 발표를 석방 신호로 반긴 클린턴 장관의 발언이 관심인데요, 뭔가 근거가 있는 발언입니까?

답) 클린턴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란에서도 록사나 사베리라는 미국인 기자가 지난 2월 체포돼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1심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결국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억류 3개월 만에 풀려난 선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억류된 두 기자도 신속한 재판 과정을 거쳐 비슷한 방법으로 석방되는 것이, 미국 정부가 기대하는 시나리오인 것 같습니다.

또 북한은 앞서 관련 국제법에 따라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 접견권 등을 보장해야 합니다. 따라서 두 기자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 비해 일단 재판에 돌입한 후에는, 미국의 입장에서도 영사 접촉 등이 수월해 질 수 있다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일부에서는 사태가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일단 재판이 시작되면 재판 과정에서는 극적인 타결 등 적극적인 방식을 통한 석방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특히 북한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두 기자를 대우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지난 3월30일 이후 이들에 대한 외교관 면담을 허용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또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두 기자에게 적용한 '적대행위' 등의 혐의가 확정될 경우 적어도 몇 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사안 입니다.

) 미국 내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고위급 특사를 북한에 파견하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과거 미군 헬리콥터 조종사가 북한에 억류됐을 때 거물급 특사를 파견했던 선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직접 협상을 통해 사태 해결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현 시점에서 특사 파견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앞으로 재판이 진행되면서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이란 억류 기자 석방 과정에서 이란 정부와의 극적인 협상이나 거래는 없었다는 것이 국무부의 발표입니다. 북한에 억류된 기자들에 대해서도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만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직접 이 문제에 관여하는 등,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도 국무부의 입장입니다.

) 하지만 스웨덴 대사관을 통한 두 여기자 면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외교적인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기는데요?

답) 미국 정부는 두 기자 억류 사태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교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요. 일단 미국이 북한과 외교 관계가 없기 때문에, 영사 접견 등 평양 현지에서 북한 정부를 상대로 한 활동은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밖에 뉴욕채널이나, 또는 중국 등 주변국을 통한 외교적 노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북한에 억류된 두 기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답) 네. 특히 앞서 말씀드린대로 지난 3월30일 이후 이들에 대한 면담이 혀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를 갖게 하는데요.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두 기자 중 1명은 건강 문제 때문에 북한에 억류되기 전부터 복용하던 약이 있었고, 지난 번 면담에서 약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 이들의 건강 상태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는데요.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이들에 대한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안전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누구보다도 가족들의 걱정이 제일 클 것 같은데요. 이란에 억류됐던 기자의 경우 아버지가 딸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또 이란까지 가서 직접 딸을 면담하지 않았습니까? 북한에 억류된 기자들의 가족들은 어떻습니까?

답) 당연히 가장 걱정이 많겠죠. 하지만 이란에 억류됐던 록사나 사베리 기자의 가족과 달리, 언론과의 접촉이나 공개적인 활동을 아직 하지 않고 있는데요.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두 기자의 가족이 최근 국무부를 방문해서 미국 정부의 입장과 석방 노력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미국인 기자의 모교에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었는데요, 당시에도 가족들은 고맙다는 입장만을 발표하고 시위 현장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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