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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부심


한국 정부가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이산가족 교류 사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을 최근 통과시킨 데 이어, 제3국에서 민간단체를 통해 상봉하는 이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했는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남북 경색의 장기화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문제는 통일부의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로, 통일부는 정부 출범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강산 면회소 개소를 계기로 상시상봉 체계를 구축하고, 고령 이산가족 문제부터 우선 해결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히 나빠지면서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한 남북 간 협의는 지난 2007년 10월 제 16차 적십자 상봉을 끝으로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도 남북관계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민간단체를 통해 제3국에서 가족을 만나려는 이들과 민간 차원의 교류 행사에 대한 지원을 늘렸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에 쓰이는 경비를 정부 예산에서 지원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공포 절차와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9월 말부터 시행되는 이 법안에 따르면 정부가 이산가족 교류를 주선하는 민간단체에 사업비와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등 관련 단체에 이산가족 교류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이산가족 관련 조문이 있긴 하지만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최초의 법률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당국 차원에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이산가족 교류를 민간에서라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민간단체 등을 통해 제 3국에서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려는 사람들에 대한 금전적 지원도 강화했습니다.

그 동안 1백80만원씩 지원되던 상봉 지원금을 3백만 원으로 늘렸고, 생사 확인 지원비는 80만원에서 1백만원으로, 1년에 한번 지급되는 교류지속 경비도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였습니다.

하지만 항공료와 체재비를 포함해 1천만 원 이상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산가족이 많지 않은데다, 수수료를 명목으로 중개인들이 고액의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53건이던 제3국 상봉은 지난 해 36건으로 줄었고, 지원비가 대폭 인상된 올해도 지금까지 단 8건에 머물고 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 당국 간 경색 국면에서 제3국에서의 만남을 좀더 촉진할 필요성도 있어 경비를 인상했다"며 "이산가족들이 대부분 고령이어서 해외를 오가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또 대한적십자사와 연계해 이산가족들이 죽은 뒤에라도 북측에 있는 가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이산가족 유전자 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김선근 남북교류과장은 "고령 이산가족들이 1년에 5천 명 이상 사망함에 따라 이들의 유전자 정보를 보관해 사후에라도 북측 가족을 확인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현재 통일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후에라도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유전자 검사 DB를 구축하자는 생각에서 검토가 됐습니다. 1차적으로 5천 명을 검사하는데도 이산가족 유전자은행의 유전자 검사 등에 10억원 정도 드는 예산이 필요해 정부와 현재 검토하고 있습니다. "

이산가족들의 모임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위원장은 "인도주의적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한의 정치적 문제 때문에 가로막혀 안타까울 뿐"이라며 "남북 당국이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보다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산가족들에게 남은 시간이 한정된 상황인데 현재로선 막막한 상황입니다. 정부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구요. 허공에 메아리 치는 얘기지만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북측에서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하루빨리 동참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들의 바람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관계가 풀리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간다는 방침"이라며 "70살 이상의 이산가족들이 9만 명인 점을 감안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단체와의 연계 등 여러 방안들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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