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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위기와 중국의 역할


북 핵 6자회담이 북한의 불참 선언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은 가운데, 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 영향력과 의도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김근삼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위기를 맞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회담 의장국이면서 북한의 최대 동맹국인 중국이 좀더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요?

답) 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이 6자회담 성공을 위해 중국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고요. 미국에서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6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 같은 날 의회에서 열린 핵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핵심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그러니까 중국이 주도적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핵 협상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인데요. 과거에도 6자회담이 위기를 맞았을 때 중국이 북한을 회담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선례가 있지 않습니까?

답) 우선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회담 진전을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이 항상 기대돼왔고요, 지난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직후를 포함해서, 위기 때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고 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등 일정한 기여를 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역할이 강조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지원국으로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북한에 대해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또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죠.

문) 중국의 역할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어떤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까?

답) 다양한 견해가 있는데요. 종합해 보면 중국이 북한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어떤 의지와 의도를 갖고 북한을 설득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를 이미 거부한 상황에서, 이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차 교수는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회담의 성패가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입장에서도 6자회담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중국은 근본적으로 북한의 핵 보유를 원치 않기 때문에, 북 핵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문) 하지만 중국의 역할과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 핵 협상에 참여했던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06년에 중국의 거듭된 설득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참여한 안보리 의장성명에 반발해서, 6자회담 폐기와 핵 시설 재가동을 선언했고요. 이런 선례로 미뤄볼 때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것인데요.

미국 스탠포드대학 아태연구소의 대니얼 스나이더 부소장은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큰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까지 6자회담 과정에서 이를 사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의 의지에 의문을 갖게 된다는 것이죠.

문) 그러니까 중국이 국제사회의 기대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군요?

답) 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보다는 북-중 관계를 더 중시한다는 분석도 제시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북한 지도부의 핵 정책 결정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따라서 양국 관계를 그르쳐 가면서까지 무리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국장은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보다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페퍼 국장은 북한의 입장에서 중국은 최대 협력국이지만 신뢰할만한 대상이 아니라면서, 핵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오히려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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