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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군, 소말리아 해역서 북한 화물선 구조


한국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방침과 북한 당국의 개성공단 직원 억류 등으로 남북관계가 극도의 긴장 상태에 있는 가운데, 4일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한국 해군이 해적의 공격 위기에 직면한 북한 화물선을 구조해 주목됩니다. 김규환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 해군 청해부대의 해적 퇴치 작전은 예멘의 아덴항 남쪽 해상에 있던 문무대왕 함이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11시40분쯤 국제상선공통망(무선교신망)을 통해 다급한 구조신호를 접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문무대왕 함으로부터 96 km, 아덴항 남쪽 37 km 해상을 항해하던 북한 화물선 다박솔 호가 긴급 구조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당시 고속보트를 탑재한 해적 모선은 가깝게는 3.2 km, 멀게는 8 km 거리에서 다박솔 호를 바짝 쫓고 있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임을 감지한 문무대왕 함은 즉각 연합해군사령부에 출동을 통보하고 11시50분께 링스 헬기를 띄웠습니다.

K-6 기관총으로 무장한 특등 저격수 2명을 태우고 사거리 20 km의 시스쿠아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링스 헬기는 최대 시속 2백32 km로 비행해 낮 12시20분께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링스 헬기는 북한 선박에 3.2 km까지 접근한 해적 모선을 포착하고 즉각 위협비행을 시작했고, 저격수들은 기관총으로 해적들을 겨눴습니다. 지난 달 17일 한 차례 혼쭐이 나며 줄행랑을 쳤던 해적들은 진한 선글라스를 낀 채 사격 자세를 취한 특등 저격수들을 보자마자 12시30분쯤 항로를 변경해 달아났습니다.

한국 군 합동참모본부는 피랍 위기에 처한 선박은 국적을 불문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하도록 돼 있다며, 청해부대가 해적으로부터 북한 화물선을 보호한 첫 사례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문무대왕 함은 다박솔 호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낮 12시30분부터 1분 45초가량 교신을 가졌습니다.

[무선내용] " 여기는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귀선의 안전을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조에 나선 군이 한국 군 청해부대인 것을 안 다박솔 호의 북한 승무원들은 한국 말로 "감사합니다"를 네 차례나 연발하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좀 잘 지켜주십시오"

이에 앞서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호는 지난 달 17일 덴마크 국적 화물선 퓨마 호로부터 해적선에 쫓기고 있다는 구조요청을 받고 헬기를 긴급 출격시켜 해적선을 물리쳤습니다. 특히 문무대왕함의 헬기가 후방 63 km 떨어진 퓨마 호에 도착한 시점은 해적선이 승선을 시도하려는 절박한 시점이었으며 해적들은 헬기를 보고 놀라 달아났습니다.

덴마크 화물선의 선장은 무선교신망을 통해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 "해적이 승선하려고 기도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한국 군이 신속히 해적을 퇴치해준 데 대해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전해왔습니다.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은 4천5백t급의 한국형 구축함입니다. 길이 1백50 m, 폭 17.4 m로 가스터빈과 디젤엔진 각 2대씩으로 선체를 추진해 나가며 최대 속도는 29 노트입니다. 함정에는 해상정찰이 가능한 링스 헬기 2대와 고속단정 3척이 탑재돼 있으며, 해적과의 교전에 대비해 장병 개인화기도 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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