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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북 강경발언 배경과 전망


이번에는 윤국한 기자와 클린턴 장관의 상원 청문회 발언 배경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윤국한 기자, 어제 나온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장관 취임 이후 가장 강한 대북 발언인 것 같습니다. 우선 발언 내용을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 네, 어제 열린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는 국무부의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공화당 소속 샘 브라운백 의원은 로켓 발사, 6자회담 불참 선언, 미국인 기자 억류, 핵 시설 재가동과 추가 핵실험 발표 등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지원하기 위한 1억 달러가 책정돼 있는 것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의 대북 발언은 이에 대한 대답으로 나온 것인데요, 클린턴 장관은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스스로 더욱 더 깊은 무덤을 국제사회에 파고 있는 것”이라고 했고, 또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서는 북한을 이란과 함께 `핵 야욕을 가진 무책임한 나라’로 지목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말도 했는데요, 말씀대로 장관 취임 이후 지금까지의 대북 발언 중 가장 강경한 것입니다.

문) 클린턴 장관이 이처럼 강경 발언을 한 배경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답) 일차적으로는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거부감, 그러니까 취임 이후 잇따라 밝혀온 대화 제의를 외면한 채 오히려 대결 상태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강한 실망감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북-중 국경 지역에서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 2명과 관련해서도 미국 국무부는 클린턴 장관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고 있다고 발표했었는데요, 역시 아무런 진전이 없는 데 대해 장관의 입장에서 북한 측에 강한 실망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기류는 국무부 뿐아니라 백악관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이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린 한 비공개 회의에서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래 북한의 움직임에 강한 좌절감을 밝혔던 것으로 참석자들은 전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이번 발언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답) 6자회담의 현 상황에 대한 클린턴 장관의 판단과 대북 거부감은 당분간 북한에 대한 이른바 `관대한 무시’ 쪽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29일자 사설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긴급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정책 목표가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 받는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과도 맞물려 당장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미국 정부는 또 북한이 핵 개발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플루토늄 생산을 할 수 있기까지는 적어도 몇 개월은 소요될 것이란 판단에서 우선은 지켜본다는 입장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문) 그러면 미-북 간 대화 전망은 일단 매우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답) 현재로서는 그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입니다. 미국으로서는 억류 여기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가 어떤 형식으로든 필요한 상황입니다. 북한 역시 최근 일련의 움직임이 오바마 행정부와의 추후 협상에서 최대한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 있습니다. 그런 만큼 어느 순간 대화로 돌아설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터프 앤 디렉트’ 그러니까 단호하되 직접 대화를 한다는 것 아닙니까. 현재로서는 단호함이 표출되고 있지만, 상황이 달라지면 언제든 직접적인 대화가 다시 전면에 부각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최근 보즈워스 대북 특사와 전화통화를 했다며 ‘북한과의 대화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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