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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미 의회 증언, ‘대북 방송 실질적 정보망’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실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곳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오늘로 엿새째를 맞았습니다. 어제(30일)는 미 의회 청문회와 민간단체의 토론회 등이 열렸는데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방송 등을 통해 북한주민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6회 북한자유주간’ 행사 닷새 째인 30일, 미 의회에서는 북한 인권 청문회가 개최됐습니다. 청문회에서는 탈북자들이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증언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대북 방송의 효과를 묻는 버지니아 주 출신 프랭크 울프 하원의원의 질문에, 지난 해 북한주민들은 대북 방송을 통해 사흘 만에 김정일 건강 이상설을 알게 됐다고 증언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이 아프다는 것을 북한주민들은 대부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대북) 방송과 삐라가 알려주니까 약 3일 이후에 김정일이 아프다는 소식이 역으로 북한 내에도 퍼졌고, 역으로 중국 쪽으로도 나오게 되는 현상을 봤습니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 2005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탈북자 출신 언론인 강철환 씨를 만난 소식, 그리고 지난 해 4월 북한자유주간 행사 때 백악관에서 지지 성명을 발표한 소식 등을 각각 이틀 후 북한주민들로부터 다시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로 구성된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북한 정부가 지난 해 3차례에 걸쳐 탈북자 단체들이 풍선에 띄워 보내는 전단지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면서, 이는 전단지가 큰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탈북자들은 한결같이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대표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처참한 현실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조사를 받을 때부터 최소의 음식을 주었는데 식용수는 주지 않고 변기 속에 뚫린 구멍으로 나오는 물을 마시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물에 자신이 먹은 그릇을 세척하도록 했습니다.”

그는 또 수감자들은 건강이 나빠져서 1년 내내 솜 옷을 벗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청문회에 참석한 탈북자들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미국 정부가 좀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또 미국이 6자회담 진전을 위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불법 북한 자금을 해제한 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은 탈북자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며,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은 북한에 대한 압박으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청문회와 별도로 워싱턴 소재 민간연구소인 ‘헤리티지 재단’에서는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2004년에 ‘북한인권법’을 제안했던 에드 로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미국 정부가 핵 협상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역사적으로 볼 때 자국민을 탄압하는 정권은 국제사회에서도 불법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을 했다면서, 따라서 북한 인권 문제는 안보 문제와 직결돼 있으며, 6자회담 등에서 인권 문제를 적극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최근 북한에서 관리들의 부패가 급증하고 정부의 주민 통제 능력이 무뎌졌다는 말을 탈북자들로부터 들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북한 인권 향상을 위한 노력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 진흥재단’의 칼 거쉬먼 회장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대북 방송 확대와 함께 다양한 대북 지원 활동을 늘일 것을 제안했습니다.

거쉬먼 회장은 대북 방송 확대와 함께 북한주민에 대한 지원과 문화 교류를 통해 북한사회의 점진적인 개방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런 활동이 인권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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